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떠난 대형 병원…감염 관리도, 초기 암 진료도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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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3.09. 오전 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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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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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공의들이 떠난 대형 병원에서는 수술실, 응급실만 비상이 걸린 게 아닙니다. 수술을 받다 감염이 발생해도 도와줄 전문의가 없고, 초기 암 환자는 진료를 받는 것도 미뤄지기 일쑤입니다.

그 현장을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양대병원 감염내과병동, 내성세균이 콩팥, 폐까지 파고 들어간 중증 감염환자들이 치료받는 곳입니다.

[숨소리는 많이 좋으세요. 고생 많으십니다.]

전공의들이 떠난 뒤 감염내과 전문의 두 명이 20여 명의 중증 환자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박세윤/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급한 상황이 환자에게 발생하면 바로 가서 또 봬야 하기 때문에 계속 대기를 거의 잠자는 시간 빼고는….]

그래도 감염병동 상황은 관리할 수 있는데, 문제는 다른 병동에서 사고가 발생할 때입니다.

다른 병동에서 수술 환자에게 심각한 감염이 발생해도 도와주러 갈 여력이 없습니다.

[박세윤/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특히 이런(전공의가 병원을 떠난) 상황에서는 항생제 관리가 더 가장 먼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가장 좀 어려운 부분 중에 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결핵 환자가 격리 치료를 받고 폐암 환자의 수술 전 검사를 진행하는 호흡기 병상도 비상입니다.

[숨 들이마시고 내쉬고 숨 크게, 내쉬시고.]

의사가 부족한 탓에 60세 미만 교수는 사나흘마다 밤을 새우는 야간 당직을 섭니다.

[박동원/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폐암 환자) 기관지 내시경실을 오전에 2~3개를 하고, 그리고 지금 중환자 회진도 돌고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 인력으로는 중증환자 치료에도 빠듯한 상황.

그러다 보니 초기 폐암 외래 진료는 차질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동원/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오전 외래를 9시에 시작해야 되는데 10시 반에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시에 끝나는 동안 환자는 계속 제가 왔다 갔다 하면서 보게 되고….]

병동마다 촘촘하게 연결된 종합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대형 병원.

지금은 병동마다 각자도생으로 버티는 중입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김호진)

기자 프로필

'따뜻한 감성의 의학전문기자' 조동찬 기자는 의사의 길을 뒤로 한 채 2008년부터 SBS에서 기자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언론계에서는 찾기 힘든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으로, 깊이 있고 다양한 의학 정보와 함께 병원의 숨겨진 세계를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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