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동글동글한 얼굴에 동글한 미소를 담뿍 머금고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막 방송녹화를 마치고 나오는 정형돈. 목이 타서일까. 얼음 가득한 시원한 자몽주스 한잔을 시킨다. 향긋한 녹차라떼 향과 자몽주스 향이 한데 어우러진 가운데 그가 한마디 던진다. "이거 취중토크가 아니라서 조금 민망하네요."(웃음)
오랫동안 인터뷰를 안 해왔던터라 '살짝' 쑥스러워하는 그를 보니 방송에서 비춰지는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매일 카메라 앞에 서야하는 입장이지만 사진 찍는 것을 그 무엇보다도 어색해한다. '방송을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정작 인터뷰가 시작되니 청산유수처럼 말을 쏟아낸다.
지난 20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는 무한멤버들의 사주풀이 장면이 공개됐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멤버들의 사생활의 단면이 조금씩 수면위로 드러나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날 정형돈은 역술인에게 결혼운에 대해 물었다.
"지금도 바람을 피우고 있는데 또 바람을 피우려고 하냐"는 역술인의 풀이가 이어졌고 한술 더 떠 유재석은 "정형돈이 최근 마음에 드는 분이 생겼다고 한다"고 말을 더했다. 어떤 사연일까.
"저는 종교가 없어요. 사주 같은 것 잘 믿는 편이 아니지만 재미삼아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좋아하는 누나가 있었어요. 이 이야기를 '무한도전' 멤버들과 술자리에서 한 적이 있어서 다들 알고 있죠. 그날 녹화에서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방송에는 안 나갔어요. 지금은 아니에요. 예전에 좋아한 적이 있죠. 사주처럼 여자친구가 생기려나. 올해에는 꼭 생겼으면 좋겠어요.(웃음)"
정형돈은 지난 2000년 군 제대후 회사에 함께 다니던 동료와 MBC SBS KBS 개그맨 공채 시험에 연이어 응시해 KBS 17기 공채 개그맨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됐다. 처음에는 재미삼아 본 시험이 한 번 두 번 이어지자 자신감으로 발전, 회사를 그만둔 지 6개월 만에 방송 일을 시작하게 됐다. 방송 일을 하면서 그만의 특별한 컨셉트가 있을까.
"처음에는 캐릭터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시도를 해보곤 했는데, 안되더라고요.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은 흐름이 가장 중요해요. 그 흐름을 놓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죠. 박명수의 호통개그가 '만들어 봐야지' 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잖아요.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지는 거예요. 재미있게 즐기고 있는 분위기에서 억지로 무언가를 하게 되면 흐름을 못 쫓아가요. 자연스러움 속에서 내 성격이라든지 호흡 같은 것들이 발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한 두번 쌓이다 보면 나중에 캐릭터가 형성되는 것 같아요."
'건방진 뚱보' '어린 뚱보' '어색한 뚱보'. 정형돈이 '무한도전'에서 얻은 별칭이다. 지금은 어색한 캐릭터가 형성된 것 같다는 지적에 정형돈은 "프로그램에 맞춰가는 단계"라고 설명한다.
"'무한도전'도 그렇고 '상상플러스'도 그래요. '어색한 컨셉트'니 '왜 비중이 줄어드냐' 등의 말을 일부에서 하시지만, 실은 그렇지가 않아요. 프로그램마다 스타일도 다르고, 많은 것이 다르잖아요. 그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 같아요. '상상플러스' 할 때만 해도 제가 초기 멤버가 아니라 중간에 투입된 것이잖아요. 당연히 적응기가 필요하죠. 지금 '상상플러스'에서 제 모습을 두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찾아보기 어려울 겁니다. 이렇게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9월 '무한도전'은 정형돈과 하하와의 어색한 관계를 카메라에 담았다.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진행된 당시 방송에서 정형돈은 하하와 함께한 자리에서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고, 급기야 둘의 관계개선을 위해 둘만의 데이트를 준비하기도 했다. 실제로 하하와의 관계는 어떨까.
"글쎄요. 당시에는 몰랐는데 '정형돈 하하 빨리 친해지길 바란다'는 방송 전까지를 보면 어색한 관계가 맞는 것 같아요. 유재석 정준하 노홍철 박명수와는 자주 통화도 하고 지낸 것 같은데, 하하와는 전화 통화를 해본 기억이 없어요. '무한도전' 연출자인 김태호 프로듀서가 나와 하하의 관계가 어색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어색한지 몰랐는데, 그걸 그렇게 기획하더라고요. 생각해보세요. 남자 둘이 데이트하는 게 얼마나 어색한지요. 어색하지 않은 사이라도 어색하겠죠?(웃음)"
인터뷰 내내 또박또박, 때론 유쾌하게 말을 이어가는 정형돈. 뿜어내는 희뿌연 담배연기 속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잊지 않는다.
"방송을 보시는 시청자분들이 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비춰지는 모습들이 다큐멘터리나 르포가 아닌 이상 재미있게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분석을 한다든지, 확대 재생산을 하는 일은 그리 생산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방송에는 물론 안나가지만 서로 친하다 보니 과격한 행동을 할 때도 있고, 말을 재미있게 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그것만 똑 떼어내서 분석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요. 넓은 마음으로 웃으며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끝마치며 정형돈은 기자에게 '이러이러한 기자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작은 바람을 수줍게 털어놓으면 인사를 건넨다. 그의 건강하고 밝은 웃음, 오래도록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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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형돈 좋은데 ㅎㅎ
착하고 솔직하구 귀엽구 ㅋㅋ
싸가지 없는것보단 약간 어색하면서도 순박한 캐릭터가 좋던데 ㅋㅋ
정형돈 나오는 프로는 안보는게 없을정도로 ㅋㅋ
앞으로두 좋은 모습만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정형돈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