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6개월 내 직행 사례, 거대 양당에 집중… 직행 후 정치권 맴돌던 인사들 다수
4·10 총선에서 첫 국회의원 당선에 도전하는 언론계 출신 인사들 가운데 동아일보·채널A 출신 비중이 두드러진다. 정당별로는 현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을 합친 인원보다 많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명부(22일 후보자등록 마감)를 기준으로 이번 총선에서 첫 국회의원 당선에 도전하는 언론계 출신 인사들을 분석했다. 언론사 직원 및 대표이사급 경영자 출신 가운데 국회의원 당선 이력이 없는 경우를 기준으로 했다.
직군별로는 기자 출신이 전체의 71.4%(35명 중 25명)로 압도적이다. 아나운서·앵커(비기자 출신) 출신과 경영자 출신이 각각 4명(11.4%)이고, 업무직과 PD 출신은 각 1명(2.8%)씩이다.
출신 매체는 주로 방송에 집중됐는데 언론사별로는 동아일보 출신이 5명으로 가장 많고, 채널A 출신이 4명으로 뒤를 이었다. MBC·KBS·YTN 출신도 각 3명으로 상대적 다수에 속했고 TV조선 출신이 2명이다. 같은 미디어그룹에 속하는 언론사들을 묶어보면 동아일보 계열 9명, 조선일보 계열 4명(조선일보 1명·TV조선 2명·월간조선 및 주간조선 1명), 중앙일보 계열 3명(중앙일보 1명·JTBC 2명) 등이다. SBS·MBN·OBS 출신은 각 1명이다.
하종대 후보(경기 부천병)의 경우 2022년 채널A 선임기자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 언론특보로 직행했고,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을 맡은 지 1년여 만인 올해 1월 퇴임했다. 김동원 후보(충청 청주흥덕)는 최근까지 아시아투데이 부사장(전 동아일보 기자)을 지냈다.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 출신으로 정년퇴임을 한 달가량 앞뒀던 유용원 후보(국민의미래 비례 12번)의 경우 비례대표 신청 기간인 지난 5일 퇴사했다.
민주당에선 인천 부평갑 지역구 선거에 나선 노종면 후보가 지난해 3월 YTN에서 퇴사했으나, TV부문 대표로 합류한 스픽스에서 지난해 12월까지 시사 유튜브 방송을 진행했다. 스픽스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인터넷신문으로 등록된 매체다.
박종진 국민의힘 후보(인천 서을)의 경우 MBN·채널A 출신으로 2018년 재보궐선거, 2020년 21대 총선 등에서 낙선했다. 총괄사장·부회장 및 '신쾌도난마' 진행 등을 맡았던 IHQ에서 지난해 8월 물러났다. 김장겸 국민의미래 후보(비례대표 14번)는 2017년 MBC 사장에서 해임됐고 21대 총선에 도전했다 경선에서 컷오프됐다. 이후 국민의힘 포털TF 공동위원장, 가짜뉴스·괴담방지특위 위원장 등으로 활동해 왔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후보(비례 4번)의 경우 언론사 임직원 이력은 없지만 21대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 사퇴한 뒤, TBS·MBC 등에서 본인 이름을 건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은 지난 2월까지 방송했다.
언론계 출신 초선 후보가 가장 많이 집중된 지역은 서울이다. 서울에 공천된 8명 중 더불어민주당 3명 중 2명(이정헌·한민수), 국민의힘 4명 전원(호준석·박용찬·신동욱·박정훈)이 방송사 앵커 출신으로 직행 논란이 있었던 후보들이다. 서울 외 지역구별로는 인천 6명, 전남 5명, 경북·부산 4명, 경기 3명 등으로 분포됐다. 비례대표 명단에 오른 경우는 8명이다.
앞서 직행 비판을 무릅쓰고 총선에 도전했지만 탈락한 이들도 다수 있다. 지난해 7월 퇴사해 10월 국민의힘 대변인으로 임명된 정광재 전 MBN 기자,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단양 예비후보 등록 후 등록일 하루 전 날짜로 '소급 면직'된 이충형 전 KBS 인재개발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사임해 나흘 만에 국민의힘에 입당, 총선 출마 선언한 허인구 전 G1 사장도 경선을 넘지 못했다. 김건희 여사와 친분설이 있는 진양혜 전 KBS 아나운서,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 천효정 전 KBS 기자, 이정훈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등은 국민의미래 비례 공천을 신청했지만 명단에 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