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1000억 대박…日 열도 'K팝 앓이'
아이돌그룹의 맏형 동방신기가 최근 중국과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지난 3월 말 중국 베이징체육관에서 가진 콘서트에는 1만명의 중국 팬들이 한국식 응원도구인 야광봉을 시종 흔들며 갈채를 보냈다. 지난달 말 사이타마 아레나에서 시작한 일본 5대 돔 투어에는 8월 중순까지 18회 동안 85만명을 예약받았다. 한국 아이돌가수의 단일 국가 투어로는 최대 관객 기록이다. 8월17~18일에는 7만5000석의 초대형 닛산 스타디움에서 해외 가수로는 처음 공연한다.

이 투어의 티켓 가격은 1인당 평균 12만원. 85만명의 티켓 총수입은 1020억원으로 추산된다. SM엔터테인먼트는 동방신기 외에 소녀시대와 샤이니 월드투어도 6월부터 나선다. 앞서 투어를 시작한 슈퍼주니어는 최근 남미투어를 다녀왔다.

지난해 동방신기는 월드투어에서 57만명을 모았다. 슈퍼주니어(28만명), 샤이니(25만명), 소녀시대 등 소속가수 합동 공연(30만명)까지 SM엔터테인먼트는 총 140만명의 해외팬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였다. SM 관계자는 “올해는 지금까지 확정된 공연의 관객 수만 해도 지난해 수준과 맞먹는다”며 “연말까지 공연 횟수를 합치면 지난해보다 관객이 적어도 50% 이상 늘 것”이라고 말했다.

K팝 가수들이 올 들어 해외 공연에 더욱 적극 뛰어들고 있다. 세계적인 인기를 발판으로 광범위한 국가에서 수익을 거두겠다는 것이다. 싸이가 소속한 YG엔터테인먼트는 싸이의 해외 공연 스케줄을 짜고 있다. 미국 측 파트너와 협의가 끝나는 대로 일정을 공개할 계획이다. YG 관계자는 “싸이의 첫 월드투어인 만큼 세계적인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YG가 거느린 빅뱅의 지드래곤은 올해 8개국 13개 도시, 25회 공연에 55만명을 동원할 계획이다. 한국 솔로가수 최초로 일본 4대 돔 투어도 예정돼 있다. 빅뱅의 대성은 일본 19개 도시에서 25회 공연을 갖고 10만여명을 모으기로 했다. 빅뱅은 지난해 미국 등 12개국 월드투어에서 80만명을 모았다. JYP의 2PM, DSP의 카라, FNC의 씨엔블루 등도 일본을 비롯한 해외 투어에 이미 들어갔거나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K팝이 큰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비해 해외 공연 수입은 지난해보다 20% 정도 느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연 횟수는 작년보다 늘어나지만 최대 시장인 일본에서 유입되는 엔화의 약세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해외 공연은 음반(음원)보다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한다. 지난해 K팝 수출액 2억3500만달러(추정치) 중 공연 수익이 절반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에서 K팝 공연과 음반(음원)의 수익 비중은 6 대 4 정도다. 다른 나라에서는 음반 수익이 거의 없고 공연 수익뿐이다. 대형 공연장에서는 티켓 판매 외에 수건과 옷, 화보집 등 캐릭터 상품 판매도 회당 20억원 이상을 기록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