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걸', 한국형 로맨틱 드라마 가능성 보였다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6.02.0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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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해 이동욱 이준기 주연의 SBS 수목드라마 '마이걸'이 지난 2일 24.9%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마이걸'은 축구 중계와 대통령 신년 연설 등 각종 악재에 부딪혀 시청률 바람몰이는 일으키지 못했지만 한국형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진화형이라는 평을 얻으며 인기를 모았다. '마이걸'이 남긴 것을 짚어 봤다.


#마이걸-한국형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진화

'마이걸'은 신세대 작가들의 재기발랄함에 더해 사전 제작이 미흡한 한국 드라마의 현실, 발달한 인터넷 문화가 한 데 어울려 새로운 형식의 로맨틱 드라마로 마무리됐다.

'진실게임' '콜럼버스의 대발견' 등 예능 프로그램 작가 출신인 홍정은 홍미란 자매 작가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참고해 드라마의 줄기를 바꾸는 관행을 따르면서도 거기에 한발 더 나가는 대담한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네티즌들이 제기한 각종 결말 버전을 극중 등장인물이 하나씩 소개한 장면은 백미로 꼽힌다. 이는 당일치기 촬영이 가능한 한국 드라마 제작에서만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재벌2세 남자와 가난한 여자와의 사랑, 4각 관계 등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등장하는 장치를 활용하면서도 이유있는 악역을 만들어 내 진부함도 벗어 던졌다.

또한 PPL을 무리하게 소개해 비난을 샀던 다른 드라마들과 달리 스노우볼, 휴대전화, 눈 등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소품으로 활용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전기상 PD 역시 '쾌걸춘향'에서 선보였던 속도 넘치는 촬영과 편집으로 드라마를 진두지휘했다. 영화 '스피드'를 연상케 하는 주유린(이다해)의 버스 따라잡는 장면 등 소소한 사건을 '침소봉대'하는 기법을 사용, 재미를 추구하는 신세대의 구미를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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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해 이동욱의 재발견과 '왕의 남자' 효과

'왕꽃선녀님' '그린로즈' 등에서 청순가련한 여인을 주로 연기했던 이다해는 '마이걸'에서 물을 만난 고기 같은 연기를 선보였다. 제목에서 암시하듯 '마이걸'은 여자 주인공의 비중이 상당히 큰 작품이었다.

특히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하면서도 결코 밉지 않는 연기를 펼치기란 쉽지 않은 법. 하지만 이다해는 이를 완벽하게 소화해 기존 이미지에서 180도 변신했다. 이다해는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성격이 활발한 편이라 극 중 배역과 잘 맞았다"고 말했다.

이동욱 역시 '마이걸'을 통해 연기파 배우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그는 '술의 나라' '부모님 전상서' 등 각종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연기나 인지도 면에서 큰 주목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마이걸'에서의 호연을 선보인 뒤 드라마 출연 섭외가 쏟아질 만큼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영화 '왕의 남자'로 스타덤에 오른 이준기는 '마이걸'에서는 영화에서 선보였던 것 만큼의 호연을 펼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왕의 남자' 신드롬으로 엄청난 주목을 받으면서 촬영장에 수많은 팬들이 몰리는 등 유명세를 얻었다.

'왕남 폐인'들은 '마이걸'에서 이준기가 등장하는 장면만 편집해 올리는 등 정성을 기울이기도 했다. '왕의 남자'처럼 이준기와 이동욱을 동성 관계로 묘사한 패러디도 인기를 모았다.

마지막으로 남녀 주인공의 이름에 얽힌 일화.

이동욱의 극 중 이름인 설공찬은 조선 중기 국한문 소설인 '설공찬전'에서 따왔다. '마이걸' 애청자들은 설공찬전에서 설공찬이 귀신인 점에서 착안, 설공찬이 사실은 주워온 자식이고 주유린이 실제 손녀라는 결말을 유추하기도 했다.

이다해의 극 중 이름인 주유린은 홍정은 작가의 남편 후배 이름를 빌린 것이다. 흔치 않은 이름이란 점에서 사용했지만 주유린의 아버지가 사기꾼이라는 극 중 설정 때문에 실제 주유린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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