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에서 패륜아로 변신’「미스터 소크라테스」의 김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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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더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커다랗고 선한 눈망울과 해사한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인 김래원(24)이 안면몰수하고 패륜아로 돌변했다.

지하철 노약자석에 누워 자다가 담배를 피워물고, 친구를 배신하며 수감 중인 아버지에게 돈을 요구한다. 많은 뭇 여성들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일. 그러나 정작 본인은 이번 연기에 신명을 느꼈고 전작들보다 훨씬 편했다고 한다.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감독 최진원, 제작 커리지필름)를 들고 찾아온 김래원을 만났다.

▲날 것 그대로의 느낌 원해

영화 '어린신부' '…ing', 드라마 '러브 스토리 인 하바드' '옥탑방 고양이' 등을 통해 김래원이 보여준 모습은 얼굴 가득 머금은 환하고 순수한 웃음이 매력적인 착한 남자다. 때로는 다소 철없기도 하고 대책없기도 하지만 그는 언제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어필했다. 하지만 '미스터 소크라테스'에서는 180도 달라진다. "늘 어깨에서 힘을 뺀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는 날 것 그대로의 '양아치'의 느낌을 주고 싶었다. 사실 더 자신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사실 김래원은 청소년 드라마 '나' '학교2' 등의 작품에 출연하던 당시만 해도 키가 껑충하게 큰 반항아의 이미지가 강했다. 또 자연인 김래원 역시 인사성 밝고 부드러운 매너의 이면에 남성적이고 강한 면이 자리하고 있다. "기억을 잘 못하셔서 그런데 신인 때는 이런 역을 더 많이 했다. 반항적이고 어두운. 어느 순간 밝게 풀려서 그렇지 내가 원래 '이쪽' 과다."(웃음) 그래도 오랜만의 변신에는 나름대로 시행착오가 있었다. "촬영 초반 '양아치'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감독님의 지적을 받고는 촬영을 중단하고 한참 고민한 적이 있다. 자신 있다고 했지만 그동안 몸에 밴 스타일이 있어서인지 처음부터 느낌이 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가만히 서 있는 장면에서도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살아났다."



▲너무 멋있게 그려져 부담

영화가 공개된 지금 김래원에게는 행복한 고민(?)이 한가지 생겼다. 천하의 망나니를 연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사회 결과 "너무 멋지게 그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화면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그냥 후반부 주인공이 무턱대고 패륜아는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보이는 정도인줄 알았는데 곳곳에 멋진 장면이 놓여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내가 너무 멋지게 그려진 것이 아니냐고 한마디씩 해 솔직히 부담스럽다." 조직의 필요에 의해 형사로 키워진 '나쁜 놈'이 교육을 통해 옳고 그름을 알게 되면서 영화는 후반부 김래원의 활약상을 펼쳐놓는다. 여기에는 액션 연기가 한 몫 톡톡히 했다. 김래원이 액션 연기에 도전한 것도 이번이 처음. "운동은 웬만큼 하니까 액션 연기를 앞두고도 준비를 안 했다. 그랬더니 첫 액션 촬영 때는 3일간 못 일어나기도 했고, 또 도중에는 먹은 것을 다 토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힘들었지만 그래도 하고나니 좋았다."



▲나를 비우는 작업에 성공

김래원은 '미스터 소크라테스'를 통해 스스로를 비우는 작업에 성공했다. 고집 세기로 유명한 그가 이번 영화를 앞두고는 외관상의 변화뿐 아니라 내면적으로도 변화를 추구한 것이다. "촬영을 앞두고는 미리 철저하게 계산을 하고 준비하는 스타일이다. 고집도 세다. 실제로 내 고집을 관철시켜 잘된 작품도 많다. 그러다보니 더 고집을 부리게 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고 생각했다." '버리는' 작업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하지만 그는 마음을 굳게 먹고 촬영 끝까지 귀와 마음을 열어놓았다. "데뷔한지 8년째고 본격적으로 연기에 욕심을 내기 시작한 것은 4-5년 됐다. 처음으로 나를 비워봤는데 결과가 좋은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불과 몇달 사이에 막내에서 맏형으로 이미지가 올라선 것 같다. 주변에서도 '많이 컸다'는 소리를 한다." 2006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세 편의 작품을 소화할 예정이라는 그는 "거창하게 계획을 세워두지는 않는다. 그냥 그때그때 딱 하고 싶은 작품을 고른다. 그러나 현재 욕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군대 가기 전에 부지런히 (연기) 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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