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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했는데 1등…'멍때리기 대회' 승자는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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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대 1 경쟁률 뚫은 80개 팀 참가
곽윤기 선수·미미미누·'빌리'츠키도 참가
우승자는 프리랜서 아나운서

90분 동안 말도, 휴대전화 사용도, 졸아서도 안 된다. 허용되는 것은 오직 멍한 채로 있는 것뿐.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12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열렸다.

12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열린 '2024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멍때리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열린 '2024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멍때리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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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는 35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은 80개 팀이 참가했다. 주최 측은 신청자 2787팀의 사연을 검토해 대회 참가자를 선정했다. 대회 참가자는 90분 동안 어떤 말도, 행동도 해서는 안 되고 멍한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당연히 졸거나 잠들어서도 안 되고 휴대전화 확인, 웃음, 노래 부르거나 춤추기,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음료 외의 음식물 섭취 등을 해도 탈락이다. 관객 투표를 많이 받은 10인 중 가장 안정적인 심박 그래프를 보인 참가자가 우승자로 뽑힌다.

12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열린 '2024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맨 왼쪽)가 동료 선수들과 함께 멍때리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열린 '2024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맨 왼쪽)가 동료 선수들과 함께 멍때리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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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회에는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박종현·서범석씨와 걸그룹 '빌리'의 멤버 츠키, 유명 공부 유튜버 '미미미누'(본명 김민우) 등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참가한 시민의 연령대는 초등학생부터 60대까지였다. 직업 또한 학생, 정신과 의사, 소방관, 데이터 언어학자 등 다양했다. 이들 중 일부는 청원경찰·요리사 복장으로 참가해 자신의 직업을 알리는가 하면 한복, 찜질복, 죄수복을 입거나 코스프레와 다양한 소품을 활용한 개성 넘치는 차림으로 등장한 이들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을 지켜보는 수많은 시민의 호기심 어린 시선과 취재진의 카메라 앞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멍한 상태를 지켜나갔다.

개성 넘치는 차림으로 '2024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 등장한 참가자들의 모습.[사진출처=연합뉴스]

개성 넘치는 차림으로 '2024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 등장한 참가자들의 모습.[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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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는 오후 4시17분 시작됐는데 시작 35분 만인 오후 4시52분 첫 번째 탈락자가 나왔다. 기권한 대학생 홍지우씨(24)는 연합뉴스에 "'무조건 1등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햇빛이 너무 세서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쇼트트랙 경기복 차림으로 동료들과 함께 참가한 곽윤기씨는 3위를 차지했다. 곽씨는 "올림픽 도전만 다섯 번 하고 누군가와 경쟁하며 살면서 무엇보다도 쉬고 싶었다"며 "이 시간만큼은 온전히 쉴 수 있겠다고 생각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자는 프리랜서 아나운서 권소아씨였다. 권씨는 "평소 뭔가를 목표로 할 때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하면 심장이 빨리 뛸 것 같아 그냥 평소처럼 멍을 때렸다"며 "다리도 저리고 진행자의 멘트를 듣고 웃음도 나올 뻔했는데 잘 참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가치 있는 행위'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2014년 시각 예술가 웁쓰양 작가가 기획해 지금까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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