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9일째를 맞고 있는 KBS 새노조(위원장 김현석·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소속 기자들이 청와대의 민간인사찰 증거인멸을 위한 금품 제공 의혹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 생가에 시민의 혈세가 펑펑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고 나서 주목된다.

KBS 새노조가 13일 밤 12시쯤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리셋 KBS 뉴스9> 첫방송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당시 증거인멸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최근 청와대의 증거인멸 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한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청와대측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폭로했다.

리셋 KBS 뉴스9는 “취재결과 최 전 행정관이 장 전주무관에게 돈까지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장 전 주무관은 ‘모씨한테서 금품 제안을 받은 것 이상이죠, 제안 이상의 뭔가가 있었던 거죠’라는 질문에 “제가 나중에 따로 말씀 드릴께요”라고 답했다.

리셋 뉴스9는 “재판과정에서 장씨가 흔들리자 최 행정관이 지인을 통해 장씨에게 위로금조로 2000~3000만원을 건넸다는 것”이라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청와대 개입사실을 감추기 위해 입막음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가능한 대목”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시종일관 윗선은 없었다는 검찰, 폭로가 계속되는 데도 아직 재수사여부도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파업중인 KBS 기자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생가가 있다는 포항시 덕실마을에 펑펑 혈세가 들어가면서도 관광객은 해마다 줄고 있는 허구성을 폭로했다. 특히 이 곳은 이 대통령이 태어나지도 않은 곳이며, 해방 직후 이 대통령이 오사카에서 살다 잠시 귀국해 유년시절 3년 지냈던 곳에 불과하다.

덕실마을을 찾은 KBS 리셋뉴스9 취재팀은 “광복이후 오사카에서 귀국해 네 살부터 여섯 살까지 3년 남짓 살았다. 그런데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이 마을이 들썩이기 시작했다”며 “이 대통령 고향집 가리키는 표지판을 따라 도착한 곳은 대통령의 사촌형수가 살고 있는 집이지만 정작 대통령은 하루도 살았던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KBS 리셋뉴스9 팀은 “진짜 고향집은 바로 옆이나, 지금은 주인 바뀌어 현대식 주택이 들어서 있다”며 “반경 100m 안에 세 번째 고향집이 등장하는데, 경주이씨 종친회에서 옛날 모습으로 복원하고 있는 초가집”이라고 전했다.

대통령 고향집이 세곳이나 차지하고 있는 이 덕실마을에는 지난 해 2월 문을 연 지상 2층 규모의 덕실관이 들어서있다. 관광객 편의시설이라지만 실제 건물 안은 이명박 미화 전시관이나 다름없었다. 취재팀은 “가난 역경을 극복한 사례로 대통령의 일생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며 “시청각실에서는 ‘현대건설 사장과 서울시장 시절 등 대통령의 업적을 담은’ 홍보물(청와대서 받은 것)을 상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덕실관 주변에는 대통령 가난했던 유년시절 과일 군고구마 뻥튀기 장사로 주경야독해 꿈을 이뤄냈다는 내용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늘어서있었다.

포항시는 이 안내판과 포토존을 세우는데 3억 여 원을, 덕실관을 세우는데 15억 원을 썼다.

그러나 포항시의 바람과는 달리 덕실마을을 찾는 관광객 수는 취임 첫 해 48만 명에 달했으나 지난해 13만 명으로 대폭 줄었다고 취재진은 전했다. 현지 주민은 “말도 못하죠. 3분의 1도 안들어오죠”라고 말했다.

KBS 리셋 취재진은 “태어난 곳도 아니고 유년시절 겨우 3년을 살았던 마을에 대한 기념사업이 후대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Reset KBS_Reset KBS뉴스9 1회 from kbsunion on Vi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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