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박근혜 생각하면 결심이 흔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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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7시 대전역 광장.

파란색 트럭이 눈에 띄었다. 트럭 앞에 서서 포스터(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가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를 뚫어지게 보고 있는 50대 부부에게 다가갔다.

남편인 임 모씨(57)는 "박근혜 대표는 거짓말 할 것 같지 않은 얼굴이고 박 대표 얼굴에서 고 육영수 여사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부인도 "다치고도 '대전은 어때요'라고 말했다는 기사를 읽고 감동했다. 그렇게 대전을 챙기는 사람이 또 있겠느냐"고 거들었다.

소위 '박근혜 바람'이 대전에도 불어닥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대전은 5ㆍ31지방선거에서 최대 접전지로 꼽힌다.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염홍철 열린우리당 후보에 대한 박 후보의 막판 추격이 무섭다.

그렇다면 대전의 바닥 민심은 어떨까. 대전 중앙시장에 가봤다.

상인 이 모씨(48)는 "염홍철 후보가 시장을 하면서 지하철을 개통하는 등 대전 발전을 위해 일을 많이 했으니 염 후보를 뽑아야지"라고 말했다.

임 모씨(65)는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들어 죽겠어. 이게 다 열린우리당 때문인데 그 당 후보 찍으면 안되지"라고 반박했다.

다시 택시를 타고 대전 탄방동 롯데백화점으로 향했다. 롯데백화점은 신도심인 둔산동과 인접해 있어 주로 대전에서 중산층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택시기사 박 모씨(49)는 "택시 타는 사람들마다 이번에는 꼭 투표하겠다고 하더라. 대전이 이곳저곳 눈치보는 곳이 아니고, 이번 선거를 통해 대전이 정부와 여당에 대해 심판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질문에 "대전 사람들 속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백화점에서 만난 유열모 씨(68)는 "열린우리당 의원이나 염홍철 후보가 가계부를 직접 써봐야 한다. 대전 경기가 얼마나 안 좋은데 어디서 열린우리당 명함으로 바꿔 시장 후보로 나올 수 있느냐"며 염 후보가 당을 옮긴 것을 비난했다.

하지만 회사원 김인태 씨(35)는 "현 정부가 외청 대전 이전, 행정복합도시 등을 추진하면서 대전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특히 시정이 연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염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지지 기반이었던 젊은 층도 반응이 엇갈렸다. H대 대학생인 김민수 씨(26)는 "정부와 여당이 지방대에 대한 편견과 차별 등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느긋했던 염 후보측은 '혹시'라는 생각에 초조한 모습이 역력하다.

이에 대해 박병석 열린우리당 시당위원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격차가 15~20%포인트 나기 때문에 전혀 접전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대전시당 관계자는 "주부, 어르신 등을 중심으로 대전 민심이 급격하게 한나라당 쪽으로 옮겨오고 있다"며 "대전시민이 막판 역전승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 홍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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