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정진석 신임 대통령비서실장과 홍철호 신임 정무수석의 인사를 직접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이 언론 앞에 나와서 인선을 발표한 건 취임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인사 발표에 대한 대통령실 공지는 브리핑 시작 3분 전에야 이뤄졌다.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급박하게 윤 대통령의 발표가 결정된 것으로 분석되는 대목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정 실장의 임명 발표 이후 기자들에게 “질문 있으세요?”라고 물으면서 ‘깜짝’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질문은 두 개로 제한됐다. 윤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것은 2022년 11월 18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 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 MBC기자가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된 이유를 질문하면서 대통령실 관계자와 언쟁이 벌어졌고, 이후 도어스테핑은 중단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쯤 대통령실 브리핑룸에 내려와 기자들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윤 대통령은 이어 “신임 비서실장을 여러분께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마이크 없이 약 5분간 정 실장의 이력과 인선 배경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마쳤다. 윤 대통령은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의미가 무엇이냐’고 일부 언론 보도 내용을 확인하는 기자의 질문에 너털웃음을 짓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 3시35분쯤 브리핑룸에 다시 내려와 홍철호 전 국민의힘 의원을 정무수석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국정방향 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난처한 듯이 “정무수석 인선 관련 질문으로는 좀”이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소통 행보를 본격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직접 인사 발표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인 2022년 8월 17일을 끝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열지 않았다. 야당은 이를 문제 삼으며 윤 대통령을 겨냥해 ‘불통’이라는 비판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