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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배우 정경호 |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 23일 개봉하는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감독 김현석, 제작 MK픽처스)는 광식ㆍ광태 형제 이야기다.
7년 동안 짝사랑해온 여자에게 단 한번도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형 광식(김주혁 분)은 사랑은 반드시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동생 광태(봉태규)는 형과 정반대다. 여자와 처음 섹스를 하고 나면 테이크 아웃 커피 전문점으로 향한다. 서비스 커피를 향한 쿠폰북의 도장이 그 여자와 관계한 횟수. 12개의 도장을 다 받는 날 광태는 여자와 기꺼이 헤어진다. 광태에게 사랑은 단순한 유희처럼 비춰진다.
이 영화에 또 다른 주요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한심 3인방'이라고 불리는 광태의 절친한 친구이자 사진관을 운영하는 광식 밑에서 조수로 일하는 일웅. 정경호가 연기한 일웅이는 광식과 광태를 섞어놓은 인물이며, 마치 영화는 이 캐릭터가 사랑 방식의 대안이라고 밝히는 듯하다.
일웅은 적당히 사랑의 유희를 즐기나, 진정한 사랑(이요원)을 맞닥뜨리고는 친구의 형을 따돌릴 정도로 용감한 대시로 밀고 나가 결국에는 그 사랑을 쟁취한다.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통해 먼저 스크린에 선보였지만 정경호의 영화 데뷔작은 '광식이 동생 광태'다. 연기자 프로젝트 그룹 '다섯 개의 별'로 정식 데뷔한 후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어여쁜 당신'을 거쳐 영화 두 편까지 개봉하는 등 바쁜 날들을 보냈다.
정경호는 "일웅은 어찌보면 얄밉지만 결코 얄미울 수 없는 아이"라고 소개했다.
"첫 영화여서인지 애착이 가죠. 특히 감독님을 비롯해서 주혁, 태규 형 등 남자들끼리 정말 재미있게 촬영장에서 놀았어요. 선배들에게 배울 것도 많았고."
그가 생각하는 '광식이 동생 광태'는 남자들의 귀여운 흑심이 담겨 있는 영화다.
"남자들의 그런 마음을 여자들이 귀엽게 봐줘야 해요. 너무 안 속아주니까 남자들이 이런 얘기나 하고 있는 것 아니냐구요." 투정 섞인 말투로 사랑에 관한 남자들의 환상을 말하는 모습이 딱 영화 속 일웅이와 같다.
쉼 없이 달려온 정경호는 "아직까진 연기하는 게 마냥 즐겁기만 하다. 그러다 모든 장면들이 나중에 보면 다 아쉽다. '좀 더 배역에 집중할 걸' 하는 후회도 들고. 다음에 더 잘해야지 하는데, 막상 하면 또 아쉽고"라며 자신이 놓여 있는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광식이 동생 광태'를 촬영하는 두 달 동안 그는 행복했다. 일웅이 모습 속에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어 더 좋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결혼식장에서 김주혁이 노래 부르는 마지막 장면. 그 장면에서 그는 일웅으로선 가장 힘든 감정 신을 연기했는데 '짤려나갔다'.
"물론 아쉽죠. 그래도 대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그 장면에서는 광식이의 감정이 최대한 끌어올려지고, 그 감정에 관객이 공감해야 하는데 일웅이의 감정까지 드러난다면 산만해질 수 있었을 테니까요." 제법 어른스러운 말까지 한다.
한창 바쁘게 일하다 쉬고 있는 요즘, 오히려 괴롭다.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것.
22살의 아직 어린 나이, 나이보다도 어려보이는 얼굴, 착착 감기는 말투로 인해 막내 동생 같은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힘들 수도 있다는 걱정섞인 말에 그는 "나이들면 어차피 어려보이는 역을 하고 싶어도 못하지 않나.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다"고 받아친다.
"할 수 있는 것이라도 잘해낸 후 서서히 변해가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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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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