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캡처 © 뉴스1 |
지난해 TV조선(TV CHOSUN) '미스트롯'과 MBC '놀면 뭐하니?'로 시작한 트로트 열풍이 날이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미스트롯'의 시즌2 격인 '미스터트롯'이 종합편성채널 사상 최고 시청률 35.711%(이하 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달성하며, 멸종된 것으로 보인 마의 30%대 시청률을 이루자 다시 한 번 더 '트로트 광풍'이 불고 있다.
'트로트 코인'의 '떡상'(폭등) 효과를 본 프로그램이 많다. '미스터트롯'의 출연진이 총출동한 JTBC '뭉쳐야 찬다' 지난 12일 방송분은 10.516%를 달성했다. 지난해 6월 처음 방송을 시작한 이후 자체 최고 시청률이자, 첫 두 자릿수 시청률이다. 더불어 그동안 꾸준한 하락세로 지난주 4.67%까지 떨어졌던 시청률을 단번에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고정적인 시청층을 확보하고 있는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1부 11.3%, 2부 12.4%)와 SBS '미운 우리새끼'(1부 11.0%, 2부 13.4%, 3부 11.8%)를 위협한 수치다.
앞서 지난 1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는 '미스터트롯'의 진선미 임영웅, 영탁, 이찬원과 장민호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분은 1부 9.3% 2부 10.6%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회차(4.3%)의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더불어 지난 2016년 10월 16일 방송된 강수지, 김완선, 박수홍, 김수용 출연편이 기록한 10.4% 이후 3년 반 만에 나온 두 자릿수 시청률로, 말 그대로 '초대박'이다.
JTBC '뭉쳐야 찬다' © 뉴스1 |
결정적으로 트로트 소재의 시청률 파워가 드러난 프로그램은 MBC '편애중계'다. '편애중계'다. 지난해 11월 처음 방송된 '편애중계'는 매회 다른 소재와 출연자가 나오는데, 트로트를 소재로 택했을 때 시청률이 세 배 이상 뛰었다. 평소 2~3%대 시청률을 기록하던 '편애중계'는 지난 3월6일 '트로트 신동' 특집을 할 때 7.7%까지 뛰었다. 이후 다른 주제가 나오자 2%대로 다시 하락했고, '10대 트로트 가수왕 대전' 특집이 시작하고 다시 6.8%로 뛰었다. 인기 트로트 가수가 나오는 것이 아닌 일반인 출연자가 나옴에도 트로트라는 소재만으로 시청률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이에 방송사들은 시청률 치트키 트로트에 꽂혔다. 트로트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다수 나오고 있는 것은 물론, 트로트 가수들은 방송가 섭외 1순위가 됐다. '트로트 광풍'은 현재로서는 '순항' 중이다. 시청률 가뭄에 시달리던 프로그램들은 오랜만에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카드를 확보했고, '트로트 대세'에 몸을 맡긴 출연자들도 더욱 다양한 곳에서 활약할 수 있어서 '윈윈'이 계속 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계속 될 때 복제 프로그램이 양산되고 TV의 새로운 시도는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시청률 기근 상태에서 방송국이 참신한 기획보다 안전한 트로트 소재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 예능 프로듀서는 "지금은 '트로트 코인에 탑승하자'면서 자조적인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며 "시청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시도는 위축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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