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9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 ETF’ 총보수를 연 0.0098%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상장된 전체 ETF 중 최저 수준이다. 1억원을 넣으면 투자자 부담 비용이 1만원도 안 된다. 이 상품은 양도성예금증서(CD) 1년 만기 금리를 추종하는 금리형 ETF로 시가총액 6000억원이 넘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상장된 기존 금리형 ETF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라며 “국내 최저 수준으로 보수를 인하하면서 투자자들의 편익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 수수료 인하는 삼성자산운용 견제를 위한 포석이라는 게 운용업계 시각이다. 국내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점유율 39%)과 미래에셋자산운용(36%)이 양분하고 있다. 한때 50%를 웃돌던 삼성자산운용 점유율은 ‘TIGER’ 브랜드를 앞세운 미래에셋 맹공으로 현재 40%를 밑돈다. 점유율 사수를 위해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 4종 총보수를 연 0.05%에서 0.0099%로 낮췄다. 미래에셋은 이를 겨냥해 수수료를 0.0001%포인트 더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1, 2위 운용사 간 수수료 인하 출혈 경쟁이 촉발하자 후발 주자도 울며 겨자 먹기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H)’ 총보수를 0.25%로 책정했다. 세계 미 국채 30년 레버리지 ETF 상품 중 최저 수준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미래에셋 간 ETF 점유율 경쟁이 극한으로 치달아 후발 주자 역시 동참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선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이지만 운용업계 전체적으로는 손익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