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이트] '영원한 히어로' 탤런트 '이병헌'

입력2001.03.01. 오후 6:00

공감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스크린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를 TV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것은 시청자에게는 행운일 지 모른다.

그렇다면 출연배우는 어떤 생각일까.

영화 "JSA"에 이어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도 연타석 흥행홈런을 날린 이병헌(31)에게 물어봐야 할 것같다.

그는 오는 14일부터 시작하는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연출 이장수,오후 9시55분)을 통해 오랜만에 미니시리즈로 안방시청자를 찾는다.

"매번 마음속으로는 영화에 전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마음대로 되지 않네요. 제 개인적으로는 시간에 쫓기지않고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훨씬 재미있고 좋아요"

꽤 여운이 남는 말이다.

그는 이번 드라마출연때문에 배우로서 평생 한번 올까말까하는 국제영화제(베를린영화제) 참석기회를 날렸다.

"JSA"촬영 당시 "국제영화제에 가면 무슨 일이 있어도 따라가겠다"고 입버릇처럼 달고 다녔기때문에 더욱 가슴이 아팠다.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한달반 가량 늦게 드라마에 합류했기때문에 더 이상 저때문에 스케줄 전체를 망가뜨릴 수가 없었습니다"

방송국과의 계약이 만료되면 당분간 드라마에서 그를 보기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을 인터뷰중 자주 받았다.

실제로 그는 TV드라마보다 영화에 매력을 더 느끼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꽤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10년쯤 뒤에 절 그 드라마속의 주인공으로 기억해줄 시청자가 얼마나 될 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드라마는 소비성이 강하죠.영화는 달라요. 흥행에 관계없이 관객의 마음속에 10년 아니 평생동안 남아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릴적 지녔던 영화에 대한 동경이 연기경력 10년의 그에게 이제 또렷하게 인생의 지향점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영화에서의 연이은 성공후 첫 출연하는 드라마라 심리적인 부담이 적지 않을 것 같지만 그의 대답은 태평스럽다.

"원래 흥행이나 시청률에 그렇게 민감한 성격이 아니에요. 평생 할일인데 매번흥행에 신경쓰고 살면 피가 말라 못살거에요"

"아름다운..."에서 이병헌이 보여줄 민철역은 여태까지의 부드러운 이미지와 사뭇다르다.

깡패출신인 친부(이정길)에 뒤를 이어 국내최대의 음반업계를 경영하는 버클리음대출신의 엘리트로 냉정함과 강한 카리스마를 함께 지닌 인물이다.

연수(최지우)를 두고 이복동생 선재(류시원)와 갈등관계로 치닫는다.

그는 민철의 성격을 잡느라 상당히 애를 먹었단다.

"정말 제머리를 아프게 한 인물이었어요. 웃어야할때 화내고 화내야 할때 웃는독특한 성격이에요. 민철을 이해하기위해 매번 감독님이 짜증을 낼 정도로 자주 상의하고 물어봤어요"

그는 "배우가 자신이 맡은 인물의 당위성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반쪽자리 연기밖에 못한다"고 말했다.

"제가 평소 성격은 덜렁대도 일할때는 완벽하게 하고 싶거든요"

이런 그를 두고 이장수 감독은 "과거 청춘스타였던 이병헌이 이제 감독과 관객들에게 신뢰감를 주는 30대의 "배우"가 됐다"고 평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섹션분류를 하지 않았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