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NAVER 연예

“연기수능도 90점 이상 받을래요”문근영

문근영(15)은 인형 같다. 귀엽고 깜찍하고 똘망똘망한. 영화 ‘장화, 홍련’의 주인공으로, KBS 2TV 월·화드라마 ‘아내’에는 주인공 부부의 딸로 출연중인 그의 연예활동은 여느 아역배우들과 다르다. 방학 동안에만 활동해온 ‘학생 배우’인 것이다. 약간의 예외가 없지 않지만.

공부 & 연기

문근영은 광주 소녀다. 영화나 TV드라마 출연을 서울과 광주를 오가면서 하고 있다. 방학 동안에만 출연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어쩔 수 없이 수업에 빠졌을 때에는 과외를 통해 보충하고 있다.

근영은 초등학교 6학년때 연기학원을 통해 재연배우로 데뷔했다. 출발이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TV는 사랑을 싣고’에 한 원로가수의 어릴 때 친구로 출연했는데 편집때 모두 잘려 불발에 그치고 말았다. 이후 야구선수 박재홍이 초등학교 6학년때 좋아했던 여자친구로 첫선을 보였다. 이어 TV드라마 ‘누룽지 선생과 감자 일곱개’ ‘가을동화’ ‘명성황후’, 영화 ‘길위에서’ ‘연애소설’ ‘장화, 홍련’등에 출연했다. ‘가을동화’와 ‘명성황후’에 각각 송혜교와 이미연의 아역으로 출연, 송혜교·이미연 이상의 인기를 누리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근영은 이들 작품을 방학때 소화했다. ‘연기를 하되 학생인 만큼 공부가 우선’이라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근영은 “1년에 1~2편만 하고 공부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등수에 관계없이 평균 90점 이상을 받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성적이 어느 정도냐고 묻자 “중3 때에는 좀 떨어졌지만 반에서 5등 안에 든다”고 귀띔했다. 늘 근영을 따라 다니는 그의 외할머니가 “공부에 대한 욕심도 많다. 전교 3등”이라고 정정하자 근영은 “3학년 1학기때 성적”이라며 “친구들이 열심히 안한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수학도 좋아하고 체육도 좋아해요. 한의사·사진작가·미용사·유치원 선생님… 매일 매일 되고 싶은 게 바뀌어요. 영화를 찍으면서 감독도 되고 싶었고요. 참, 한의사는 고등학교 수업을 받으면서 포기했어요. 만만한 게 아니더라고요. 지금은 훌륭한 선생님과 좋은 배우로 좁혀지고 있는데 두고 봐야죠”

공포 & 멜로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은 고전 비극 ‘장화홍련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포영화. 원작이 비극적인 가족사와 권선징악의 내러티브를 강조했다면 영화는 선악이 모호한 가족관계에 도사린 미스터리와 공포를 풀어냈다.

근영은 이 영화에 대해 “두 자매와 새엄마의 이야기라는 점만 고전과 같고 나머지는 전혀 다르다”고 소개했다. 그가 맡은 역은 ‘홍련’. 생모의 죽음을 목격한 뒤 늘 공포에 시달리며 언니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병약하고 눈물 많은 동생이다. 근영은 김갑수·염정아·임수정 등과 함께 했다.

출연 제의는 지난해 여름에 받았다. 여러 작품 가운데 왜 ‘장화, 홍련’을 골랐느냐는 물음에 근영은 “고른 게 아니라 대본을 받은 게 ‘장화, 홍련’뿐이었다”며 겸연쩍어 했다. 발그레해진 양 볼에 피어난 미소가 분홍빛 스웨터처럼 화사했다. “매니저 오빠가 나이가 애매해 출연할 만한 영화가 많지 않대요”라며 “출연작은 1차로 매니저 오빠가, 2차로 부모님이 고른 뒤에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처음에 ‘장화, 홍련’을 읽고 이해가 잘 안됐지만 느낌은 확 왔어요. 이전 배역과 다른 데 호기심을 느끼고 자꾸 읽었죠.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읽으면서 이해를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한 건데 정말 무서워요”

‘아내’에서는 상진(유동근)과 나영(김희애)의 딸로 출연하고 있다. 감성이 풍부하고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스럽고, 또래의 밝고 명랑한 면도 지닌 여중생이다. 근영은 “영화와 드라마, 둘 다 재밌는데 아무래도 ‘장화, 홍련’이 더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살아오면서 고함을 들어본 적이 없고, 외쳐본 적도 없어 연기하는 게 힘들었지만 재밌었다”면서도 “놀라거나 공포에 떠는 연기를 실감나게 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학생 & 스타

근영은 1987년 5월6일생이다. 근영은 “생일이 6일이어서 어릴 때부터 어린이날과 생일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해 손해를 많이 봤다”면서 “방송국에선 고3까지 아역인데”라고 말한 뒤 배시시 웃었다.

공부와 연기를 병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예상대로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었다. 근영은 “수업에 빠진 뒤 보충받느라 힘든데 친구들은 빠지는 것만 보고 부러워한다”면서 “연예인 티를 안 내려고 조심하는데 친구들이 어느 정도는 질투를 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중학교때 촬영하느라 수학여행을 못간 건 지금도 못내 아쉽다”고 털어놨다.

근영이 존경하는 사람은 외할머니다. 근영은 “엄마·아빠는 직장 가고 외할머니가 키워주셨다”면서 좋아하는 배우에 대해서는 “너무 많다. 각각 장점이 있어 다 좋다”고 말했다. 외할머니가 곁에서 “절대로 누구 한 사람을 지목해서 좋아한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근영이가 활달하고 의리파여서 여학생들에게 더 인기가 좋고, ‘나는 열일곱살이에요’부터 요즘 노래까지 노래도 잘 부른다”며 “성격이 깔끔해 집안 정리도 잘 하고 가방도 미리 다 챙겨놓고 잔다”고 손녀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너무 귀여움과 사랑만 받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근영은 어깨를 들썩인 뒤 “겸손해라. 책을 많이 읽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대학을 나와도 소용 없다. 꿈은 크게 목표는 높게 가져야 한다는 엄마의 말씀을 깊이 새기고 있다”는 말로 자신감을 보였다. 환하게 미소짓는 모습이 사람으로 환생한 인형을 떠올리게 했다.

/배장수기자 cameo@kyunghyang.com/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연예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광고

AiRS 추천뉴스

새로운 뉴스 가져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