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진 국지성호우 예측한 강릉 기상레이더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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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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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위치한 '강릉 기상레이더'. 기상청 제공
2일 강원 강릉시에 위치한 '강릉 기상레이더' 전망대에 오르니 주문진 해변, 강문 해변 등 맑은 동해안 바다를 한눈에 관망할 수 있었다. 지난해 화재의 영향으로 군데군데 삼림이 빈 경포호 부근도 보였다.

해발고도 99m에 위치한 강릉 기상레이더는 지상 10층 건물과 커다란 구 모양 보호막 안에 들어 있는 직경 8.5m 안테나로 이뤄져 있다. 접시 모양의 안테나는 30초에 360도로 1바퀴씩 빙글빙글 돌면서 대기권을 3차원으로 관측하고 있었다. 이 레이더는 독도 상공의 위험기상 감시를 위해 반경 280km까지 관측한다.

강릉 기상레이더의 안테나. 기상청 제공
이날 기상청은 눈과 비를 빈틈없이 감시하는 강릉 기상레이더를 공개했다. 레이더 설명을 맡은 김정희 기상청 국가기상레이더센터 센터장은 강릉 기상레이더는 영동 지역의 동풍을 감시하는 대들보 같은 존재라고 소개했다.

영동지역은 백두대간을 기준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기상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여름철에 고온다습한 동풍이 백두대간을 타고 빠르게 상승하고 고온 건조한 기류와 충돌해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폭우 등 위험기상이 나타난다.

김 센터장은 "강릉 기상레이더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 기상레이더 10개를 2세대 레이더인 '단일편파레이더'에서 3세대 '이중편파레이더'로 교체한 마지막 타자"라고 소개했다. 경기 용인시에는 새롭게 이중편파레이더를 설치했다.

단일편파레이더와 이중편파레이더의 차이는 쉽게 말해 레이더가 쏘는 전파의 개수다. 단일편파레이더는 수평파 하나만 대기권으로 쏘고 이중편파레이더는 수평파와 수직파를 쏜다. 레이더에서 쏜 전파는 구름 속 물방울에 맞은 뒤 다시 돌아오는데 이 신호를 분석해 강수를 관측할 수 있다.

강릉 기상레이더에 대해 설명하는 김정희 기상청 국가기상레이더센터장. 기상청 제공
이같은 차이 덕분에 이중편파레이더는 단일편파레이더보다 볼 수 있는 정보가 많다. 강수의 강도, 위치, 속도뿐 아니라 물방울의 크기와 모양을 분석할 수 있다. 수평과 수직으로 입자를 분석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예를 들어 우박인지 빗방울인지를 쉽게 파악한다.

김 센터장은 "기존 단일편파레이더에 비해 관측 간격도 10분에 5분으로 짧아져 2배 상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강수 추정 정확도도 69.8%에서 82.6%로 12.8% 포인트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국 기상레이더 관측망은 지상관측망이 보기 어려운 국지성 집중호우를 관측할 수 있다. 지상관측망은 자동기상관측장비(AWS) 533개와 정해진 시각에 모든 관측소에서 동시에 관측을 실시하는 종관기상관측장비(ASOS) 69개소로 구성된다. 지상관측망은 평균 13km 떨어져 있다.

지상관측망 사이 거리가 촘촘하지 않고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국지성 호우가 발생하면 지상관측망이 알아차리기 어렵거나 매우 약한 강우가 있다고 기록한다. 이같은 지역을 집중적으로 기상레이더로 살펴보면 국지성호우를 예상할 수 있다. 2022년 주문진에서 내린 폭우도 지상관측망에선 예측하지 못했지만 강릉 기상레이더로 관측해 호우 예보와 특보를 발표했다.

강릉 기상레이더의 송수신기. 기상청 제공
"강릉 기상레이더 뒤로 오대산, 황병산 등 높은 산이 많아 쏘는 파가 방해를 받을 것 같은데 산꼭대기처럼 높은 곳에 설치해야 했던 건 아닌가"란 기자의 질문에 김 센터장은 "강릉 기상레이더는 해안에서 밀려오는 동풍으로 인한 강수현상을 관측하기 위해 특화됐기 때문에 지대가 낮아도 주요 임무를 수행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답했다. 또 영동 지역에 내리는 눈은 상공 1km 아래에서 내리기 때문에 지나치게 높은 곳에 있으면 레이더가 눈을 잘 관측하지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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