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野 "헌법에 5·18정신 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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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18. 오후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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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끌어안기 '서진정책' 가속
5·18 기념식 참석 유가족 위로
성일종·김은혜는 개헌 찬성 표명
與野 지도부 주먹밥 조찬 회동도
18일 송영길(왼쪽 두번째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광주의 한 식당에서 광주항쟁의 상징인 '주먹밥'을 먹고 있다./출처=송영길 대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서울경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야당 일각에서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5·18 개헌론’도 제기되는 등 야당의 서진 정책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처럼 호남 민심을 겨냥한 서진 정책은 대권 승리를 위해 호남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김 대표 대행은 광주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나 “희생당하신 분들과 부상당하신 분 모두 다 대한민국 민주화 과정에서 큰 희생을 통해 오늘의 민주화를 이끌어낸 주역”이라며 “그분들의 정신을 잘 이어가면서 통합과 상생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을 삼는 것이 그분들의 뜻을 잘 받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 대행은 기념식이 시작되기 전 소복을 입고 앉아 있는 유가족을 만나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 자리에서 안성례(84) 씨는 “전두환이 사죄할 수 있도록 대표님이 힘써달라. 그것이 역사가 발전하는 길”이라며 “(사죄하면) 용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 대행은 “저도 전두환 물러가라고 데모를 한 사람”이라며 “저희도 같은 마음으로 사죄도 하고 그랬다. 어머니의 말씀 잘 새기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은 김 대표 대행을 필두로 전국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호남 구애’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 대행은 지난 7일 원내대표에 당선된 뒤 첫 지방 일정으로 5·18민주묘지 참배를 택했다. 또 10일 조수민 국민의힘 의원 등 초선 의원 10명은 지도부와 별도로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최근 당 일각에서는 5·18 개헌론이 급부상했다. 현재 헌법 전문에 명시된 ‘4·19 민주 이념 계승’에 ‘5·18 정신’을 추가하자는 주장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및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위한행진곡'을 부르고 있다./광주=연합뉴스


이날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5·18 정신은) 이미 당 정강·정책에 다 들어가 있다”며 “원포인트 개헌, 저는 찬성한다”고 말했다. 당 대표에 출마한 초선의 김은혜 의원도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5·18 정신 계승에 앞장서는 정당으로 나아가겠다”며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들어가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여당도 5·18 개헌에 힘을 실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여야를 넘어서 모두가 5.18 정신을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으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날 송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등도 기념식장을 찾았다. 기념식은 여야 지도부와 참석자 전원이 일어나 주먹을 쥐고 손을 흔들며 5·18 상징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불과 4년 전 국민의힘 지도부가 행진곡을 따라부르지 않던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기념식에 앞서 여야 지도부는 ‘주먹밥’ 조찬도 가졌다. 주먹밥은 광주항쟁 당시 노점상인 등이 시민군에게 건넨 음식이다. 광주에서는 5월 정신과 ‘연대의 나눔’의 상징으로 꼽힌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SNS에 김 대표 대행과 주먹밥을 먹는 사진을 올리며 “다툴 때 다투더라도 뭉쳐야 할 때는 이 주먹밥처럼 해보자고 속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 대행은 기자들을 만나 “사실 제가 밥을 먹고 왔는데, 주먹밥이 갖고 있는 역사에 대한 의미를 담아서 같이 식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당 대권 주자 등은 코로나19로 인한 인원 제한으로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묘역을 참배했다. 김두관 의원, 정세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5·18 구묘역)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박용진 의원은 기념식이 끝난 뒤 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오후 광주 5개 구청장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묘역을 참배했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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