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더 완벽한 공연·관람 공간으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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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18. 오후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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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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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개관 후 첫 전면 개보수…무대폭·객석수 줄여 관람 집중도 향상
악기 본연의 소리 오롯이 전달·몰입형 입체음향시스템 국내 최초 도입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공개, 사라진 전면 계단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언론공개 및 시연회가 열렸다. 사진은 이날 해오름극장 전경. 2021.5.18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 더 완벽한 공연과 관람을 위한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국립극장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총 658억원을 투입해 진행한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사업을 완료하고 18일 내부 시설을 처음 공개했다.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이날 "극장의 핵심 공간인 무대·객석·로비의 전면 개보수는 1973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쾌적한 관람환경 조성, 무대시설 현대화와 자연음향 개선, 장기적 안전성 보강에 리모델링의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우선 해오름극장은 외관이 달라졌다. 국립극장 문화광장에서 해오름극장 로비로 이어지던 공간에 있던 거대한 돌계단을 없애 개방감을 느끼게 하고, 접근성을 높였다.

비접촉 무인발권기 시연하는 김철호 국립극장장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김철호 국립극장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언론공개 및 시연회에서 비접촉 무인발권기를 시연하고 있다. 2021.5.18 ryousanta@yna.co.kr


또 비대면 서비스 강화를 위해 무인발권 및 자동검표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로비에 설치된 무인발권시스템의 경우 적외선을 이용해 화면에 손을 접촉하지 않아도 원하는 위치에 위치시키면 자동으로 인식해 티켓이 발권되도록 했다. 내부에 에스컬레이터도 설치해 노약자·장애인의 이동도 배려했다.

공연장은 관람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무대 폭을 줄이고, 객석도 기존 1천563석에서 1천221석으로 규모를 줄였다.

김호성 무대기술팀장은 "기존 무대는 폭이 최대 22.4m로 넓은데다 느슨한 객석 배치와 완만한 객석 경사도로 시야 확보가 어렵고 집중력이 떨어졌다"며 "무대 폭을 12.6∼17m의 가변형으로 바꾸고, 객석 경사도를 높여 관객 집중도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무대 세트를 위아래로 올리고 내리는 기계장치의 경우 기존 수동 혼합형의 23개 상부 장치봉을 통합으로 자동 운영되는 78개 장치봉으로 변경해 무대 전환을 더 정밀하게 할 수 있게 했다.

또 무대 바닥은 사용 빈도가 낮았던 대형 회전무대를 없앤 대신 가로 14m, 세로 4m 의 승강무대(바닥 일부분이 위아래로 오르내리도록 만든 무대) 4개를 설치해 높낮이를 조절, 관현악이나 합창 연주 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원형 회전무대는 직경 10m와 13m 두 가지 크기의 조립식 형태로 제작해 필요할 때 중앙 승강무대를 내린 후 설치·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회전무대는 독일에서 제작 중이며 9월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단장 마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해오름극장 리모델링 언론공개 및 시연회에서 참석자들이 극장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2021.5.18 ryousanta@yna.co.kr


특히 국립극장은 자연음을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 건축음향에 중점을 두고 개보수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건축음향은 최적의 음향환경과 정취조건 조성을 위한 기술을 말한다. 결과적으로 기존에는 1.35초로 고정됐던 잔향시간(연주 후 소리가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1.65초까지 확보됐다. 이에 따라 국악과 관현악 연주의 자연음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또 객석 내벽에는 48개의 가변식 음향제어 장치인 어쿠스틱 배너를 설치해 공연 장르에 따라 음향 잔향시간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어쿠스틱 배너는 음파의 진행 방향을 저지하거나 음을 흡수해 잔향시간을 조절한다.

아울러 국립극장은 몰입형 입체음향 시스템을 국내 공연장 최초로 도입했다. 총 132대의 스피커(메인 59대, 프런트 16대, 서라운드 48대, 효과 9대)로 시스템을 완성했다.

지영 책임음향감독은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입체적인 음향 디자인과 혼합을 통해 객석 어디서나 선명하고 생생한 음감을 균일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객 위치에 따라 소리의 선명도가 달라지는 전통적인 스테레오 시스템에서 벗어나 음향의 사각 지역을 없앴으며, 객석 어느 위치에나 균형 있는 음향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무대 장치, 음향 등 무대 설비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명 관련 설비의 경우 일반 조명기기와 무빙 라이트, 포그 머신(연기 발생기) 등 특수장치 사용을 함께 조정할 수 있도록 해 운용자의 작업 효율성을 높였다.

객석 조명은 무대에 있는 공연자의 눈부심을 최소화하도록 했으며, 각각의 램프를 따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 더 감각적인 조명 연출이 가능하게 했다.

무대 뒤는 분장실이 두 배로 늘어났다. 기존에는 분장실이 총 9개였으나 새로 단장한 공연장에는 1층에 출연자 휴게실과 개인 분장실 3개, 단체 분장실 7개가 있고, 2층에는 리딩 룸 1개와 단체 분장실 2개, 지하층에는 달오름극장 공연 때도 활용할 수 있는 예비 분장실 6개를 마련했다.

1950년 창립한 국립극장은 1973년 10월 현재 위치로 이전해 남산시대를 열었다. 개관 당시 해오름극장은 약 1천322㎡ 넓이의 무대와 3개 층 1천494석의 객석, 회전무대, 수동식 장치봉 등을 갖췄다.

국립극장에 따르면 이후 시설 노후로 다양한 현대 공연 기법 구현을 위한 시설이 부족하고, 관람환경도 낙후됐다는 평을 받아왔다. 지난 2004년 한차례 리모델링을 진행했으나 공연장 로비 및 객석 등을 보수하는 데 그쳤다.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보다 현대적이고 수준 높은 공연을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한국문화예술을 대표하는 극장으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립극장은 오는 6월부터 8월까지 공연장을 시범운영해 개선 사항을 보완한 후 2021-2022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이 시작되는 오는 9월 공식 재개관한다.

시범운영 기간에는 국립창극단 '귀토'(6월 2∼6일), 국립국악관현악단 소년소녀를 위한 '소소 음악회'(6월 11일), 국립무용단 '산조'(6월 24∼26일)가 무대에 오른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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