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NAVER 연예

권석정의 뭔걱정, 표절과 오마주 그 확연한 경계

오마주(Hommage)는 사전적 의미로 존경, 경의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오마주는 영화에서 후배 감독이 거장의 작품 속 장면을 존경의 의미로 본떠 표현하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인다. 가령 마틴 스콜세지는 자신의 영화 ‘택시 드라이버’ ‘비상근무’ 오프닝에서 알프레드 히치콕의 ‘현기증’ 오프닝 장면을 차용했다. 또한 쿠엔틴 타란티노는 ‘킬 빌’에서 오우삼의 ‘첩혈쌍웅’ 장면을 그대로 가져다 쓰기도 했다. 이것이 오마주다.

대중음악에서도 오마주가 있다. 바로 자신이 존경하는 뮤지션의 특정한 음악 스타일을 차용하는 것이다. 가수 이적은 작년에 나온 정규 5집 ‘고독의 의미’에 실린 ‘이십 년이 지난 뒤’에서 비틀즈를 오마주했다. 이 곡은 듣자마자 비틀즈의 ‘줄리아(Julia)’의 도입부가 떠오른다. 이적은 예전부터 비틀즈 오마주와 같은 곡들을 앨범에 넣어왔다. 패닉의 ‘뿔’, 솔로 곡 ‘보조개’가 그런 곡들이다.

크러쉬는 최근에 나온 첫 정규앨범 ‘크러쉬 온 유(Crush on You)’에 실린 ‘헤이 베이비(Hey Baby)’에서 마이클 잭슨을 오마주했다. 이 곡은 마이클 잭슨에 대한 헌정의 의미로 그가 추구했던 뉴잭스윙 장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노래. 곡 중간에는 자이언티가 MJ(마이틀 잭슨의 애칭)이라고 하는 부분도 나온다. 물론 이적과 크러쉬의 경우는 오마주 사실을 애초에 공표한 것이다.

최근 솔로 EP ‘나이스 바디’를 발표한 티아라 효민이 오마주 논란에 휩싸였다. 표현은 오마주이지만 사실상 표절 논란에 휩싸인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앨범에 실린 효민의 자작곡 ‘담’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지코의 믹스테이프 가사와 비슷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담’에서 효민이 만든 것으로 표기된 “상처가 아물면 뭐해 흉터가 남는데” “철창 사이로 비추는 석양과 적막함이 내 외로움과 섞여가” “감정에 굳은살이 뱄나봐 가슴이 먹먹”, “But 실패는 또 다른 가능성을 줘. 잊지 마 똑바로 살아가는 법”이란 가사가 지코가 쓴 가사 “상처가 아문다해도 흉터가 남아”, “철창 사이로 비추는 석양과 적막함이 내 외로움을 달래”, “감정에 굳은 살이 배었나봐 내 가슴이 먹먹”, “But 실패는 또 다른 가능성을 줘. 기억해 똑바로 일어서는 법”과 거의 흡사하다.

이것이 표절논란으로 이어지자 효민 측은 사전에 동의를 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코도 자신의 트위터에 “제 믹스테잎의 몇구절을 오마주하고 싶다해서 사전 동의후 작업이 진행된건 사실입니다! 제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미리 공지 드리지 못한점 저 또한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라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오마주’라는 표현은 자신이 존경하는 뮤지션의 곡을 밝히고 쓰는 것을 말한다. 효민이 지코를 정말 존경해서 오마주했다면 사전에 미리 밝혔어야 한다”고 말했다. 효민은 이 사실을 미리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작사 크레딧에 본인의 이름을 올렸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타이틀곡 ‘나이스 바디’ 티저 영상에서 미국 팝스타 로빈 씨크의 ‘블러드 라인스(Blurred Lines)’ 뮤직비디오와 거의 유사한 장면이 나온 것. 이에 대해 효민 측은 “뮤직비디오 감독님과 ‘나이스 바디’를 보여줄 수 있는 여러 장면들을 찾다가 로빈 시크의 뮤직비디오를 봤다. 워낙 유명하고, 누가 봐도 알 법한 것으로 패러디해야 할 것 같아 그 장면을 패러디했다”면서 “의상까지 똑같이 맞춰 티저 영상용으로 오마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러드 라인스’는 작년에 12주 연속 빌보드싱글차트 1위를 기록한 2013년 최고의 히트곡이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반라의 여성들이 다수 등장한 버전이 국내 언론에 의해 기사화가 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음악평론가 강일권 씨는 “해명한 걸 보면 오마주와 패러디를 혼용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일단 둘은 전혀 다른 의미다. 오마주는 존경, 패러디는 풍자의 의미를 갖는데 이번 티저 영상의 연출은 오마주와 패러디 어디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큰 문제다. 이번 경우는 그냥 수준 낮은 흉내 내기에 불과한, 오마주와 패러디에 대한 개념 부족이 부른 촌극”이라고 말했다.

표절 논란을 오마주란 단어로 은근슬쩍 넘어가려 한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과거에도 손담비, 소녀시대 등 국내 가수들이 콘셉트를 제작하는데 있어서 해외 영상 및 이미지를 표절했다는 논란은 계속해서 있어왔다. 한 관계자는 “케이팝 관련 영상들은 해외에서 관심이 높기 때문에 베낀 사실이 발각될 수 있다”며 “만약 당사자가 소송을 걸면 문제가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나도 한마디!] [텐아시아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EVENT] 뮤지컬, 연극, 영화등 텐아시아 독자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 클릭!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연예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광고

AiRS 추천뉴스

새로운 뉴스 가져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