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기대상, 정말 생방송? 리허설 아닌가요?

이정호 기자 / 입력 : 2015.12.3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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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15 MBC 연기대상 방송화면 캡처



'생방송 맞나요?'


2015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드라마를 총결산하는 2015 MBC 연기대상이 고르지 못한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신사옥에서는 2015 MBC 연기대상 시상식이 오후 8시 55분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이날 시상식에는 신동엽과 이성경이 진행을 맡았다.

이날 시상식은 분명 생방송이지만 리허설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편성 시간에 쫓기다 보니 수상자들은 '빨리 빨리하라'는 채근에 시달려야 했다. 감동은 당연히 반감됐다.


본격적인 시상에 앞서 신동엽은 "감사한 사람 너무 많겠지만 가능하면 수상소감을 짧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미니시리즈 남자 신인상을 받아 이날 처음으로 수상소감을 말하게 된 이수혁은 "첫 수상소감인데 너무 어려운 미션을 주셨다"며 "감사할 사람이 많은데 따로 정중히 연락드리겠다"고 말하며 비꼬았다. 이에 당황한 듯 신동엽은 수상소감이 끝나자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주어진 시간 내 방송이 진행되어야 함은 당연 하지만 잔치 시작과 동시에 조성된 초조한 분위기는 감동도 재미도 반감 시켰다. 제작진은 시상식이 무르익을수록 수상소감이 길어지자 BGM을 틀어 소감을 마무리하게 만드는 기술까지 선보였다. 최우수상을 받은 황정음은 소감 도중에 "아직 음악 나오지 않았죠?"라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산만한 진행도 시상식의 격을 떨어트리는데 한몫 했다. 신동엽과 MC를 맡은 이성경은 말을 더듬다가도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빨리 말하는 등 미숙한 진행을 했다. 시상자로 나선 최현석과 오세득 셰프는 아재(아저씨) 개그를 선보였으나 분위기를 다운시키는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 당황한 듯 두 사람은 말을 더듬으며 힘들게 시상을 마쳤다.

제작진의 기술적인 실수도 이어졌다. 카메라가 위치를 잡고 있는 흔들리는 화면이 인서트 컷으로 나오는가 하면, 시상자의 수상자 발표 전 화면은 이미 수상자를 비추고 있었다. 사전 녹화로 진행된 성우상 부문은 녹화 영상이 제때 등장하지 않았다. 신동엽은 "직접 가서 상을 주겠다"고 말했다. 시상자의 소개와 후보 영상이 제대로 맞물리지 않기도 했다.

베테랑 MC인 신동엽도 기술적 미숙함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분위기를 살리려고 애쓰는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2015년 MBC 드라마는 히트작을 대거 쏟아내며 그 어느 때보다 성공적인 해를 보냈다. 대상 후보 중 누가 상을 받아도 이견이 없을 만큼 배우들은 열연을 펼쳤다. 수고했다고 격려하고, 서로 축하하는 뜻깊은 자리에서 발생하지 말아야 할 실수들이 남발됐다. 끝까지 웃으면서 자리를 지킨 배우들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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