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만에 1500억 모은 ‘공모주 펀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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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02. 오전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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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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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펀드 투자 열풍

올 들어 공모주 시장이 뜨거운 모습을 보이면서 공모주 청약에만 수십 조원씩 몰리고 있다. 이에 덩달아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공모주 펀드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그래픽=김하경

9일 만에 1500억 모은 공모주 펀드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선 중소형 운용사인 브이아이자산운용의 공모주 펀드가 출시한 지 9일 만에 1500억원의 뭉칫돈을 모아 화제였다. 이 상품은 국채와 공모주를 결합한 목표 전환형 공모주 펀드라는 독특한 구조로 설계됐다. 펀드 자금의 대부분은 금리 인하를 기대하면서 국채에 투자해 수익률 상승 시 매도 전략을 펴고, 남은 자금을 공모주에 투자해 플러스 알파 수익을 노린 것이다. 목표 수익률은 7% 정도고, 목표에 도달하면 단기채나 MMF(머니마켓펀드) 등으로 자산을 옮긴다.

1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3개월 동안 전체 공모주 펀드에 4400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1년 전 1500억원가량 순유출된 것을 고려하면, 최근 들어 공모주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산 운용 업계에선 “지난 2월 뷰티 테크 기업 에이피알(APR)의 상장과 오는 5월로 예정된 HD현대마린솔루션의 기업 공개(IPO)에 대한 대기금 성격의 자금이 펀드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래픽=김하경

공모주 펀드 1년 수익률 8.55%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국내 공모주 펀드 141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1년 평균 수익률은 8.55%로 집계됐다. 예금 금리인 연 3~4%대보다는 높다.

특히 올 2분기부터 등장할 ‘대어급 공모주’가 많은 상황이어서 공모주 펀드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공모주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달 25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오는 5월 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도 줄줄이 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의 높은 투자 열기에 대해 “작년과 올해 주식시장이 좋지 않은데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에서도 IPO를 하겠다는 기업들은 나름 탄탄한 실적이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2021년을 고점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공모주 펀드 설정액이 올해 2월을 기점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라며 “조 단위의 대어급 IPO는 시장에 신규 자금을 더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공모주 펀드도 옥석 가려야

그러나 공모주 펀드의 경우 펀드별 수익률 차이가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공모주 펀드는 전체 자산의 30% 정도만 공모주를 담고 나머지 70%는 채권 등에 투자한다. 공모주 이외 자산이 주식, 회사채나 메자닌(중순위) 등 펀드마다 달라서 수익률 편차가 생긴다.

공모주 펀드 중에도 코스닥 벤처 펀드의 경우는 중소형주에 투자하다 보니 리스크는 높지만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코스닥 벤처 펀드는 코스닥 공모주의 25%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브레인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코스닥 벤처 펀드의 1년 수익률은 56.9%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채권 등에 분산 투자하는 일반적인 공모주 펀드는 공모주 수익이 높아도 채권 투자 수익률이 낮으면 전체 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공모주 펀드의 1년 수익률 8.55%는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19.38%)보다는 낮다.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펀드는 공모주 이외의 투자 자산이 뭔지 잘 따져 보고 고를 필요가 있다”며 “공모주 상장 이후에도 일정 기간 공모주를 보유하고 있어야 해 주가의 급등락 따라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공모주 펀드

자산 일부를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로, 개인이 소액으로도 공모주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통상 펀드 전체 자산의 10~30%를 공모주로 채우는데, 개인 청약보다 공모주 물량을 많이 받을 수 있다. 나머지는 국·공채 등으로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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