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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SBS 사극 ‘연개소문’… 청년역 이태곤 & 중년역 유동근

[동아일보]

《“중국의 동북공정이 이 드라마 하나로 무색해지길 바란다.”(이환경)

다소 거창하고 감정적이다. 하지만 상업성을 동반한다. 시청률 30%를 상회하며 인기몰이 중인 MBC ‘주몽’, 월드컵 응원 속에 스며 있는 민족주의 열풍이 이를 증명한다. 다음 달 8일 방영되는 SBS 100부작 대하 사극 ‘연개소문’(연출 이종한·극본 이환경) 역시 ‘고구려 역사를 다룬 정통 사극’을 표방한다.》

제작기간 3년, 제작비 400억 원, 드라마 ‘용의 눈물’과 ‘태조 왕건’의 이환경 작가 등 성공을 암시하는 요소는 풍부하다.

그러나 방송 관계자들은 이 드라마에서 역사와 드라마적 재미를 어떻게 혼합하느냐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이는 연개소문을 연기하는 두 연기자에게 달렸다고 말한다. 거친 무인 이미지의 청년 연개소문 역을 맡은 탤런트 이태곤(29)과 중후한 위엄으로 북벌을 시도하는 중년 연개소문 유동근(50)이 극중 얼마나 잘 연결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28일 경북 문경시의 드라마 오픈 세트장에서 두 연개소문을 만났다.

○ 카리스마 중년 연개소문 유동근

두꺼운 강철 갑옷에 5개의 검을 차고 있는 유동근. 영류왕을 시해한 뒤 보장왕을 옹립해 정권을 장악한 쿠데타의 주인공, 당나라의 침략을 4번이나 막아낸 고구려 최고권력자 연개소문이 그대로 겹쳐졌다.

“멋있어 보이지만 오검(五劍)이 12kg, 갑옷이 8kg 이상 나가요. 여기에 부월도까지 들면 30kg이 넘고…. 땀이 배면 더 무거워집니다. 극중에서 날 태우는 말도 힘들어할 정도니까요. 그저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습니다.”(유동근)

드라마 1, 2회에 방영될 대규모 안시성 전투 신, 무거운 의상으로 지쳐 있을 법한데 이방원(용의 눈물)과 대원군(명성황후) 등 대형 사극의 주역답게 여유로운 표정으로 등에 멘 오검을 설명해 준다.

“단검, 중검, 장검…. 다섯 개의 검은 오행을 의미합니다. 멋으로 차는 줄 알았는데 적에 따라 사용하는 검이 달랐을 정도니, 연개소문이 무적일 수밖에 없죠. 드라마에서 뛰어난 무술, 전략, 영웅적 면모가 잘 드러날 겁니다. 하지만 무조건 미화하는 건 싫어요. 안시성 안에서 곧 죽을지 모르는 백성들을 지켜보며 전략을 짜는 한 인간의 외로움, 180명의 대신을 죽인 연개소문의 독선도 표현할 겁니다.”

○ 로맨틱 가이에서 청년 연개소문 이태곤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의 로맨티시스트 ‘왕모’ 이태곤은 없었다. 대신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를 연상하게 하는 무장이 서 있었다. ‘왕모’역으로 착하고 부드러운 남자의 전형을 보여 준 그가 거친 이미지의 청년 연개소문을 소화할 수 있을까?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을지 걱정했어요. ‘하늘이시여’팀에서도 말렸습니다. 일단 말랑한 멜로 하나 더 찍고 CF 좀 찍으라고…. 하지만 젊은 연개소문의 강직함. 이거 하나만은 제대로 해 보고 싶었어요. 자기주장이 강해서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모습이 저랑 닮았거든요.”

사극이 처음이지만 청년 연개소문답게 “어휘와 의상만 다를 뿐인데 못할 게 뭐 있느냐”며 자신감을 드러낸다. 연개소문의 청년기는 당 태종 이세민과의 만남, 김유신 여동생과의 사랑을 축으로 진행된다.

“연개소문이 아무리 터프해도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부드러워질 수밖에 없죠. 신분을 초월한 사랑도 그려질 거예요. 아, 그나저나 중국에서 촬영하려 했는데 허가가 안 나더군요. 고구려 소재라고….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더 잘됐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중국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보면 섬뜩할 만큼 제대로 된 고구려 영웅의 모습을 보여 줄 겁니다.”

옆에서 듣던 중년 연개소문도 한마디 거든다.

“중국인들은 연개소문에게 패한 당의 역사를 가장 부끄러워하더군요. 중국 경극에서는 연개소문이 항상 부정적으로 그려질 정도예요. 고구려 역사 복원에 앞장서는 드라마들 연개소문, 주몽, 그리고 수종이(앞으로 방영될 KBS 사극 ‘대조영’ 주인공)도 모두 파이팅!”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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