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노동자들이 노동조건을 개선할 단체교섭을 출판사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측에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출판노동자가 모인 전국언론노동조합 출판노조협의회(출판노조)와 작가, 문화예술노동자들은 19일 서울 종로구 출협 앞에서 단체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였다. 출협은 사용자단체가 아니라며 교섭 주체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안명희 출판노조 의장은 "지난주 집담회에서 한 외주노동자 분이 '엄마도 편집자, 나도 편집자인데 외주작업비가 똑같다'고 얘기했다. 20~30년이 지나도 외주 작업단가는 그대로라는 것이고, 이삼십 년 책을 만들었어도 경력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것이 놀랍지 않고 오히려 단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데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안 의장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 직장내괴롭힘, 쉬운 해고, 외주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현실을 얼마나 더 구구절절 설명해야 출협과의 교섭 테이블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윤철호 회장을 향해 "이제는 마주하고 열악한 출판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봐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물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서는 "이번달도 문체부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 당했다. 문체부와 출판진흥원 조사로 출판외주노동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됐으니 표준계약서도 만들고 외주작업비도 논의해야 하는데 왜 거절하느냐"고 했다.
강 변호사는 "심지어 노조법상 '사용자단체' 정의와 같이 구성원인 사용자에 대하여 조정 또는 규제할 수 있는 권한도 가진다. 출협은 사용자단체이자 성실교섭의무의 주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출협 회원사는 총 4003개 출판사로, 출판사업주 상당부분을 포괄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씬정석 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는 "출판노동자의 노동력을 제공 받고 보수를 지급하고 있는 이들이 사용자가 아니라는 게 말이 되나"라며 "출협은 그 존재 이유에 합당하게 출판노동자 요구에 응답하라"고 했다. 작가노조 준비위원회에 참여하는 이서영 작가도 "산별교섭한다고 독일 출판시장이 한국 출판시장보다 쪼그라 들었나. 산별교섭한다고 회사 망하지 않는다. 출협은 정당한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했다.
윤철호 출협 회장은 20일 출판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내용을 아직 접하지 못해 알지 못한다. 보고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