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평> MBC새주말극「그대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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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聯合) 서한기 기자= `파격연기의 실험무대'

MBC가 오는 11일 오후 8시 첫선을 보이는 새주말연속극「그대 그리고 나」(극복 김정수 연출 최종수)는 이같은 소리를 들어도 될 만큼 출연인사들의 이미지 변신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그룹이 공동제작형식으로 참여, 전쟁터를 연상시킬 만큼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 주말드라마경쟁에서 제작비를 전액 지원한 「그대 그리고 나」는 장르상으로는 코믹과 멜로라는 두가지 양념을 듬뿍 뿌린 흔하디 흔한 가족드라마에 속한다.

한 회사에서 만난 평범한 두 남녀가 사랑한 끝에 하나가 돼, 둘이서 힘을 합쳐 남편의 사고뭉치 시아버지와 말썽꾸러기 동생들을 묵묵히 돌보며 수시로 닥치는 결혼생활의 위기를 극복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민다는게 기둥 줄거리.

하지만 「그대 그리고 나」는 상투적인 소재를 취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표현하는 일부 연기자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도전적인 연기 하나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이전에 볼 수 없던 신선한 충격을 던지기 때문이다.

`호화군단'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이 드라마에 나오는 탤런트들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 없다.

모두 방송연예계에서 그래도 한가닥한다는 사람들이다. 남녀주인공 연인으로 얼굴을 내밀 박상원과 최진실을 포함, 박상원의 아버지와 동생들로 설정된 최불암과 차인표, 송승헌 등이 출연할 뿐 아니라 최진실의 부모로 심양홍과 김혜자를 비롯해 이모로 박원숙이 각각 캐스팅된 현황에서 드러나듯 중견과 신진을 망라한 `스타들의 격전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비록 이 가운데 몇몇은 기존 연기패턴을 그대로 답습하는, 한곳에 정체된 모습을 보여 실망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최불암과 차인표의 경우 `자기파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자신뒤에 숨어있던 또다른 이면을 바깥으로 이끌어내는데 성공, 자연스럽게 시선을 붙잡았다.

기업체 사장이나 마을유지, 다정다감한 아버지 등 주로 선한 면모만을 보여주던 최불암은 입에 욕을 달고 사는 거칠기 짝이 없는 험악한 뱃사람으로 표변, 무르익은 연기력을 과시해 `역시 최불암'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했다.

아울러 도시적 세련미가 넘치던 차인표도 지나번 미니시리즈「영웅반란」에서 부터 시도했던 이미지 변신작업의 연장선상에서 반반한 얼굴 하나만 믿고 부잣집 딸을 꼬시다 어떤 계기로 반성하고 결국 시장의 노점상으로 거듭나는 문제아역할을 더할나위없이 훌륭하게 소화해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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