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美 증시서도 격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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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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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북미 웹툰·웹소설 인수 등
현지 콘텐츠시장 공격 행보 속
카카오, 한·미 동시상장 시사에
네이버도 美상장 가능성 내비쳐
"자금시장 관심 끌기용" 해석도
[서울경제]

글로벌 웹툰·웹소설 콘텐츠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는 네이버웹툰과 카카오(035720)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함께 내비쳤다. 양사는 최근 경쟁적으로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 인수에 나서며 현지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일본을 넘어 북미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미 증시에서 격돌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21일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성장하기 위해선 세계로 가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달러화 채권의 추가 발행을 고려하고 있으며, 네이버웹툰의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사업이 안착한다면 현지 상장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 CFO의 네이버웹툰 미국 상장 언급은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미국 상장 타진 발표 이후 이뤄진 것으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지난 12일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블룸버그통신에 “1년 뒤 카카오엔터의 한국과 미국 상장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와 음악·영상·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담당하는 카카오M이 합병해 지난 3월 출범한 회사다. 카카오 대표 콘텐츠 계열사가 미국 상장을 검토한다고 밝히자, 이에 질세라 네이버웹툰도 미국 상장 가능성을 언급한 모양새다.

양사는 올해들어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웹툰·웹소설 영역 확장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선수를 친 곳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지난 1월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지분 100%를 6억 달러에 인수했다. 왓패드는 글로벌 9,000만 명의 회원을 지닌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이다. 창작자는 500만 명에 보유 중인 콘텐츠가 10억 편을 넘어선다. 네이버는 이어 3월에는 글로벌 웹툰 플랫폼인 태피툰 운영사 콘텐츠퍼스트 지분 25%를 334억 원에 취득했다. 태피툰은 국내 웹툰을 번역해 글로벌 190개국에 서비스하는 플랫폼이다.

네이버의 공격적인 행보에 카카오도 반격에 나섰다. 카카오엔터는 4월 들어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4,000억 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 지분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에 추가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양사는 국내에선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 인수전에서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북미 상장을 연달아 언급하며 기업공개 시장에서도 격돌할 전망이다.

업계는 양사의 최근 행보를 미국 상장에 앞서 현지 사업을 확장하고 자금 시장의 이목을 끌기 위한 것으로 분석한다. 쿠팡이 미국 상장으로 46억 달러에 달하는 거금을 조달하자, 네이버와 카카오도 미국 증시를 통한 자금 조달을 타진한다는 해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과 달리 북미에선 아직 웹툰·웹소설 콘텐츠가 낯설어 그 가능성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며 “블룸버그를 찾아 연달아 미국 상장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현지 자금 시장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북미 테크 컨퍼런스 ‘콜리전 컨퍼런스’에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알렌 라우 왓패드 창업자 겸 대표와 함께 등장해 “네이버웹툰과 왓패드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토리텔링 창작자와 사용자가 모이는 플랫폼”이라며 “글로벌 Z세대들은 웹툰과 왓패드 같은 디지털 기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식재산권(IP) 기반 콘텐츠 비즈니스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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