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포기 5년 새 18% 쑥
9급 공채 경쟁률은 줄어
단기 일자리로 돈 모으면
주식·코인 투자 대박 꿈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확장으로 글로벌 증시와 가상화폐 시장이 팽창하면서 청년을 주식·코인 투자로 이끌고 있다. 과거 불황기 때면 어김없이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웠던 공무원 시험도 관심 대상에서 밀려나는 분위기다. 특히 금융시장과 달리 실물경제는 위축돼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구직을 단념한 사람들이 투자로 대박을 노리고 있다. 실업급여 등 확장된 사회안전망이 청년을 뒷받침해준 것도 이들을 투자 대열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20년 청년(15~29세) 구직단념자는 2015년에 비해 18.3%나 늘어났다. 2021년 기준 20대 경제활동참여율은 62.2%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63.8%보다도 낮다.
반면 공무원과 같은 전통적인 '철밥통' 직장에 대한 인기는 크게 떨어졌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1998년 9급 공무원 공채시험 경쟁률은 전년도에 비해 2배 가까이 급증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에도 2008년 49.1대1이었던 경쟁률이 꾸준히 올라 2011년에는 93.3대1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경쟁률이 39.2대1이었던 것에 비해 2022년에는 29.2대1까지 떨어졌다. 이는 최근 25년간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복지제도가 확대되자 구직활동에 나서는 대신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에 집중하고, 국가가 지급하는 각종 지원금으로 연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구직급여 지급액은 8조870억9500만원이었으나 2020년에 들어서는 11조8504억9200만원으로 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급자는 144만3434명에서 170만2513명으로 18% 늘었다. 부정 수급 건수도 동시에 늘어 실업급여 부정 수급 건수는 2019년 총 2만2005건에서 2020년 2만4262건으로, 10%가량 뛰었다.
청년층의 구직 양상이 변화한 현상에 대해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노동시장 수급 상황이 변화하면서 청년 노동시장도 변화하고 있다"며 "사회 전체적인 수준이 올라가다 보니 청년층 사이에서 더 높은 수준의 경제력을 원하는 풍토가 강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이 교수는 "공무원은 안정적이지만 급여가 낮고 업무 강도가 높다 보니 같은 업무 강도라면 더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청년이 찾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