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양소영 기자] 분단 70년, 달라도 너무 다른 남한 남자와 북한 여자의 고군분투 북한 생활 체험기가 등장했다.

12일 첫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잘 살아보세'에서는 배우 최수종 한정수, 방송인 샘 해밍턴, 탈북 미녀 이순실 신은하 김아라 한송이가 강원도 홍천의 산골 마을에서 함께 생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잘 살아보세'는 남한 남자와 북한 여자가 가족을 이뤄 북한의 생활 방식을 배우고 체험하며 살아가는 리얼리티 예능으로, 출연진들은 옛 향기 물씬 나는 100년 가옥에서 북한 장교 출신 이순실의 지령에 따라 아궁이를 만들어 밥을 준비하고, 땔감을 만들기 위한 도끼질을 하는 등 바쁜 하루를 체험했다.

탈북미녀 신은하와 김아라는 땔감을 만들기 위해 자신들의 키보다 큰 나무를 구해 톱질을 하고, 험한 산을 거침없이 오르는 모습으로 강한 생활력을 보여줬다. 이순실은 수준급 요리 실력으로 북한식 오징어순대, 가지 무침, 백김치 등을 선보였다. 탈북 6개월차 한송이는 북한 노래를 불러 눈길을 모았다.

그런가하면 왕 역할 전문 배우 최수종은 탈북미녀들과의 첫만남에서 '권상우 매니저'라는 굴욕을 당해 웃음을 자아냈다. 탈북 미녀들은 제작진과의 사전 미팅에서 톱배우가 온다는 소리에 자신들의 이상형인 권상우 다니엘헤니 지드래곤 이종석을 떠올렸기 때문.

최수종은 아내 하희라가 준비해준 곶감을 선물하는 센스를 발휘했지만, 이순실에게 찍혀(?) 고된 노동을 이어갔다. 왕에서 '종'으로 전락한 최수종은 만능 일꾼으로 변신, 벽돌로 아궁이를 만들고, 땔감을 만들기 위한 도끼질을 하며 고군분투했다.

뒤늦게 도착한 한정수는 이순실의 선택을 받아 마늘을 까거나 아궁이 불을 쬐는 등 다소 편안한 일들을 했다. 특히 다부진 체격으로 극중에서 카리스마를 뽐냈던 한정수는 골프채를 가져오거나 도끼를 망가뜨리는 등 허당 면모를 보였다. 여러 리얼리티 예능을 경험한 샘 해밍턴은 이상형의 배우를 기다렸던 탈북미녀들에게 "제작진을 믿었느냐"며 예능 선배 포스(?)를 풍기기도.

이처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조합은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며 앞으로를 기대케 했다. 여기에 물 하나 끓이는데도 많은 노동이 필요한 농촌 생활, 분단 70년이라는 세월이 가져온 서로 다른 식습관과 생활 방식 등도 흥미를 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을 대표하는 진돗개 '진순이'와 풍산개 '풍돌이'의 등장과 아궁이에 불을 붙이고 음식을 하는 화면에서 케이블채널 tvN의 인기 예능 '삼시세끼'에 대한 기시감은 지울 수 없었다.

이에 대해 박세진 PD는 제작발표회에서 "밥 먹는 일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끼니만 준비해도 하루가 바쁘다. 그런데 다른 프로그램과 차이가 있다면 밥만 먹는 게 아니라 화장실도 구덩이를 파서 해결한다. 기본적으로 농사도 짓는다. 논도 밭도 있다. 앞으로 소망이 있다면 쌀농사를 지어서 수확한 농작물을 북한 어린이들에게 보내줄까 계획하고 있다. 농촌에서 벌이지는 모든 일이 담길 것 같다"라며 차이점을 강조했다.

과연 이제 첫 발을 내딛은 '잘 살아보세'가 '삼시세끼'와 달리 어떤 매력을 보여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양소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