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뚫고 돌아온 액션… “극장으로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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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18. 오전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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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보복 관람’ 시작되나
코로나로 연기된 지 1년 만에 개봉하는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이 시리즈 9번째 작품이다.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19일 개봉)가 17일 예매 15만명을 돌파했다. 예매율은 80%를 바라본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반도'(개봉 이틀 전 10만여명 예매)를 뛰어넘는 최고기록이다. 영화 시장 분석가 김형호씨는 “코로나 시대에 관객은 극장에서 모험하기보다 검증된 영화를 선택한다”며 “이번 ‘분노의 질주’ 신드롬은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를 오래 기다린 데 따른 반작용”이라고 했다.

우리는 지난해 11년 만에 처음으로 마블 영화 없는 봄 시즌을 보냈다. 극장가에서 가장 인기를 끌던 액션 장르는 코로나 사태로 관객이 가장 많이 축났다.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 대부분이 개봉을 2021년 이후로 연기했기 때문이다. 그 빗장이 이제 열리기 시작한다. 5월 ‘분노의 질주’를 필두로 6월 제이슨 스테이섬의 ‘캐시 트럭’, 7월 스칼릿 조핸슨의 ‘블랙 위도우’···.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의 귀환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액션 장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3대 영양소라면 액션, 드라마, 코미디는 극장가의 3대 장르다. 2019년 극장에서 5387만명(132편 개봉)이나 본 액션 장르는 2020년 997만명(103편)을 모으는 데 그쳤다. 드라마 관객은 2019년 3238만명에서 지난해 1907만명, 코미디 관객은 2019년 3137만명에서 지난해 856만명으로 각각 줄었다. 관객을 81.5% 잃은 액션 장르의 낙폭이 가장 컸다.

볼 만한 액션 영화가 없었을 뿐, 대중이 취향을 버린 것은 아니다. ‘분노의 질주’ 예매량이 증거다. 오래 굶은 사람처럼 폭식한다. 부족했던 단백질을 보충하듯이 허겁지겁 액션 영화를 삼킨다. 한 메이저 배급사 관계자는 “개봉 전 예매 10만장을 넘긴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라며 “7~8월 성수기를 앞두고 이 블록버스터가 의미 있는 흥행 성적을 거두면 좋겠다”고 말했다.


빈 디젤 “기다림을 끝장내겠다”

저예산 B급 영화로 출발한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스케일이 갈수록 커지고 흥행은 전작을 넘어서며 달려왔다. 화려한 추격 장면과 아슬아슬한 자동차 액션으로 사랑받은 지 20년. 팬들은 “이제 우주에 가는 것 빼고는 다 봤다”고 할 정도다. 이번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9번째 작품. 지난해 봄 개봉하려다 코로나로 연기되며 1년이나 엔진을 예열했다.

도미닉(빈 디젤)은 자신과 가장 가까웠던 형제 제이컵(존 시나)이 사이퍼(샬리즈 세론)와 꾸민 위험천만한 계획을 막기 위해 다시 패밀리를 불러 모은다. 이 액션 영화는 한국이 북미보다 한 달 먼저 개봉한다. 배우 빈 디젤은 ‘다시 극장으로(Back to Cinema)’ 메시지를 내고 호소했다. “우리 모두 힘든 1년을 지나왔다. 이 기다림을 가장 완벽히 끝내줄 곳은 극장밖에 없다”고.

회복 청신호? 방심은 금물

요즘 10만명은 1주일 내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켜도 닿을까 말까 하는 숫자다. ‘분노의 질주’가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이유다. 어린이날에 가족 관객을 중심으로 올해 최다인 32만여 명이 극장을 찾은 것도 회복 신호다. 김형호씨는 “이번 ‘분노의 질주’부터 ‘블랙 위도우’까지 액션 블록버스터에 굶주린 관객이 극장가로 돌아오면 개봉일을 정하지 못한 한국 영화 대작들에도 긍정적 자극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0년대에 연간 4회 이상을 유지한 1인당 극장 관람 횟수는 지난해 1.15회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8일부터 수도권에서는 상영관 내 식음료 섭취가 제한됐다. 극장 업계는 “코로나가 유행할 때 취식을 허용한 적이 있지만 극장에선 감염 사례가 없었다. ‘팝콘 없는 영화’는 매력이 떨어지고 심리적 장벽이 된다”며 단계별 취식 완화를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 속도가 느리고 공연장·경기장과 형평을 맞추는 문제로 아직 이르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분노의 질주’는 12세 이상 관람 가. 예고편을 본 한 네티즌은 댓글로 짧고 굵게 외쳤다. “가즈아!”

7월 개봉하는 마블 액션 영화 '블랙 위도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박돈규 기자 coeu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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