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잉생산’ 비판에 시진핑 “中, 세계 인플레 압력 완화”

시진핑(오른쪽 세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올라프 숄츠(왼쪽 세 번째)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만나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제기하는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보다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드는 것을 더욱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16일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숄츠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정상회담에는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이 배석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의 전기차와 리튬전지, 태양광 등 수출은 글로벌 공급망을 풍부하게 하고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의 이같은 발언은 서방의 과잉생산 주장에 대해 분명하게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은 최근 중국산 저가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 과잉생산 및 저가공세가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숄츠 총리 역시 전날 상하이 퉁지대에서 한 강연에서 “중국산 자동차가 독일과 유럽시장에도 나올 것”이라며 “항상 명확해야 할 유일한 것은 경쟁은 반드시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덤핑이 없어야 하고 과잉생산이 없어야 하며 저작권이 침해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시 주석은 곧바로 화제를 돌려 “중국과 독일의 산업과 공급망이 깊게 얽혀 있고, 양국 시장의 상호의존도가 높다”며 “중국과 독일의 호혜적인 협력은 ‘위험’이 아니라 안정적인 양국관계의 보장이자 미래를 위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 관계의 윈-윈을 촉진하고 서로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계와 자동차 등 전통적인 분야와 녹색 전환, 디지털화,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분야에서 모두 상생협력을 추구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4일 중국 산업중심지 충칭에 있는 보쉬 수소 파워트레인 시스템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 신화/연합뉴스

이에 숄츠 총리는 “독일은 앞으로 중국과 협력해 두 나라관계를 강화하고 모든 분야에서 대화와 협력을 심화하며, 교육과 문화 등의 분야에서 인적 교류를 증진할 것”이라며 “이는 양국 및 세계에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독일은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하고 자유무역을 지지한다”며 “EU의 중요한 회원국으로서 EU와 중국 간 좋은 관계 발전을 촉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의향이 있다”고 화답했다.

독일의 최대 무역상대국은 중국이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미국을 넘어 중국과 가장 많은 교역량을 기록했다. 독일의 대표 산업인 자동차산업의 폭스바겐 등은 중국에서 대부분의 실적을 내고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역시 중국의 매출 비중도 상당하다. 독일 총리로서는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두 정상은 이밖에 우크라이나전쟁, 중동지역 분쟁상황 등 국제 정세와 관련된 의견도 교환했다. 두 나라는 모두 유엔(UN)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따르고 있다며 핵무기 사용 등에 반대하고 세계 식량안보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고 국제인도법을 준수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숄츠 총리는 두 나라가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지 10주년을 맞아 중국의 초청으로 지난 14일부터 방중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14~15일에는 충칭과 상하이에서 독일 기업인들을 만난 뒤 베이징을 방문했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치고 별장과 호수, 정원이 어우러진 댜오위타이 영빈관을 산책을 하며 오찬을 함께했다. 숄츠 총리 측은 시 주석과 함께 찍은 사진을 엑스에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