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 서예지 "'구해줘' 조성하 겁탈신, 실제로도 오싹했죠"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9.26 12: 00

"연기가 아니라, 오롯이 상미로 살았어요"
배우 서예지는 알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시트콤에서 엉뚱한 캐릭터를 연기하다가 JTBC '라스트' 같은 장르물에서 한없이 묵직한 연기를 펼쳐내기도. 그리고 이제 인생작 OCN '구해줘'를 만났다. 
'구해줘'에서 서예지는 사이비 종교 구선원의 덫에 빠진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임상미 역을 맡았다. 가장 무겁고 가장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하고자 서예지는 촬영 4개월 내내 임상미 그 자체로 살았다. 

"여전히 상미에게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서예지를 26일 오전, 강남의 한 카페에서 OSEN이 만났다. "아직도 못 빠져나온 것 치고는 밝아 보인다"는 말에 서예지는 "연기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24일 종영한 '구해줘'는 교주 백정기(조성하 분)의 죽음, 한상환(옥택연 분)과 석동철(우도환 분)이 의기투합해 임상미와 엄마(윤유선 분)를 구한 결말로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선사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이비 종교는 주변에 있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와 함께. 
"백정기의 죽음에 박수를 보내며 마지막에 사이다가 터졌죠. 하지만 아빠(정해균 분)가 여전히 백정기의 부활을 믿는다는 이야기를 보며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가족 모두를 되찾겠다고 했는데 아빠는 결국 잃고 말았네요. 그래도 작가님이 현실을 반영한 결말을 쓰신 거라 만족해요."
무게감 있는 드라마라 서예지는 초반 압박감을 느꼈지만 임상미에 200% 몰입하기로 했다. 촬영 2주 전부터 혼자 따로 나와 살며 우울한 노래를 들으며 갇혀 산 것. 이 때문에 그는 촬영 4개월 동안 매일 가위에 눌렸다. 
"가사 없이 끝없이 가라앉는 노래만 들었어요. '구해줘' 찍는 4개월간 매일 가위에 눌렸죠. 우울증에 걸릴 뻔했고요. 매일 가위에 눌리니까 혼자 견디기 무서웠죠. 몸도 못 움직이고 누가 쫓아오면서 문을 두드리더라고요. 구선원 때문인 것 같아요. 아직도 상미에게서 빠져나오진 못했지만 가위는 안 눌리고 있답니다."
서예지는 기독교 신자다. 주변에 사이비 종교에 빠진 이는 없지만 고등학생 때 접근한 신도가 있었다고. 극 중 구선원 강사도(박지영 분)처럼 설문조사를 한다고 접근해 사이비 종교를 전도하려는 속셈이었다. 
"고등학생 때 일이에요. 저한테 사이비 종교를 설명하길래 제가 다니는 교회 십자가 가리키며 말했죠. 정말 이 종교가 맞다고 생각하면 저 교회가서 전도해라. 왜 숨어서 한 사람씩 끌어들이려고 하냐. 내가 아는 성경과 이 성경은 다르다고요. 이런 경험이 있지만 사실 종교를 다루긴 민감하잖아요. 무겁기도 하고요."
극 중 임상미는 백정기가 3년 전부터 눈독 들인 여자였다. 백정기를 연기한 조성하는 인터뷰에서 "상미에 대한 백정기의 3년 순애보"라고 표현했다. 서예지는 "조성하 선배님에 대한 애정은 느꼈지만 백정기는 제게 악마이고 사탄이었다"고 말했다. 
"상미에 몰입하니까 다시 구선원에 잡혀 들어왔을 때 강사도랑 조사도(조재윤 분)이 너무 밉더라고요. 백정기의 겁탈신은 실제로도 오싹했어요. 매 회 울어서 힘들기도 했고요. 집에 가면 팔다리에 멍이 들어 있더라고요. 머리채 잡히고 불기도로 맞고 하다 보니 그랬죠. 연기할 땐 몰랐지만요."
서예지는 이번 작품으로 '재발견', '신 스릴러 퀸' 등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연기적인 칭찬도 좋지만 "'구해줘'를 끝내고 서예지라는 배우가 실제 정신적으로 힘들 것 같다"는 댓글이 가장 기뻤다고 했다. 
"제가 힘들게 몰입해서 연기했다는 걸 시청자들이 공감해 주신 것 같아서 눈물 날 정도로 감사했어요. 이거면 됐다 싶었죠. 저한테 '구해줘'는 가장 편했던 작품이었어요. 몸과 마음 정신은 힘들었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편했죠. 연기가 아닌 실제 저였던 것처럼 살아서 그랬나 봐요. 사이비 종교에 고통 받는 분들도 저처럼 벗어나시길 바랄게요." /comet568@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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