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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위크엔드스토리] 황정음, 인생이 드라마다



[최정아 기자]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통장 잔고 497원에서 국민 호감으로, 연기력 논란의 주인공에서 앞다퉈 모셔가는 로코(로맨틱 코미디) 여신으로. 인생이 드라마다.

85년생 황정음의 인생은 롤러코스터와 같다. 고생을 모르고 컸을 것 같은 밝은 목소리와 표정, 청량음료처럼 통통 튀는 연기 뒤에는 남모를 고민과 눈물이 공존한다.

배우 황정음이 SBS 새 수목드라마 ‘훈남정음’으로 컴백했다. 2016년 결혼, 2017년 임신과 출산을 거쳐 2년만에 돌아온 안방극장.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매끄러운 연기와 여전한 미모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훈남정음’은 사랑을 거부하는 비연애주의자 훈남(남궁민)과 사랑을 꿈꾸지만 팍팍한 현실에 연애포기자가 된 정음(황정음)이 연애불능 회원들의 솔로 탈출을 도와주다가 사랑에 빠져버린 코믹 로맨스. 황정음은 특유의 코믹 호흡과 사랑스런 매력으로 드라마 팬들의 리모콘을 붙잡았다. 1, 2회에는 2049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 1위를 차지하며 동시간대 경쟁작을 가뿐히 제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믿고 보는 황정음, ‘믿보황’의 귀환이다.

하지만 늘 스포트라이트만 받은 것은 아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2001년 중학교 3학년 시절 한 기획사 대표에게 길거리 캐스팅된 황정음. 선화예술고등학교 입학 1년만인 2002년, 아유미 박수진 등과 함께 걸그룹 슈가로 데뷔했다. 제 2의 S.E.S, 핑클을 꿈꿨지만 슈가 활동은 실망스러웠다. 결국 2004년 말 연기자 활동을 선언하며 팀을 탈퇴한다.

특히 황정음은 슈가 팀 멤버였던 아유미의 존재에 큰 자괴감을 느꼈다고. 황정음은 슈가 당시 리드 보컬로서 팀 중심 멤버였다. 하지만 아유미 인기가 높아질 수록 황정음 자리는 작아져갔다.

이에 대해 황정음은 “당시 ‘왜 아유미와 아이들이야?’했다. 사진 찍을 때도 원래 제가 메인이었는데 자꾸 사이드로 밀려났다. 그런 것도 이해가 안됐고 TV에 나가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돌아보니 얻은 게 더 많다. 그는 “정말 다행인 건 슈가라는 힘든 시절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상황이어도 감사하는 마음을 배웠다. 추위를 아는 사람이 태양의 따뜻함을 안다고 생각한다”며 솔직한 속마음을 전했다.

2005년 드라마 ‘루루공주’를 시작으로 ‘사랑하는 사람아’ ‘겨울새’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뭐든 열심히 해보겠다는 의욕으로 다작을 했지만 연기력 논란만 가중됐고 호감도는 떨어졌다. 그리고 찾아온 공백기. 당시 자신의 이름으로 되어있던 통장 2개의 잔고는 각각 250원과 247원이었다.



이렇게 잊혀지나 했던 황정음에게 다시 한 번 찾아온 기회. 2009년 시트콤 드라마 ‘지붕 뚫고 하이킥’은 황정음의 연기 인생에 인공호흡기를 달았다. 솔직하고 엉뚱하지만 당당한 자신의 실제 모습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황정음 캐릭터는 큰 사랑을 받았다. 남성팬보다 여성팬들이 황정음에게 더 많은 지지와 사랑을 보낸 시점도 이 때부터다.

황정음은 오랜 아픔을 딛고 배우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자신감과 노력을 꼽았다. “어려서부터 친구들이 ‘쟤 왜 저래’ 했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며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하이킥) 시절에는 제 모든 걸 걸었다. 엄마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 처음 봤다’ 하셨을 정도로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사랑받는 캐릭터를 찾았으니 안전한 선택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황정음은 연기 변신을 거듭한다.

시대극, 가족극, 의학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 거침없이 도전했다. 매 작품 성장했다. 2010년 ‘자이언트’ 최종회는 4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2013년 ‘비밀’을 통해서는 그해 연말 KBS 연기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다. 2015년 MBC 연기 대상에서는 전인화, 지성과 함께 강력한 연기 대상 후보로 점쳐지기도. ‘하이킥’ 이후 출연한 모든 드라마가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뒷배경엔 황정음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자만할 수도 있다. 분위기에 취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냉정한 편이다.

황정음은 “발연기라는 말을 듣던 내가 이 자리에 온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그렇지만 지금도 한참을 더 배워야 하고 냉혹할 정도로 나를 지적해야 한다”고 자신을 돌아봤다.

상대 배역과 호흡도 언제나 기대 이상. 주상욱, 최다니엘, 김재원, 지성, 박서준, 류준열 등 어떤 남자 배우를 붙여도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자신은 물론 상대역의 매력까지 반짝반짝 빛나게 하는 이 에너지는 황정음만의 무기다.

밝은 얼굴로 돌아온 황정음. 오랜만에 만난 스포츠월드 독자들을 위해 인사를 건냈다.

“정말 대본을 읽으면서 행복감이 든다는 건 축복 같은 일인데요. 요즘 매일 매일 보물 같은 글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김유진 감독님이 정말 세심한 연출을 해주고 계세요. 잠이 모자르고 체력에 한계가 와도 행복하더라구요. 소풍 가는 날 같은 저의 행복감이 시청자분들에게도 전해졌으면 합니다.”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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