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한글 창제 이전의 표기법
우리말을 한자로 기록하는 방법에는 우리말을 중국어로 번역하여 한문으로 적는 것과 한자의 ‘뜻’과 ‘소리’를 빌려서 우리말을 적는 것의 두 가지가 있다. 한자의 음과 뜻을 빌려 표기하는 방식을 ‘한자 차용 표기법’ 또는 ‘차자 표기법’이라고 한다.
이 차자 표기의 원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원리는 한자의 ‘뜻’(=‘훈’(訓)=‘석’(釋)=‘새김’=‘의미’)을 이용하는 것이고 둘째 원리는 한자의 ‘소리’(=‘음’(音))를 이용하는 것이다. 첫째 원리에 따라 사용된 한자를 ‘석독자’라 하고 둘째 원리에 따라 사용된 글자를 ‘음독자’라 한다. 예를 들어 ‘水’ 자를 써놓고 ‘수’라는 한자의 음과는 상관없이 ‘물’이라는 단어를 나타내는 데 사용하였다면 이는 한자의 ‘뜻’을 빌려 표기한 것이므로 ‘석독 표기’이고, ‘古’ 자를 써놓고 그 뜻인 ‘옛’과는 관계없이 단순히 ‘고’라는 음을 나타내는 기호로 사용한 것은 음을 빌려 표기한 ‘음독 표기’이다.
대표적인 차자 표기 방식에는 ‘이두, 구결, 향찰’ 등이 있고 이들은 모두 문장 단위를 표기할 수 있다.
1) 이두
(1) 이두(吏讀) : 이토(吏吐), 이도(吏道), 이서(吏書) 등의 명칭으로 나타남
(2) 우리말 어순에 따라 한자를 배열하고 문맥을 분명히 하기 위해 문법적 요소를 덧붙임
(3) 이두의 역사는 신라 시대 이전으로 소급되며, 고려와 조선을 거쳐 한글이 창제된 이후에도 관청의 행정문서, 민간의 계약문서 등에 줄곧 사용됨
2) 구결
(1) 구결(口訣)은 ‘입겾’ 혹은 ‘입겿’이라고 하며 ‘토(吐)’라고도 함
(2) 한문을 읽을 때 문법적 관계를 표시하기 위해서 삽입하는 요소를 말함
(3) 이두와 달리 한자의 약체를 사용하기도 함
(4) 구결은 신라시대에 시작된 것으로 생각되나 오늘날 신라시대의 자료는 남아 있지 않음
(5) 이두와 구결의 차이 : 구결은 구결의 요소들을 전부 제거하고 나면 한문의 원문이 그대로 남아 있게 되는데 반해 이두는 문법적 요소를 제거하였을 경우 한문 원문이 그대로 회복되지 않음
3) 향찰
(1) 향찰은 한자를 이용하여 신라어를 표기하려는 노력의 집대성
(2) 향찰은 새로운 원리를 가진 표기 체계가 아니라 이미 발달되어 있는 표기 체계 즉 고유명사 표기법과 이두 및 구결의 확대로 이루어진 표기 체계
(3) 실질적 의미를 가진 부분은 석독 표기로, 문법적 요소는 음독 표기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함
(4) 향찰 체계는 지극히 복잡했으며 국어를 만족스럽게 표기하지 못함
(5) 오늘날까지 전하는 향찰 자료는 매우 드물며 향가에 국한되어 있는데, 아마도 향가문학의 발전이 이 표기법의 성립을 촉진한 것으로 보임
1.2. 한글 표기법의 변천
한글로 우리말을 표기하는 규칙, 즉 정서법의 원리는 훈민정음이 창제된 당시와 오늘날의 경우가 상당히 달랐다. 실제 발음을 충실히 표기하는 방식을 ‘음소적 표기법’이라 하고, 각 형태소의 기본형을 고정시켜 표기하는 방식을 ‘형태음소적 표기법’이라고 한다.
1) 중세국어 표기법
(1) 중세국어 표기법의 1차적 원리는 음소적이었다.
① 실제 음소를 한글로 충실히 표기
② ‘값’(價)에 조사가 붙은 형태를 ‘갑시, 갑슬, 갑도’와 같이 표기함
③ 음소적 원리가 가장 명확히 드러나는 것은 ‘받침 표기’에서인데, 종성으로 ‘ㄱ, ㅇ, ㄷ, ㄴ, ㅂ, ㅁ, ㅅ, ㄹ’의 여덟 글자면 충분히 쓸 수 있다고 한 ‘8종성법’은 음소적 원리에 입각한 표기
(2) 중세국어 표기법의 2차적 원리는 음절적이었다.
① 초성, 중성, 종성을 음절 단위로 모아서 쓰도록 규정
② 각 형태소의 원형이 표기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음절이 표기되는 것 : 연철 표기
③ 체언과 조사, 용언의 어간과 어미가 결합할 때에도 적용되어 명사 ‘곶’(花)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결합하면 ‘고지, 고즐’로, 동사 ‘먹-’(食)은 ‘머그니, 머거’ 등으로 표기됨
④ 16세기에 들어서면 명사 ‘님금’(王)에 주격조사 ‘이’가 연결될 때 ‘님금미’로 표기되는 ‘중철 표기’가 나타남. 이는 ‘혼철 표기’라고도 하는데 분철 표기와 연철 표기의 중복이라 할 수 있음. 연철 표기가 분철 표기로 옮아가는 과도기적 표기 방식
2) 근대국어 표기법
(1) 중세국어의 표기법에 비교적 완벽하게 정제된 것이었음에 비하면 17세기 이후 근대국어 시기의 표기법은 문란해지기 시작함
(2) 표기법 혼란의 원인
① 근대국어 단계에서 일어난 다양한 음운 변화의 결과로 음운 체계와 문자 체계상에 차이가 생기게 됨
② 근대국어 시기에 들어서면서 평민문학이 대두되어 한글 사용층이 확대되고, 그에 따라 시대와 계층, 개인에 따라 한글 표기법의 차이가 매우 심하게 됨
(3) 근대국어 표기법의 혼란상
① 어두 합용병서의 혼란
② 종성 ‘ㅅ’과 ‘ㄷ’의 혼란
③ 모음과 모음 사이의 ‘ㄹ-ㄹ’과 ‘ㄹ-ㄴ’의 혼란
(4) 체언과 조사를 분철하여 형태소의 원형을 밝혀 적으려는 의식이 뚜렷이 나타남
* 연습문제
곶[花], 깊고[深], 높고[高], 낮[晝], [面], 좇거늘[從], 빛나시니다[光], [奴], 눈에[目], 몸앳[身], 일이시나[事], 안아[抱] |
⇒ 중세국어 표기법의 일반적인 원리와 다른 예외적인 표기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두 문헌이『용비어천가』와 『월인천강지곡』이다. ‘곶[花], 깊고[深], 높고[高], 낮[晝], [面], 좇거늘[從], 빛나시니다[光]’ 등은 음소적 원리에 대한 예외들이고, ‘[奴], 눈에[目], 몸앳[身], 일이시나[事], 안아[抱]’ 등은 음절적 원리에 대한 예외들이다. 음소적 원리에 대한 예외를 먼저 살펴보자. 이들이 중세국어 표기법의 기본 원리를 따른다면 ‘곶’은 ‘곳’으로, ‘깊고’는 ‘깁고’로 표기될 것이다. 즉 종성의 ‘ㅈ, ㅊ’은 ‘ㅅ’으로 ‘ㅍ’은 ‘ㅂ’으로 표기되어야 하는 것이다. ‘[奴], 눈에[目], 몸앳[身], 일이시나[事], 안아[抱]’ 등을 당시의 일반적 원리에 따라 표기한다면 ‘죠, 누네, 모맷, 이리시나, 아나’로 표기되어야 할 것이다. 즉 음절말 자음을 가지고 있는 체언이나 용언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나 어미와 결합할 경우 그 음절말 자음이 다음 음절의 초성으로 표기되어야 한다는 것이 음절적 원리이다.
제2강 국어 표기법의 변천(2)
한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래로 한자를 이용하여 우리말을 문자로 기록하려는 노력은 삼국 시대 이래로 계속되어 왔다. 그러나 차자 표기의 불완전성과 지배 계층의 한문 선호로 인해 우리 선조들은 입으로는 국어를 말하면서 글로는 한문을 쓰는 기형적인 이중 언어 생활을 하게 되었다. 개화기에 급격하게 증대된 문자 언어의 수요를 종래와 같은 언문 이치의 상태로는 도저히 감당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이런 현상은 필연적으로 ‘언문 일치’를 요구하게 되었다.
2.1. 개화기의 어문정리 운동
갑오경장이 진행되던 1894년 11월에는 모든 공문에 국문을 사용하도록 하는 칙령이 내려졌다. 이로써 오랫동안 한문이나 이두를 공용문으로 사용해 왔던 제도에 변혁이 일어났고, 종래에는 ‘언문’이라 불리면서 천시되던 한글이 ‘국문’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준비한 바가 없었으므로 큰 혼란을 보이던 국어의 표기법을 정립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부는 1907년 학부 내에 ‘국문 연구소’를 설치하여 위원들에게 한글 및 표기 규범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1) 국문 연구소의 연구 10제
(1) 어윤적, 이능화, 주시경 등 국문 연구소 위원들은 2년여에 걸쳐 10가지 의제를 연구
① 국문의 연원과 자체 및 발음의 연혁
② 초성 중 ㆁ ㆆ ㅿ ◇ ㅱ ㅸ ㆄ ㅹ 8자의 부용 당부
③ 초성의 ㄲ ㄸ ㅃ ㅆ ㅉ ㆅ 6자 병서 서법 일정
④ 중성 중 ㆍ자 폐지, 〓자 창제의 당부
⑤ 종성의 ㄷ ㅅ 이자 용법 및 ㅈ ㅊ ㅋ ㅌ ㅍ ㅎ 6자도 종성에 통용 당부
⑥ 자모 칠음과 청탁 구별 여부
⑦ 사성표 용부 및 국어음의 고저법
⑧ 자모의 음독 일정
⑨ 자순 행순의 일정
⑩ 철자법
(2) 10개의 연구 과제에 대해 위원들은 독자적인 연구 결과를 제출하였고, 이를 종합하고 조정하여 최종 통일안으로 나온 것이 1909년의「국문 연구 의정안」이다.
2) 국문 연구소의 표기법 통일안 - 「국문 연구 의정안」
(1) 현대의 첫 통일 표기법안
① ‘ㆍ’는 계속 쓰기로 한다.
② 초성과 종성에 혼동되어 쓰이는 ‘ㅇ’과 ‘ㆁ’은 ‘ㆁ’으로 통일하여 쓴다.
③ 된소리 표기는 ‘ㄲ ㄸ ㅃ ㅆ ㅉ ㆅ’으로 하고, ‘ㅺ ㅼ ㅽ ㅈ ㅳ ㅄ ㅶ ㅵ’ 등은 버린다. 다만 ‘ㆅ’은 발음상 ‘ㅎ’과 구별되지 않으므로 쓰지 않기로 한다.
④ 종성은 제한을 두지 않고 오든 초성을 종성에 쓸 수 있다.
⑤ 모음이 장음으로 발음되는 것은 2음절 왼쪽에 1점을 찍어 표시한다.
⑥ 한글 자모의 이름과 순서는 다음과 같이 정한다.
ㆁ(이응) ㄱ(기윽) ㄴ(니은) ㄷ(디읃) ㄹ(리을) ㅁ(미음) ㅂ(비읍) ㅅ(시읏) ㅈ(지읒) ㅊ(치읓) ㅎ(히읗) ㅏ(아) ㅑ(야) ㅓ(어) ㅕ(여) ㅗ(오) ㅛ(요) ㅜ(우) ㅠ(유) ㅡ(으) ㅣ(이) ㆍ()
⑦ 한글은 훈민정음 예의와 그 이후의 전통을 좇아 초성, 중성, 종성 세 자를 묶어 한 자로 만들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
(2) 일제의 국권 침탈로 공포되지 못했으나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계승됨
2.2. 일제시대의 「언문 철자법」
국권의 상실과 함께 국문 연구소의「국문 연구 의정안」이 실행에 옮겨지지 못한 채 한글의 위상도 ‘국문’에서 ‘언문’, ‘조선문’으로 격하되었으며, 조선총독부에서는 식민 통치를 위해 한글 표기법을 정리할 필요에 따라 새로운 표기법 통일안을 내놓음
1) 보통학교용 언문 철자법 (1912년 4월)
(1) 국문 연구소의「국문 연구 의정안」과 반대의 입장을 취함
① ‘ㆍ’는 폐지하고 ‘ㅏ’로 대체한다.
② 된소리 표기는 각자병서로 하지 않고 ‘ㅺ ㅼ ㅽ’처럼 된시옷으로 한다.
③ 받침으로 ‘ㄱ ㄴ ㄹ ㅁ ㅂ ㅅ ㅇ ㄺ ㄻ ㄼ’만 쓴다.
(2) 표기법 통일의 기준
① 경성어를 표준어로 함
② 표기법은 표음주의에 의하고, 발음에 원(遠)한 역사적 철자법 등은 차(此)를 피함
(3) ‘표준어’라든지 현실적인 발음 현상에 기준을 규정이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표기법 통일안
2) 보통학교용 언문 철자법 대요 (1921년 3월)
(1) 일본인 학자와 지석영, 현 은, 최두선, 권덕규 등이 관여
(2) 1912년「보통학교용 언문 철자법」규정의 표현만 바꾸되 표음주의의 골격은 그대로이며 장음 표시 규정 폐기
3) 언문 철자법 (1930년 2월)
(1) 소창진평 등의 일본인과 심의린, 장지영, 이완응, 권덕규, 최현배, 신명균 등이 관여
(2) 한자어나 고유어를 막론하고 아래아 전면 폐지
(3) 표의주의의 정신에 따라 받침을 크게 확대 : 종래의 받침 외에 ‘ㄷ ㅌ ㅈ ㅊ ㅍ ㄲ ㄳ ㄵ ㄾ ㅄ’을 더 쓰기로 함
(4) 된소리 표기에 각자병서 채택
(5) 보수파의 반론 속에 통과됨
(6) 주시경과 국문 연구 의정안 이래 표의주의 표기 정신이 부활 : 명사와 조사, 용언 어간과 어미를 분철하여 표기하도록 함
2.3. 한글 맞춤법 통일안
1) 제정과 공포
(1) 조선어연구회(조선어학회의 전신)는 조선어사전편찬회를 결성하고 사전 편찬 사업을 하면서 기초 작업으로 어문 규정이 시급해지자 새 맞춤법을 만들기로 하고 1929년 12월부터 ‘권덕규, 김윤경, 박현식, 신명균, 이극로, 이병기, 이윤재, 이희승, 장지영, 정렬모, 정인섭, 최현배’ 등 12인의 위원에 ‘김선기, 이 갑, 이만규, 이상춘, 이세정, 이 탁’ 등 6명을 추가하여 3년간 125차 회의 끝에 1933년 10월 29일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공포
(2) 국가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민간 학회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는 약점이 있음
2) 「한글 맞춤법 통일안」의 기본 원리
(1) 형태음소적 표기 원리 채택 : 표의주의로 전환한 총독부의 ‘언문철자법’보다 더 표의주의에 철저함
(2) 총론 3개항과 각론 7장(총 65개 항) 부록 1 표준어, 부록 2 문장부호로 구성
(3) 기본 원리
① 1항 : 한글 맞춤법은 표준말을 그 소리대로 적되, 어법(語法)에 맞도록 함으로써 원칙을 삼는다.
② 2항 : 표준말은 대체로 현재 중류 사회에서 쓰는 서울말로 한다.
③ 3항 :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쓰되, 토는 그 웃 말에 붙여 쓴다.
(4) 이후 몇 차례 부분적 수정을 거쳤으나 본질적 정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현행 맞춤법 규정인 「한글 맞춤법」(1988년 고시)에도 그 원칙과 정신이 그대로 이어짐
제3강 한글 자모
3.1. 자모 순서와 이름의 변천
현행 한글 자모 곧 한글 낱글자의 수효는 자음 14자, 모음 10자를 합하여 24자이나,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는 초성 17자, 중성 11자 도합 28자
한글 자모의 수효뿐 아니라 순서와 이름도 시대에 따라 달라짐
1) 「훈민정음」에서의 자모의 순서
(1) 초성 17자 : ㄱ ㅋ ㆁ ㄷ ㅌ ㄴ ㅂ ㅍ ㅁ ㅈ ㅊ ㅅ ㆆ ㅎ ㅇ ㄹ ㅿ
(2) 중성 11자 : ㆍ ㅡ ㅣ ㅗ ㅏ ㅜ ㅓ ㅛ ㅑ ㅠ ㅕ
(3) 초성은 당시 중국 음운학의 이론에 따라 ‘아음(ㄱ ㅋ ㆁ) - 설음(ㄷ ㅌ ㄴ) - 순음(ㅂ ㅍ ㅁ) - 치음(ㅈ ㅊ ㅅ) - 후음(ㆆ ㅎ ㅇ) - 반설음(ㄹ) - 반치음(ㅿ)’의 순서로 배열됨
(4) 중성은 천(天), 지(地), 인(人) 삼재(三才)를 본떠 만든 ‘ㆍ ㅡ ㅣ’가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이들 기본 글자의 조합에 따라 만들어진 순서대로 배열됨
2) 「훈몽자회」 범례 ‘언문자모(諺文字母)’의 순서
(1) 초성과 종성에 두루 쓰는 8자 :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ㆁ
(2) 초성에만 쓰는 8자 : ㅋ ㅌ ㅍ ㅈ ㅊ ㅿ ㅇ ㅎ
(3) 중성에만 쓰는 11자 : 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 ㆍ
3) 「언문 철자법」의 자음 순서와 칭호
(1) ㄱ기역 ㄴ니은 ㄷ디귿 ㄹ리을 ㅁ미음 ㅂ비읍 ㅅ시옷
ㅇ이응 ㅈ지읒 ㅊ치읓 ㅋ키윽 ㅌ티읕 ㅍ피읖 ㅎ히읏
(2) 순서는 현행과 같으나 자모 이름은 ‘ㅋ키윽, ㅎ히읏’의 경우 현행 규정과 다름
3.2. 「한글 맞춤법」의 한글 자모
1) 한글 자모 24자의 순서와 이름
ㄱ(기역) ㄴ(니은) ㄷ(디귿) ㄹ(리을) ㅁ(미음) ㅂ(비읍) ㅅ(시옷)
ㅇ(이응) ㅈ(지읒) ㅊ(치읓) ㅋ(키읔) ㅌ(티읕) ㅍ(피읖) ㅎ(히읗)
ㅏ(아) ㅑ(야) ㅓ(어) ㅕ(여) ㅗ(오)
ㅛ(요) ㅜ(우) ㅠ(유) ㅡ(으) ㅣ(이)
이 중 ‘ㄱ, ㄷ, ㅅ’의 이름에 대해 합리성과 경제성의 관점에서 다른 자음과 같이 ‘기윽, 디읃, 시읏’으로 하자는 견해가 있었으나 이미 역사적으로 ‘기역, 디귿, 시옷’으로 굳어져 있을 뿐 아니라 비슷한 발음을 가진 다른 자음과 분명히 구별될 수 있는 측면도 있어서 그대로 두기로 함
2) 복합하여 만든 글자의 순서와 이름
ㄲ(쌍기역) ㄸ(쌍디귿) ㅃ(쌍비읍) ㅆ(쌍시옷) ㅉ(쌍지읒)
ㅐ(애) ㅒ(얘) ㅔ(에) ㅖ(예) ㅘ(와) ㅙ(왜)
ㅚ(외) ㅝ(워) ㅞ(웨) ㅟ(위) ㅢ(의)
3) 사전에 올릴 적의 자모 순서
자 음:ㄱ ㄲ ㄴ ㄷ ㄸ ㄹ ㅁ ㅂ ㅃ ㅅ ㅆ ㅇ ㅈ ㅉ ㅊ ㅋ ㅌ ㅍ ㅎ
모 음:ㅏ ㅐ ㅑ ㅒ ㅓ ㅔ ㅕ ㅖ ㅗ ㅘ ㅙ ㅚ ㅛ ㅜ ㅝ ㅞ ㅟ ㅠ ㅡ ㅢ ㅣ
4) 사전에 올릴 적의 받침의 순서
ㄱ ㄲ ㄳ ㄴ ㄵ ㄶ ㄷ ㄹ ㄺ ㄻ ㄼ ㄽ ㄾ ㄿ ㅀ ㅁ ㅂ ㅄ ㅅ ㅆ ㅇ ㅈ ㅊ ㅋ ㅌ ㅍ ㅎ
* 연습문제
1.「한글 맞춤법」과 북한의 「조선말 규범집」에서 한글 자모의 순서와 이름이 어떻게 다른지 조사해 보라.
⇒ 조선말 규범집의 자모 차례와 이름은 다음과 같다.
ㄱ(기윽) ㄴ(니은) ㄷ(디읃) ㄹ(리을) ㅁ(미음) ㅂ(비읍) ㅅ(시읏)
ㅇ(이응) ㅈ(지읒) ㅊ(치읓) ㅋ(키읔) ㅌ(티읕) ㅍ(피읖) ㅎ(히읗)
ㄲ(된기윽) ㄸ(된디읃) ㅃ(된비읍) ㅆ(된시읏) ㅉ(된지읒)
ㅏ(아) ㅑ(야) ㅓ(어) ㅕ(여) ㅗ(오) ㅛ(요) ㅜ(우) ㅠ(유) ㅡ(으) ㅣ(이)
ㅐ(애) ㅒ(얘) ㅔ(에) ㅖ(예) ㅚ(외) ㅟ(위) ㅢ(의) ㅘ(와) ㅝ(워) ㅙ(왜) ㅞ(웨)
이와 같이 남북한은 자모의 차례와 이름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북한은 ‘ㄱ, ㄷ, ㅅ’을 다른 자모 이름과 마찬가지로 각각 ‘기윽, 디읃, 시읏’으로 이름 붙였으며, 된소리를 표기하는 각자병서의 이름을 ‘된기윽, 된디읃, 된비읍, 된시읏, 된지읒’으로 부르는 방식을 택했다. 또한 자모의 수에서도 북한이 복합자 16자를 합하여 40자를 택하고 있는 반면 남한은 자모의 수를 24자로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남북한 사전의 자모 배열 순서는 차이를 보이게 된다. 북한은 된소리나 ‘ㅐ, ㅒ, ㅔ, ㅖ, ㅚ, ㅟ, ㅢ, ㅘ, ㅝ, ㅙ, ㅞ’ 등의 순서가 남한의 사전들보다 훨씬 뒤에 배열된다.
2. 다음의 단어들을 국어 사전에 싣는 순서대로 배열해 보라.
강물, 꽤, 꽈배기, 귀중품, 개나리, 까나리, 과메기, 캐러멜, 철길 |
⇒ 먼저 초성들을 비교하면 이 단어들은 ‘ㄱ, ㄲ, ㅊ, ㅋ’의 순서로 배열되어야 하며, 모음은 ‘ㅏ, ㅐ, ㅘ, ㅟ, ㅙ ’의 순서로 배열되어야 하므로 ‘강물 - 개나리 - 과메기 - 귀중품 - 까나리 - 꽈배기 - 꽤 - 철길 - 캐러멜’의 순서로 사전에 실려 있다.
제4강 한글 맞춤법의 원리(1)
4.1.「한글 맞춤법」의 제정 과정
(1) 1933년에 제정된「한글 맞춤법 통일안」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70년부터 정부에서 어문규범의 전면적인 제정 및 개정에 착수
(2) 1979년 봄 개정 시안들이 만들어졌지만 1979년 10․26 사태와 정변으로 보류되다 1983년부터 재사정 작업에 들어가고 1984년 국어연구소가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재추진되어 1988년 ‘한글 맞춤법’ 탄생(1988년 1월 19일 문교부 고시 제88-1호)
(3) 실질적인 해방 후 첫 국정 맞춤법 규범
4.2.「한글 맞춤법」의 규정과 체재
(1)「한글 맞춤법」은 본문 6장 57항과 부록으로 구성됨
제1장 총칙
제2장 자모
제3장 소리에 관한 것
제4장 형태에 관한 것
제5장 띄어쓰기
제6장 그 밖의 것
부록 : 문장 부호
(2)「한글 맞춤법」개정의 기본 방침
① 언어 현실의 변천을 합리적으로 수용
② 균형성과 안정성 중시로 개정의 폭 극소화
③ 국어 교육의 차원에서 미비점 보완
④ 학계, 언론계 등 국민 여론 최대한 수렴
(3) 개정 한글 맞춤법의 특징
① 현행 규정을 근간으로 전체 체제를 합리적으로 조정
② 불필요하게 된 규정을 정비
③ 규정의 미비점을 보완
④ 실용상 준수되지 않는 규정을 현실화
⑤ 문장 부호의 종별과 사용법을 체계화
4.3. 제1장 총칙
제1장 총칙 1항 :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 2항 :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 3항 : 외래어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는다. |
2) 총칙 제1항의 의미
(1) 제1항에 포함된 세 가지 요소
① 표준어 : 맞춤법 규정의 대상은 표준어
② 소리대로 : 표음 문자인 한글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규정으로 표준어로 인정하여 선택한 말은 그 발음대로 충실히 적어야 한다는 의미
③ 어법에 맞도록 : ‘원형을 밝혀’ 적는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편리하며, 한번 정해진 철자는 혹시 다르게 소리 나는 경우가 있더라도 언제나 일정하게 표기한다는 원칙
(2) ‘소리대로’와 ‘어법에 맞도록’ 규정의 취지
① ‘소리대로’ : 실제 발음과 달리 그 이전 시기의 표기 방식을 답습하여 적는 역사적 표기법을 버리고 현실 발음에 충실하고자 함
② ‘어법에 맞도록’ : 한글은 표음 문자이므로 발음대로 적기는 편리하나 적기에 편리한 것이 읽기에도 항상 편리한 것은 아니며 한글 맞춤법은 읽는 사람을 위주로 한 형태음소적 표기법을 택한 것
(3) 원형을 밝혀서 적지 않는 경우
① 불규칙 용언의 경우
예를 들어 ‘덥다’는 ‘더워, 더우니’와 같이 활용하지만 이때 어간의 원형을 밝혀 ‘덥-’으로 고정하여 적지는 않는다. 만약 원형을 밝혀 적으면 ‘덥어, 덥으니’가 되어 현실 발음과 너무 멀어지기 때문이다.
② ‘우습다’, ‘미덥다’, ‘무덤’, ‘마중’ 등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로 원형을 밝혀 적지 않고 소리대로 적도록 한다. ‘우습다’, ‘미덥다’, ‘무덤’, ‘마중’은 각각 ‘웃-, 믿-, 묻- 맞-’이 그 원형일 것이나 표기에 이를 반영하지 않는다. 이들은 ‘웃-, 믿-, 묻- 맞-’에서 파생된 단어이나 이 단어를 구성하는 나머지 요소인 ‘-읍-, -업-, -엄, -웅’ 등이 더 이상 생산성을 가지지 않으므로 원형을 밝혀 표기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 연습문제
1. ‘일찍이’의 ‘일찍’은 원형을 밝혀 적는 데 비해, ‘일찌감치’는 ‘일찍암치’와 같이 적지 않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라.
⇒ ‘일찍이’나 ‘일찌감치’나 모두 ‘일찍’에서 온 말인데 ‘일찍이’는 원형을 밝혀 적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일찌감치’는 소리나는 대로 적도록 하고 있다. 생산성이 높은 접미사가 붙은 것은 원형을 밝혀 적고, 생산성이 낮은 접미사가 붙은 것은 소리나는 대로 적는 것이다. ‘일찍이’에 있는 접미사 ‘-이’는 ‘일찍+이, 높+이, 깊+이’ 등 여러 단어에 결합하여 파생어를 만드는 생산성 있는 접사인 반면 ‘일찌감치’에 있는 접미사 ‘-암치’는 ‘일찍+암치’와 같이 지극히 제한된 말에만 붙는다. 이런 경우 원형을 밝혀서 적을 필요가 없게 된다.
제5강 한글 맞춤법의 원리(2)
5.1. ‘어법에 맞도록’ 규정의 원리
(1)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서부터 현행 한글 맞춤법까지 변하지 않는 표기의 핵심 원리는 “어법에 맞도록”이라는 구절에 담겨 있음
(2) 표기법을 익히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식을 택한 이유는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표기법이기 때문
(3) 쓰기에 편리해야 할 것인가, 읽기에 편리해야 할 것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에서 우리의 한글 맞춤법이 읽기에 편리한 방식을 택한 이유는 글이란 읽는 사람이 더 많은 법이므로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편리한 표기법이 더 합리적이기 때문
5.2. ‘어법에 맞도록’ 표기의 실제
1) 닦다, 닦고, 닦아, 닦으면, 닦자
용언 받침 표기의 경우 겹받침의 표기 문제, ‘ㅈ, ㅊ, ㅌ, ㅍ’의 표기 문제, ‘ㅎ’의 표기 문제 등이 문제가 된다.
(1) 겹받침의 경우 어차피 발음은 [닥꼬]로 같은데 ‘닥고’로 표기하지 않고 ‘닦고’로 표기하는 이유는 ‘修’의 의미를 가진 동사 어간의 기본형이 ‘닦-’이기 때문에 기본형을 밝혀 적는 한글 맞춤법의 기본 원리가 적용되어 ‘닦-’은 고정 표기된다. 기본형을 찾는 쉬운 방법은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를 붙여보는 것이다. ‘닦-’에 ‘-아, -으며’를 붙이면 ‘[다까], [다끄면]’으로 발음되므로 여기서 어미 ‘-아, -으며’를 뺀 나머지 부분 즉 ‘닦-’이 이 형태소의 기본형이다.
(2) 같은 원리에 의해 ‘찾다, 쫓다, 뱉다, 깊다’ 등의 받침도 각각 ‘ㅈ, ㅊ, ㅌ, ㅍ’가 된다. ‘놓다’의 받침 ‘ㅎ’의 경우는 ‘노타, 노으니, 노으면, 노코’ 등과 같이 ‘ㅎ’이 표면에 드러나는 일이 없지만 우리말에서 ‘ㅎ’과 평음이 합쳐지면 격음(거센소리)이 되므로 여기서 ‘ㅎ’을 분석해 낼 수 있고 이를 표기에 반영하기로 하였다.
2) 새벽녘, 가마솥, 새우젓
(1) 명사 받침 표기의 경우에도 용언 어간의 경우와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2) ‘새벽녘’은 단독으로 또는 자음 앞에 나타날 때는 ‘녁’이 되지만 모음 앞에서는 ‘[새병녀키]’와 같이 ‘ㅋ’이 살아나는데 이것이 기본형이므로 이 기본형을 고정시켜 표기한다.
(3) ‘가마솥+이’를 어떤 방언에서는 ‘가마소시’로 발음하여 기본형이 ‘가마솟’이 되자만 이는 방언의 경우이고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대상으로 하는 표기 규정이므로 ‘가마솥’이 맞는 표기이다.
(4) ‘새우젓’을 ‘새우젖’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은 단독형의 발음이 유사한 단어인 ‘젖’(乳)의 ‘ㅈ’ 받침에 이끌려 잘못된 표기를 취했기 때문이고 이 경우 ‘새우저시, 새우저슬’과 같이 발음되므로 기본형은 ‘새우젓’이다.
3) 떡볶이, 깍두기
(1) ‘떡볶이’가 맞는 표기이고 ‘떡복기, 떡볶기’로 쓰면 틀리는 이유는 이 단어는 명사 ‘떡’과 동사 ‘볶다’의 어간 ‘볶-’ 그리고 접미사 ‘-이’의 세 구성 요소로 되어 있으므로 각각의 형탯의 원형을 밝혀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2) ‘볶다’가 흔히 ‘뽂다’로 발음되는 것은 현대 우리말의 어두 된소리화 경향을 반영하는 현상이나 이것은 표준 발음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3) ‘깍두기’는 ‘떡볶이’와는 다른 원리가 작용한다. ‘깍두기’의 ‘깍’은 동사 ‘깎다’와 연관성을 찾을 수 없으므로 겹받침을 표기할 이유가 없다. 발음대로 ‘깍뚜기’로 적지 않는 것은 우리말에서 ‘ㄱ, ㅂ’ 받침 아래 음절 첫소리는 자연히 자동적으로 된소리로 발음되므로 이는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4) 학생이었다/학생이였다
(1) 기본형을 밝혀 적는 원칙은 체언이나 용언의 어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문법 형태소인 조사나 어미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2) ‘~이었다’와 ‘~이였다’의 문제는 ‘먹었다’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 과거를 나타내는 문법 형태의 기본형이 ‘-었-’임을 알 수 있으므로 이 기본형을 고정시켜 ‘학생이었다’로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5) 있습니다, 없습니다, 있음, 없음
(1) 한글 맞춤법에서는 종전에 ‘-읍니다, -습니다’를 혼용하여 쓰던 것을 ‘-습니다’ 하나로 통일하기로 하였다.
(2) ‘있습니다, 없습니다’와 형태상으로 유사해 보이는 ‘있음, 없음’을 ‘있슴, 없슴’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습니다’와 ‘음’은 전혀 관계가 없는 문법 형태이다. ‘있음, 없음’은 ‘먹다’의 어간 ‘먹-’에 명사형 어미 ‘-음’이 붙어 ‘먹음’이 되는 것과 같이 ‘있+음’, ‘없+음’의 구조를 가지므로 당연히 기본형을 밝혀서 ‘있음, 없음’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6) 있사오니/있아오니, 없사오니/없아오니
(1) 겸양법 선어말어미의 기본형이 ‘-사오-’인지 ‘-아오’인지에 따라 ‘있사오니’와 ‘있아오니’ 중 어느 것이 맞는 표기인지 판단할 수 있다.
(2) ‘먹-’에 이 겸양법 선어말어미를 결합시켜 보면 ‘먹사오니’가 되는 것으로 보아 이 문법 형태의 기본형은 ‘-사오-’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있사오니, 없사오니’가 맞는 표기이다.
7) 오십시오/오십시요, 오셔요/오세요
(1) ‘오십시오/오십시요’ 중 어느 것이 맞는 표기인지 판단하려면 ‘-오’와 ‘-요’ 중에 어느 것이 기본형인지 판단해야 한다. 명령형 어미 ‘-오’는 ‘하오체’의 종결어미인데 ‘이리로 오오, 그만 먹으오’와 같이 그 기본형이 ‘-오’이다. 그러므로 ‘오십시오’가 맞는 표기이다.
(2) ‘-오’와는 별도로 종결어미 뒤에 붙어 높임을 나타내는 ‘-요’라는 형태가 있다. ‘오셔요’는 ‘오셔(오+시+어)’에 이 ‘-요’가 결합된 것이다.
(3) 말하는 사람에 따라 ‘오셔요’를 쓰기도 하고 ‘오세요’를 쓰기도 하는데 ‘-세요’는 ‘-셔요’에서 변한 말이다. 이 두 단어의 쓰임이 다 활발하다고 보아 복수 표준어로 인정했으므로 ‘오셔요’, ‘오세요’ 모두 맞는 표기이다.
* 연습문제
1. 다음 중에서 맞춤법에 어긋난 것은?
① 늦깎이 ② 떡볶이 ③ 떳다방 ④ 칼싹두기
⇒ ‘늦깎이’와 ‘떡볶이’는 각각 ‘늦+깎+이’, ‘떡+볶+이’의 구조로 되어 있으므로 기본형을 밝혀 적는다.
‘떳다방’은 아파트 분양권 전매를 위해 모델하우스 주위에 진을 치고 있는 중개업자들을 가리키는 속어로 사용되고 있는데 잘못된 표기이다. ‘떳다’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으며 ‘뜨다’의 어간 ‘뜨-’에 과거 시제의 문법 형태 ‘-었-’이 결합한 ‘떴다’가 있을 뿐이다.
‘칼싹두기’는 ‘밀가루 반죽 따위를 방망이로 밀어서 굵직굵직하고 조각 지게 썰어서 끓인 음식’을 말하는데, “ ‘-하다’나 ‘-거리다’가 붙을 수 없는 어근에 ‘-이’나 또는 다른 모음으로 시작되는 접미사가 붙어서 명사가 된 것은 그 원형을 밝혀서 적지 아니한다”는 한글 맞춤법 제23항의 [붙임] 조항에 따라 ‘칼싹두기’로 표기한다.
<인터넷 보충학습 자료-맞춤법과 표준어>
제6강 두음법칙 (1)
1. 두음법칙의 개념
음운구조상의 제약이나 발음 습관상의 기피현상, 즉 발음을 좀더 편하게 하기 위해 특정 자음이 어두에 오는 것을 피하는 현상을 두음법칙이라 한다. 이들 중에서 표기법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단어의 첫머리에 ‘ㄹ’이나 ‘ㄴ’이 오는 것을 꺼려서, ‘ㄴ’은 ‘ㅇ’으로 바뀌고, ‘ㄹ’은 환경에 따라 ‘ㄴ’이나 ‘ㅇ’으로 바뀌게 되는 예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발음 기피현상과 관련되는 것들은 모두 한자어에 국한된다. 고유어나 외래어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 데, 비속어이기는 하지만 고유어인 ‘연놈’이 유일한 예외에 해당한다.
2. 두음법칙에 따른 표기 규칙
두음법칙에 따른 표기의 규칙은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한자음 ‘녀, 뇨, 뉴, 니’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때에는 두음법칙에 따라 ‘여, 요, 유, 이’로 적는다.
(2) 한자음 ‘랴, 려, 례, 료, 류, 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때에는 두음법칙에 따라 ‘야, 여, 예, 요, 유, 이’로 적는다.
(3) 한자음 ‘라, 래, 로, 뢰, 루, 르’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때에는 두음법칙에 따라 ‘나, 내, 노, 뇌, 누, 느’로 적는다.
(1)에 해당하는 예로는 ‘녀자(女子)’를 ‘여자’로 적는 것, ‘뉴대(紐帶)’를 ‘유대’로 적는 것, ‘년세(年歲)’를 ‘연세’로 적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신여성(新女性), 남존여비(男尊女卑)’의 경우에는 ‘신녀성’, ‘남존녀비’가 아니다. 두음법칙이 단어별로 적용되기 때문에 ‘신여성’의 ‘여성’은 별개의 단어로서 두음법칙이 별도로 적용되는 것이라 할 수 있고, ‘남존여비’’와 같이 4음절로 된 한자어는 일반적으로 의미상 두 음절씩 끊어지기 때문에 두 개의 단어가 연결된 것으로 간주된다.
(2)에 해당하는 예로는 ‘량심(良心)’이 ‘양심’이 된다든가, ‘력사(歷史)’가 ‘역사’가 되는 것 등이 있고, (3)에 해당하는 예로는 ‘락원(樂園)’, ‘래일(來日)’, ‘루각(樓閣)’ 등을 각각 ‘낙원’, ‘내일’, ‘누각’ 등으로 적는 것을 들 수 있다.
<연습문제>
1) 고유어인 비속어 ‘연놈’은 왜 두음법칙에 따라 적는가?
2) 의존명사 ‘년(年)’, ‘리(里)’의 경우 두음법칙을 적용하여 ‘연’, ‘이’로 적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3) 역사적 인물인 ‘신립(申砬)’, ‘채륜(蔡倫)’, ‘하륜(河崙)’ 등을 본음대로 적도록 허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풀이>
1) 두음법칙은 한자어에만 적용되고 고유어나 외래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원칙에 따른다면 고유어인 ‘연놈’은 두음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본음대로 ‘년놈’으로 적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놈’을 올바른 표기로 정하여, 일종의 예외를 인정하게 된 것은 ‘연놈’의 발음이 [연놈]으로 되기 때문이다. 즉, ‘년놈’을 올바른 표기로 정하게 되면 실제 발음과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인 것이다.
2) 두음법칙은 단어의 첫머리에 적용되기 때문에 ‘년’, ‘리’와 같은 의존명사도 두음법칙이 적용되어야 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의존명사는 반드시 관형어를 선행시키는 의존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고, 이에 따라 어두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발음이 [년], [리]로 나기 때문에 두음법칙을 적용시키지 않는 것이다. ‘연놈’과 마찬가지로 두음법칙에 따라 표기했을 경우 실제 발음과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인 것이다.
3) ‘신립(申砬)’, ‘채륜(蔡倫)’, ‘하륜(河崙)’ 등과 같은 역사적 인물의 경우 발음을 본음으로 하는 것이 관행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음법칙에 따라 표기를 ‘신입’, ‘채윤’, ‘하윤’으로 하게 되면 관행화된 발음과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를 허용한 것이다. 이러한 허용을 역사적인 인물에 한정한 것은 바로 이러한 불가피성 때문이다.
제7강 두음법칙 (2)
1. ‘몰염치’와 ‘파렴치’
‘몰염치’와 ‘파렴치’는 모두 ‘염치’가 결합한 것으로서 ‘몰+염치(←렴치(廉恥))’, ‘파+염치’의 구성이기 때문에 이들은 각각 ‘몰염치’, ‘파염치’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파+염치’의 경우 ‘파염치’로 적게 되면, 이것의 발음인 ‘[파염치]’가 일반 사람들이 사용하는 실제 발음인 ‘[파렴치]’와 크게 달라진다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실제 발음에 따라 ‘파렴치’를 올바른 표기로 인정하고 있다.
2. ‘알칼리양’, ‘구름양’, ‘폐활량’
이들은 모두 ‘량(量)’이 결합한 것들이기 때문에, 원리상으로 보면 ‘량’에 두음법칙이 별도로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일반 언중들의 입장에서 보면, 특히 ‘한자어+량’의 경우 두 개의 단어가 결합되었다는 것을 인식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일반 언중들의 어려움을 고려하여, ‘한자어+량’의 경우에는 하나의 단어로 간주하고, 나머지 경우, 즉 ‘서구외래어+량’과 ‘고유어+량’의 경우에는 두 개의 단어로 보는 것이다.
3. ‘태릉’, ‘선릉’, ‘동구릉’
이들 예들은 두음법칙에 따르면 ‘태릉, 선릉, 동구릉’이 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실제 발음을 이들 표기와 다르게 ‘[태능]’, ‘[선능]’, ‘[동구능]’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발음을 이렇게 하기 때문에 표기도 ‘태능’, ‘선능’, ‘동구능’으로 잘못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태릉’, ‘선릉’, ‘동구릉’이 올바른 표기이기 때문에 발음도 이들 표기에 맞추어서 ‘[태릉]’, ‘[설릉]’, ‘[동구릉]’으로 해야 한다.
4. ‘제작/졸업 연도’, ‘신년도’
‘제작 연도’, ‘졸업 연도’, ‘회계 연도’ 등에서의 ‘연도’는 ‘사무나 회계 결산 등의 처리를 위해 편의상 구분한 일 년 동안의 기간’을 의미할 때에는 자립명사이기 때문에 두음법칙의 적용을 받는다. 그런데 ‘신년도’는 표면적으로 보면 접두사 ‘신-’에 ‘연도’가 결합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명사 ‘신년’과 접미사 ‘-도’가 결합한 ‘신년+도’의 구성이기 때문에 ‘신년도’로 표기해야 한다. 이때의 ‘-도(度)’는 ‘금년도’, ‘내년도’ 등에 쓰이는 ‘-도’로서 “해를 나타내는 대다수 명사 또는 명사구 뒤에 붙어서 ‘그 해에 해당하는 기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연습문제>
1) ‘알칼리양’, ‘구름양’, ‘폐활량’에는 모두 한자어 ‘량(量)’이 결합되어 있는데, 표기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2) ‘제작 연도’, ‘졸업 연도’ 등에서의 ‘연도’와 ‘신년도’에서의 ‘년도’가 동일한 한자 ‘年度’임에도 표기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풀이>
1) ‘알칼리양’, ‘구름양’, ‘폐활량’은 모두 한자어 ‘량’이 결합한 것이기 때문에, 단어별로 적용되는 두음법칙의 원칙에 의하면 모두 ‘양’으로 표기해야 한다. 그러나 ‘양’에 서구외래어나 고유어가 선행해서 결합했을 경우에는 일반 언중들도 비교적 쉽게 두 개의 단어가 결합한 것을 인식할 수 있고, 따라서 두음법칙의 적용도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한자어가 ‘양’에 선행해서 결합했을 경우에는 두 개의 단어가 결합된 것이라는 점을 알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 ‘폐활+량’을 ‘폐활량’으로 적는 것은 두음법칙의 원칙에는 어긋나지만, 이러한 일반 언중들의 어려움을 표기법에 반영한 결과이다.
2) ‘제작 연도’, ‘졸업 연도’의 ‘연도’는 자립명사이기 때문에 두음법칙의 적용이 별도로 이루어지지만 ‘신년도’는 명사 ‘신년’에 접미사 ‘-도’가 결합한 것이기 때문에 ‘신연도’가 될 수 없다. 만약, ‘신년도’가 접두사 ‘신-’에 명사 ‘연도’가 결합한 구성이라면 발음이 ‘[시년도]’가 되어야겠지만, ‘신년도’의 발음이 ‘[신년도]’로 되는 것을 보더라도 ‘신년+도’의 구성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인터넷 보충학습 자료-맞춤법과 표준어>
제8강 모음조화
1. 모음조화의 개념
모음조화는 여러 음절의 단어에서 모음끼리 일정한 자질을 공유하는 것으로,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함께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현대국어에서 양성모음으로 간주되는 것은 ‘ㅏ’모음과 ‘ㅗ’ 모음에 국한된다. ‘ㅏ’, ‘ㅗ’ 모음을 제외한 나머지 모음들은 모두 음성모음 어미를 취한다. 현재에도 모음조화는 계속 약화되어 가는 양상을 보이는데, 그 방향은 양성모음의 세력이 약화되어 양성모음이었던 것이 음성모음으로 바뀌는 쪽이다.
2. 모음조화의 실제
모음조화의 기본 원칙은 어간의 끝 음절 모음이 ‘ㅏ’ 또는 ‘ㅗ’일 경우에는 ‘-아, -아서, -아도, -아라, -았-’ 등과 같은 양성모음 어미를 취하고 그 밖의 모음일 때에는 ‘-어, -어서, -어도, -어라, -었-’ 등과 같은 음성모음 어미를 취하는 것이다. 의성·의태어의 경우에는 모음조화가 특히 엄격하게 지켜져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의성·의태어에서도 모음조화가 깨지는 현상이 나타나 ‘깡충깡충’을 표준어로 인정하게 되었다. 이는 모음조화가 현대로 올수록 점점 약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 예라 할 수 있다.
나머지의 경우에는 모음조화 규칙에 따라 적용하면 된다. ‘하얗다/허옇다’가 ‘하얗-+-아지다→하얘지다/허옇-+-어지다→허예지다’로 되고, ‘시커멓다/새까맣다’의 과거형이 ‘시커멓-+-었-→시커멨다/새까맣-+-었-→시커맸다’와 같이 되는 것 등이 그 예들이다. 그리고 ‘삼키지 말고 뱉어라’와 같이 되는 것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뱉어라’를 ‘뱉아라’와 같이 발음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어간의 끝 음절 모음이 ‘ㅐ’이므로 음성모음 어미가 결합해야 한다.
현재 서울말에서 일부의 어미가 음성모음으로 발음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표기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즉, “여기 좀 앉아”, “이것 좀 잡아 봐” 대신에 “여기 좀 앉어”, “이것 좀 잡어 봐”와 같이 발음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표기에서는 모음조화 규칙을 철저하게 따르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ㅂ’ 불규칙 용언의 경우에도 모음조화가 지켜지지만, 일부의 경우에는 발음의 변화를 표기에 반영하고 있다. 즉, ‘돕다, 눕다, 가깝다, 두렵다’ 등의 불규칙 용언들도 예전에는 모음조화에 따라 ‘-아/어, -아서/어서’ 등이 결합되어 ‘도와, 도와서, 누워, 누워서, 가까와, 가까와서, 두려워, 두려워서’로 표기했었지만, ‘가깝다, 괴롭다’와 같이 어간이 2음절 이상인 경우에는 양성모음 어간이라 하더라도 음성모음 어미를 취하는 발음, 즉 ‘[가까워(서)]’, ‘[괴로워(서)]’와 같은 발음이 일반적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 이를 표기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연습문제>
1) ‘가깝다, 괴롭다’의 경우에는 왜 모음조화에 따라 ‘가까와(서), 괴로와(서)’로 적지 않는가?
2) ‘잠그다’에는 왜 양성모음을 가진 활용어미가 결합하는가?
<풀이>
1. 현대국어에서 모음조화가 많이 약화되기는 했지만 ‘-아/-어, -아서/-어서, -아도/-어도, -아라/-어라, -았-/-었-’ 등과 같이 ‘아/어’가 포함된 어미들은 모음조화를 지키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따르면 ‘가깝다, 괴롭다’의 경우에도 ‘가까와(서), 괴로와(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현실 발음인 ‘가까워(서), 괴로워(서)’와 차이가 커지게 되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가깝다, 괴롭다’와 같이 어간이 2음절 이상인 ‘ㅂ’ 불규칙용언에 한해서는 현실 발음을 올바른 표기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2. ‘잠그다’에 모음조화 규칙을 적용하게 되면 어간의 끝 모음이 음성모음인 ‘ㅡ’ 모음이기 때문에 음성모음인 ‘어’가 포함된 어미가 연결되어 ‘잠그-+-어(서)/-어라→잠거(서)/잠거라’와 같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양성모음 ‘아’가 포함된 어미가 연결되어 ‘잠그-+-아(서)/-아라’와 되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과 관련되는 것이다. 즉, ‘잠그다’는 원래 양성모음을 가졌던 것이었기 때문에 양성모음 어미가 결합했었고, 어간이 음성모음으로 바뀌고 난 후에도 여전히 이전의 형태가 어미 결합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제9강 불규칙 용언
1. 불규칙 용언의 개념
국어의 대부분의 용언은 어간과 어미가 결합할 때 그 형태가 변하지 않는 규칙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일부 용언의 경우에는 어간이 변하거나 어미가 변하고, 또 때로는 어간과 어미가 함께 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것들을 불규칙용언, 또는 변칙용언이라 하는데, ‘묻다[問]’가 ‘묻고, 묻는다, 물으니, 물으면······’과 같이 어미에 따라 ‘묻’이 ‘물’로 바뀌기도 하는 것이 그 예이다.
국어표기법의 기본 원칙은 용언의 어간이 상황에 따라 그 형태(발음형)가 변하더라도 표기상으로는 어떤 하나의 형태로 고정시키는 것이다. 이 원칙에 따르면 불규칙 용언의 경우에도 표기를 고정시켜야 하지만, 불규칙 용언의 변화는 말 그대로 불규칙하기 때문에 불규칙적인 변화를 표기에 그대로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1. ‘ㄹ’ 불규칙 용언
‘ㄹ’ 불규칙용언은 여러 가지 조건에서 ‘ㄹ’이 탈락하는데, 표기법과 관련하여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ㄴ, -는’ 앞에서 ‘ㄹ’이 탈락하는 경우이다. ‘하늘을 날으는 비행기(‘날으는/나는 원더우먼’)’, “비행기가 하늘을 날은다”라고 할 때의 ‘날으는’이나 ‘날은다’라든가 “요즘에 바둑이 많이 늘은 것 같은데”라고 말할 때의 ‘늘은’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ㄴ’이나 ‘-는’ 앞에서는 반드시 ‘ㄹ’을 탈락시키고 표기도 그렇게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다. 즉, ‘하늘을 나는 비행기’, ‘비행기가 하늘을 난다’, ‘요즘에 바둑이 많이 는 것 같은데’와 같이 해야 하는 것이다.
‘ㄹ’ 불규칙용언의 표기에서 주의해야 할 것 중의 하나는 ‘말다’의 명령형 표기이다. 예를 들어 “오늘은 학교에 가지 말아라/마라”와 같은 경우에 ‘마라’만 올바른 형태라는 것이다. ‘말아라’보다 ‘마라’ 형태가 더 널리 쓰이기 때문에 이것만을 올바른 것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ㄹ’ 불규칙용언이 명사형 어미를 취할 경우에도 표기에 주의해야 하는데, 어간이 ‘ㄹ’로 끝났을 경우에 명사형 어미 ‘-(으)ㅁ’이 연결되면 받침은 ‘-ㄹㅁ’꼴이 된다. ‘얼다, 만들다’의 명사형은 ‘얾’, ‘만듦’이 올바른 표기이며, ‘졸다’, ‘울다’ 등의 경우에도 명사형 어미가 연결되면 ‘졺’, ‘욺’이 되는 것이다.
2. ‘ㅂ’ 불규칙용언
‘ㅂ’ 불규칙용언과 관련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선생님께 여쭈워/여쭈어 보세요”의 경우에 어느 것이 맞느냐 하는 문제이다. ‘여쭈다’와 ‘여쭙다’는 모두 ‘윗사람에게 물어보다’는 의미로 쓰이는 복수 표준어이다. 따라서 ‘여쭙다’는 ‘ㅂ’ 불규칙용언으로서 그 활용형은 ‘여쭈워, 여쭈우니, 여쭙는’과 같이 되고, ‘여쭈다’의 활용형은 ‘여쭈어, 여쭈니, 여쭈는’과 같이 된다. 이와 유사한 예로 ‘가엽다/가엾다’가 있다. 이 역시 복수 표준어이기 때문에 “얘들이 가엾어서/가여워서 못 보겠다”와 같이 쓸 수 있다.
4. ‘르’ 불규칙용언
‘르’ 불규칙용언과 관련하여 표기법상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머무르다/머물다’와 같이 본말과 준말이 복수 표준어인 경우이다. ‘머무르다’와 ‘머물다’가 단독형으로는 모두 표준어, 즉 올바른 형태이지만 특정 활용어미와 결합하여 쓰일 때에는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향에서 이틀 머물렀다/머물었다”와 같은 경우에는 ‘머물렀다’ 형태만 올바른 것으로 사용된다. 이것은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는 본말 형태인 ‘머무르다’만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령 과거시제의 선어말어미 ‘-었-’이 결합할 경우에 ‘머무르-+-었-+-다→머물렀다’는 되지만 ‘머물-+-었-+-다→*머물었다’는 가능하지 않게 된다. 이와 같은 예에는 ‘서두르다/서둘다’, ‘서투르다/서툴다’ 등이 있다.
<연습문제>
1. ‘머물다’와 ‘머무르다’는 복수 표준어인데, 왜 ‘머물렀다’는 올바른 형태이고 ‘머물었다’는 올바른 형태가 되지 못하는가?
<풀이>
1. ‘머물다’와 ‘머무르다’가 복수 표준어이기는 하지만 모음어미는 ‘머무르다’에만 결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머무르-+-었-→머물렀다’는 올바른 형태이지만, ‘머물-+-었-→머물었다’는 올바른 형태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머물렀다’만을 올바른 형태로 정한 것은 사람들의 실제 발음이 ‘머물렀다’ 형태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3일 동안 ( ).”와 같은 문맥에서 일반 사람들이 ‘머물었다’의 발음인 [머무럳따]로 발음하기보다는 ‘머물렀다’의 발음인 [머물럳따]로 발음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보충학습 자료-맞춤법과 표준어>
제10강 사이시옷 (1)
1. 사이시옷의 개념
명사와 명사가 결합하여 합성명사가 될 때 뒤에 오는 명사의 첫소리가 된소리가 되는 등 발음의 변화가 생기는 일이 있다. ‘나루’와 ‘배’가 결합할 때 발음이 [나루배]가 아니라 [나룯빼/나루빼]가 되는데, 이처럼 뒤에 오는 명사인 ‘배’의 첫 자음 ‘ㅂ’이 된소리가 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국어에서 평음 ‘ㄱ, ㄷ, ㅂ, ㅅ, ㅈ’ 등이 경음으로 바뀌는 것은 평폐쇄음 ‘ㄱ, ㄷ, ㅂ’ 뒤에서이다. 따라서 ‘나루’와 ‘배’가 결합할 때 경음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이들 사이에 평폐쇄음이 개재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 이것을 표기에 반영해 주기 위해 두 명사 사이에 ‘ㅅ’을 끼어 넣는 것이 바로 사이시옷이다.
2. 사이시옷 표기의 조건
사이시옷은 우선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조건을 모두 갖추었을 경우에 쓰인다.
(1) 사이시옷 표기의 기본적 조건
(가) 명사와 명사가 결합하여 합성명사가 될 때 두 명사 사이에 쓰인다.
(나) 앞에 오는 단어가 모음으로 끝나야 한다.
(다) 합성어가 ‘고유어+고유어’이거나 ‘고유어+한자어’ 또는 ‘한자어+고유어’로 구성되어야 한다. 즉 합성어를 이루는 두 개의 단어가 모두 한자어일 때에는 사이시옷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1다)의 조건에 따르면 한자어로만 이루어진 경우에는 사이시옷이 들어갈 수 없지만 2음절로 된 6개의 한자어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는 예외적으로 사이시옷 표기가 인정된다.
그런데 사이시옷이 표기에 반영되려면, (1)과 같은 기본적인 조건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2) 사이시옷 표기의 실현 조건
(가) 뒷말의 첫소리 ‘ㄱ, ㄷ, ㅂ, ㅅ, ㅈ’이 된소리로 발음되는 경우
(나)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경우
(다) 뒤에 오는 단어가 모음으로 시작할 때 합성어가 되면서 두 개의 ‘ㄴ’, 즉 ‘ㄴㄴ’이 추가되는 경우
사이시옷이 표기되는 경우가 위의 세 가지로 나누어지지만 뒤에 오는 명사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바뀌는 (2가)의 경우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나무’와 ‘가지’가 결합해서 합성어가 될 경우에 뒤에 오는 단어인 ‘가지’의 첫 자음이 된소리로 발음되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넣어 ‘나뭇가지’가 되는 것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갈비’ 대신에 ‘피자’가 들어간 ‘피자집’은 ‘피잣집’으로 쓰지 않는다. 비록 ‘피자집’이 ‘갈빗집’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집’의 ‘ㅈ’이 된소리로 발음되지만 ‘피자’가 (서구) 외래어로서 앞에서 제시한 조건 (1다)에 위배되기 때문에 ‘피자’와 ‘집’ 사이에는 사이시옷이 들어갈 수 없다. 즉, 똑같은 발음현상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서구) 외래어가 포함되어 있으면 사이시옷이 들어갈 수 없다.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두 번째 경우인 (2나)에 해당하는 예로는 ‘아랫니’, ‘아랫마을’ 등을 수 있다. ‘아래’와 ‘니’가 결합하면 ‘ㄴ’이 추가되어 [아랜니]로 발음되고, ‘아래’와 ‘마을’이 결합할 때 역시 ‘ㄴ’이 추가되어 [아랜마을]로 발음되기 때문이다.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세 번째 경우인 (2다)에 해당하는 예로는 ‘나뭇잎’, ‘도리깻열’ 등을 들 수 있다. ‘나무’와 ‘잎’이 결합하면 발음이 ‘[나문닙]’이 되고, ‘도리깨’와 ‘열’이 결합하면 발음이 ‘[도리깬녈]’이 되어 두 개의 ‘ㄴ’이 추가되는데, 이럴 때에 사이시옷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연습문제>
1. ‘피자’와 ‘집’이 결합하여 합성어가 될 때에는 왜 사이시옷이 표기에 반영되지 않는가?
2. 2음절 한자어인 ‘초점’이나 ‘대가’의 경우에는 왜 사이시옷이 들어가지 않는가?
<풀이>
1. ‘피자’와 ‘집’이 결합하여 합성어가 될 때 ‘집’의 첫소리인 ‘ㅈ’이 된소리가 되어 [피자찝/피잗찝]으로 발음되기 때문에 음성적으로는 사이시옷이 개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이시옷이 표기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두 개의 명사가 모두 고유어이거나 ‘고유어+한자어’, 또는 ‘한자어+고유어’이어야 한다. 그런데 ‘피자집’의 경우 ‘피자’가 서구 외래어이기 때문에 음성적으로는 사이시옷이 개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표기상으로는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2. ‘초점’과 ‘대가’는 각각 [초쩜/촏쩜], [대까/댇까]로 발음되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표기에 반영한 ‘곳간, 셋방’ 등과 음성적으로는 전혀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사이에 표기 차이가 있는 것에는 특별한 합리적인 근거를 찾기 어렵다. 2음절 한자어뿐만 아니라 한자어끼리 결합할 때 음성적으로 사이시옷이 개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한자에는 ‘ㅅ’을 받침으로 가진 글자가 없기 때문에 표기상으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하여 한자어에 대해 사이시옷을 전혀 반영하지 않을 경우에는 현실 발음과 거리가 멀어진다는 문제가 있어 이러기도 어렵고 저러기도 어려운 것이 한자어의 사이시옷 표기 문제이다. 결과적으로 6개의 2음절 한자어에 한해서 사이시옷을 적기로 했지만 그 기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제11강 사이시옷 (2)
* 사이시옷 표기의 실제
(1) 등교길/등굣길, 장마비/장맛비
‘등교’와 ‘길’이 결합하여 합성명사가 될 경우에 사이시옷이 들어가느냐, 안 들어가느냐 하는 문제는, ‘길’의 첫 자음이 평음이기 때문에 그 발음이 어떻게 되느냐, 즉 ‘길’의 첫 자음이 된소리로 발음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데 이것의 표준발음은 ‘[등교낄/등굗낄]’이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넣어야 한다.
이와 유사한 예로 ‘장마’와 ‘비’가 결합한 경우를 들 수 있는데, 이 역시 표준발음은 [장마삐/장맏삐]이기 때문에 사이시옷이 들어간 ‘장맛비’로 표기해야 한다.
(2) 전세집/전셋집, 전세방/전셋방
‘전세(傳貰)’와 ‘집’이 결합하여 합성명사가 되면 발음이 ‘[전세찝/전섿찝]’이 되기 때문에 ‘전셋집’이 된다. 그러나 ‘집’ 대신에 ‘방(房)’이 결합하게 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발음상으로만 본다면 ‘전세(傳貰)’와 ‘방(房)’이 결합했을 때에도 ‘전세’와 ‘집’이 결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방’의 ‘ㅂ’이 된소리로 바뀌어 ‘[전세빵/전섿빵]’이 되지만 ‘전세’와 ‘방’이 모두 한자어이기 때문에 사이시옷이 들어갈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전셋방’이 아니라 ‘전세방’이 올바른 표기가 된다.
(3) 위쪽/윗쪽, 위층/윗층
사이시옷은 뒷말의 첫소리가 평음이면서 발음할 때에만 된소리로 바뀌는 경우에 사이시옷이 들어가기 때문에, ‘위쪽’과 같이 처음부터 된소리인 경우에는 사이시옷이 들어가지 않는다. 즉, 평음이 된소리로 바뀌는 경우에는 이러한 소리의 변화를 표기상으로 반영해 주기 위해 사이시옷을 넣지만, 소리의 변화가 없는 ‘위쪽’의 경우에는 사이시옷을 넣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위+층’의 경우도 뒷말의 첫소리가 평음이 아닌 격음이기 때문에 사이시옷이 들어갈 환경이 아니다. ‘위’와 ‘층’이 결합했을 때 소리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넣지 않게 되는 것이다.
(4) 해님/햇님
‘해’와 ‘님’이 결합하면 ‘해님’이 된다. 그것은 이때의 ‘해’는 명사(단어)이지만, ‘-님’은 명사(단어)가 아니고 접미사여서 ‘해님’은 합성명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해님’의 ‘-님’은 ‘달님, 별님, 토끼님’ 등의 ‘-님’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아닌 일부의 단어의 뒤에 붙어 그 대상을 인격화(人格化)하여 높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인 것이다. 따라서 ‘해’와 ‘-님’이 결합한다 하더라도 이들 사이에 사이시옷이 들어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발음도 [해님]으로 해야 한다.
(5) 머리말/머릿말
‘머리말’에 사이시옷이 들어가느냐 안 들어가느냐 하는 문제는 표준발음이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에 의해 결정된다. 만약에 표준발음이 ‘[머리말]’이 아니라 ‘[머린말]’이라면 뒷말의 첫소리 자음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이시옷이 추가되어야 한다. 그런데 표준발음은 ‘[머린말]’이 아니라 ‘[머리말]’이기 때문에 사이시옷이 안 들어간 ‘머리말’이 올바른 표기이다.
(6) 차잔/찻잔
‘차’와 ‘잔(盞)이 결합하여 합성어가 될 때 사이시옷을 넣느냐 안 넣느냐 하는 것은 이것이 2음절 한자어냐 아니냐 하는 것에 의해 결정된다. ‘茶’를 ‘차’로도 읽고 ‘다’로 읽지만 ‘차’는 한자어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에 ‘찻잔’은 2음절의 한자어가 아니며, 따라서 뒤에 오는 ‘잔’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발음되므로 사이시옷이 들어간 ‘찻잔’이 올바른 표기가 된다.
(7) 최대값/최댓값, 최소값/최솟값
이들은 한자어 ‘최대(最大)’, ‘최소(最小)’와 고유어 ‘값’이 결합한 합성명사이고, 뒤에 오는 단어 ‘값’의 첫소리 ‘ㄱ’이 된소리로 바뀌어 ‘[최대깝/최댇깝]’, ‘[최소깝/최솓깝]’이 되기 때문에 ‘최댓값’, ‘최솟값’이 올바른 표기가 된다.
<연습문제>
1. ‘윗니’에는 사이시옷이 들어가지만 ‘위쪽’에는 왜 사이시옷이 들어가지 않는가?
<풀이>
1. ‘윗니’와 ‘위쪽’은 모두 명사 ‘위’와 명사 ‘니(이)’, ‘쪽’이 결합한 합성명사이다. 사이시옷이 합성명사를 이루는 두 명사 사이에 들어가기는 하지만, 사이시옷은 두 개의 명사가 결합할 때 나타나는 소리의 변화를 반영하기 위한 장치이다. 그런데 ‘위’와 ‘니’가 결합할 때에는 ‘ㄴ’ 발음이 추가되어 [윈니]가 되지만, ‘위’와 ‘쪽’이 결합할 때에는 소리에 변화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윗니’는 사이시옷이 들어갈 근원적인 이유가 있지만, ‘위쪽’의 경우에는 사이시옷이 들어갈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제12강 준말(1)
‘줄어진 말’ 혹은 ‘약어(略語)’란 뜻을 가진 준말은 말하는 노력을 줄이려는 경제성의 원리가 적용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준말에는 다음의 세 가지 경우가 있을 것이다.
① 본래부터 한 개의 단어로서 그 발음이 줄어들어 보다 간단하게 된 경우
예) 거우루(鏡) → 거울드르(野) → 들
② 한 개의 단어가 아니라 두 개의 단어나 또는 두 단어로 볼 수 있는 말이 한데 모여서 새로운 한 개의 단어가 될 때 그 중에서 어떤 소리가 줄어진 경우
예) 쓰레기+받기 → 쓰레받기어제+저녁 → 엊저녁
고지+감 → 곶감여린+무→ 열무
③ 실질적 의미를 가진 두 단어가 모이는 경우가 아니라 체언에 조사가 결합할 때나 용언의 어간에 어미가 결합할 때 그 중에서 소리의 일부가 줄어지는 경우
예) 나+는 → 난저+에게 → 제게
가지+고 → 갖고디디+지 → 딛지
이와 같은 준말을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는 「한글 맞춤법」제32항~40항에 규정되어 있다. 틀리기 쉬운 준말의 표기를 몇 가지 용례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1) *되요/돼요, *되서/돼서, 되니/*돼니
‘되어, 되었다’의 준말은 ‘돼, 됐다’인데 ‘되’와 ‘돼’는 ‘되’의 ‘ㅚ’ 모음을 이중모음으로 발음함으로써 ‘ㅙ’와 발음상 구별되지 않기 때문에 표기에서도 그 둘을 혼동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의 준말은 문법적으로 구분하여 표기할 수밖에 없다. ‘되+어=돼’라는 표기의 공식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활용어미 ‘-어’가 들어있는 구성인 ‘되+어요’는 ‘돼요’가, ‘되+어서’는 ‘돼서’로 표기하는 것이 맞지만 ‘되+니’는 어미 ‘-어’가 있는 구성이 아니므로 ‘되니’가 맞는 표기이다. 이와 관련한 맞춤법 조항은 다음의 제35항이다.
제35항 모음 ‘ㅗ, ㅜ’로 끝난 어간에 ‘-아/-어, -았-/-었-’이 어울려 ‘ㅘ/ㅝ, /’으로 될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본말)(준말) (본말) (준말) 꼬아 꽈 꼬았다 꽜다 보아 봐 보았다 봤다 쏘아 쏴 쏘았다 쐈다 두어 둬 두었다 뒀다 쑤어 쒀 쑤었다 쒔다 주어 줘 주었다 줬다 [붙임 1]‘놓아’가 ‘놔’로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붙임 2]‘ㅚ’ 뒤에 ‘-어, -었-’이 어울려 ‘ㅙ, ’으로 될 적에도 준 대로 적는다. (본말)(준말)(본말)(준말) 괴어 괘 괴었다 괬다 되어 돼 되었다 됐다 뵈어 봬 뵈었다 뵀다 쇠어 쇄 쇠었다 쇘다 쐬어 쐐 쐬었다 쐤다 |
제35항의 [붙임 2] 규정을 보면 ‘ㅚ’ 뒤에 ‘-어, -었-’이 어울려 ‘ㅙ, ’으로 될 적에도 준 대로 적는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이 규정은 ‘괴다, 되다, 뵈다, 쇠다’ 등 모음 ‘ㅚ’ 앞에 자음이 있는 경우에만 적용되므로 자음이 없는 ‘외다’의 경우는 ‘왜, 왜서, 왰다’와 같이 축약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준말 표기는 인정하지 않고 ‘외어, 외어서, 외었다’의 표기만이 인정된다.
(2) 적잖은/*적쟎은, 만만찮다/*만만챦다
‘가지+어’를 ‘가져’로 표기하는 한글맞춤법의 규정에 따른다면 어미 ‘-지’에 ‘않-’이 어울릴 경우 ‘-쟎-’이 되어야 하고, ‘하지’가 줄어든 ‘-치’에 ‘않-’이 어울릴 경우에도 ‘-챦-’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경우는 제39항에서 다음과 같이 별도로 규정하였다.
제39항 어미 ‘-지’ 뒤에 ‘않-’이 어울려 ‘-잖-’이 될 적과 ‘-하지’ 뒤에 ‘않-’이 어울려 ‘-찮-’이 될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본말) (준말) (본말) (준말) 그렇지 않은 그렇잖은 만만하지 않다 만만찮다 적지 않은 적잖은 변변하지 않다 변변찮다 |
이들은 이미 줄어든 형태가 굳어져 하나의 낱말로 대접받고 있는 것이므로 굳이 어원을 밝혀 줄어든 과정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소리대로 적기로 한 것이다. 물론 이 경우의 ‘-잖-’이나 ‘-찮-’이 독립된 하나의 낱말은 아니지만 낱말의 경우를 준용하여 하나의 음절로 줄어드는 경우에는 모두 ‘-잖-’과 ‘-찮-’으로 적기로 하였다.
(3) 섭섭지/*섭섭치, 생각건대/*생각컨대
‘섭섭하지’, ‘생각하건대’의 준말은 각각 ‘섭섭지’, ‘생각건대’인데 ‘간편하게’의 준말은 ‘간편케’가 맞는 표기이다. 이에 대한 한글맞춤법의 규정은 다음과 같다.
제40항 어간의 끝음절 ‘하’의 ‘ㅏ’가 줄고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될 적에는 거센소리로 적는다. (본말) (준말) (본말) (준말) 간편하게 간편케 다정하다 다정타 연구하도록 연구토록 정결하다 정결타 가하다 가타 흔하다 흔타 [붙임 1] ‘ㅎ’이 어간의 끝소리로 굳어진 것은 받침으로 적는다. 않다않고않지않든지 그렇다그렇고그렇지그렇든지 아무렇다아무렇고아무렇지아무렇든지 어떻다어떻고어떻지어떻든지 이렇다이렇고이렇지이렇든지 저렇다저렇고저렇지저렇든지 [붙임 2] 어간의 끝음절 ‘하’가 아주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본말) (준말) (본말) (준말) 거북하지거북지 넉넉하지 않다 넉넉지 않다 생각하건대생각건대못하지 않다 못지않다 생각하다 못해생각다 못해섭섭하지 않다 섭섭지 않다 깨끗하지 않다깨끗지 않다익숙하지 않다익숙지 않다 [붙임 3] 다음과 같은 부사는 소리대로 적는다. 결단코 결코 기필코 무심코 아무튼 요컨대 정녕코 필연코 하마터면 하여튼 한사코 |
우리말에서 ‘~하다’의 ‘하-’가 줄어질 때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하’의 ‘ㅏ’만 탈락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하’ 전체가 탈락하는 것이다. 제40항의 규정은 ‘하’의 ‘ㅏ’만 탈락하는 경우이고 [붙임 2]는 ‘하’ 전체가 탈락하는 경우이다. 이는 ‘하’의 앞에 오는 말이 무엇이냐에 따라 결정된다. 즉 ‘하’ 앞의 말이 모음이나 유성자음 ‘ㄴ, ㄹ, ㅁ, ㅇ’인 경우에는 ‘ㅏ’만 줄어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축약되어 거센소리로 되고, ‘하’ 앞의 말이 무성자음 ‘ㄱ, ㅂ, ㅅ’인 경우는 ‘하’가 아주 줄어 없어진다.
* 연습문제
1. 밑줄 친 부분의 표기가 맞춤법에 어긋난 것은?
① 새로 개발된 첨단 장비 처음으로 선봬
② 벌초를 하다가 벌에 쐐서 며칠을 고생했다.
③ 길에서 은사님을 뵀다.
④ 이번에는 좀 잘 돼면 좋겠다.
⇒ 모음 ‘ㅚ’ 뒤에 ‘-어, -었-’이 어울려 줄어질 때에는 ‘ㅙ, ’으로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활용형에 어미 ‘-어’가 들어있는지를 판별해야 한다. ①, ②, ③의 경우 각각 ‘선뵈+어’, ‘쐬+어서’, ‘뵈+었+다’의 구성이므로 ‘선봬, 쐐서, 뵀다’로 표기하는 것이 맞지만 ④의 경우는 ‘되+면’의 구성이므로 ‘돼면’이 아니라 ‘되면’이 맞는 표기이다.
2. 다음 중 본말과 준말의 짝이 잘못 표기된 것은?
① 그렇지 않은 - 그렇잖은
② 정결하다 - 정결타
③ 치이었다 - 치였다
④ 외었다 - 왰다
⇒ 제35항의 [붙임 2] 규정을 보면 ‘ㅚ’ 뒤에 ‘-어, -었-’이 어울려 ‘ㅙ, ’으로 될 적에도 준 대로 적는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이 규정은 ‘괴다, 되다, 뵈다, 쇠다’ 등 모음 ‘ㅚ’ 앞에 자음이 있는 경우에만 적용되므로 자음이 없는 ④의 ‘외다’의 경우는 ‘왜, 왜서, 왰다’와 같이 축약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준말 표기는 인정하지 않고 ‘외어, 외어서, 외었다’의 표기만이 인정된다.
3. 다음에 제시한 단어 가운데 맞춤법에 맞는 것은 모두 몇 개인가?
까막까치, 쓰레받기, 엇그저께, 연구토록, 어떠튼지, 변변챦다, 하마터면, 다정타 |
⇒ 맞춤법에 맞지 않는 표기 : ‘엇그저께, 어떠튼지, 변변챦다’
어제+그저께 → 엊그저께
어떠튼지 : 한글맞춤법 제40항 [붙임 1]의 ‘ㅎ’이 어간의 끝소리로 굳어진 것은 받침으로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 ‘어떻든지’로 표기해야 함
변변챦다 : 한글맞춤법 제39항의 규정에 의해 ‘-잖-’과 ‘-찮-’으로 적기로 하였으므로 ‘변변찮다’가 맞는 표기
제13강 준말(2)
1. 「한글 맞춤법」과 준말
준말은 줄어진 대로 쓰는 것이 맞춤법의 대원칙이다. 그러나 발음이 같은 경우 문법적으로 구별하여 적는 것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1) 안 한다/*않 한다
‘안’은 부사 ‘아니’의 준말이고 ‘않’은 동사 ‘않다’의 어간이다. ‘안’은 부정 부사 ‘아니’가 쓰일 자리에는 다 올 수 있다. ‘않-’은 어간이므로 어미 없이 단독으로 쓰이는 일은 없고, 반드시 ‘않고, 않아서, 않는다, 않는’ 등과 같이 활용형으로만 사용된다. ‘않다’는 기원적으로 ‘아니하다’에서 줄어진 말로 어간과 어미를 구분하여 적는 원칙에 따라 ‘[안타], [안코], [안치]로 발음되나 ‘않다, 않고, 않지’로 표기한다.
(2) 이렇든/*이러튼, 어떻든/*어떠튼, 아무튼/*아뭏든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렇든, 어떻든’은 ‘ㅎ’을 받침으로 표기하고 ‘하여튼, 아무튼’은 소리나는 대로 적는 것이 맞는 표기이다. 이에 관한 규정은 한글맞춤법 제40항의 [붙임 1]과 [붙임 3]에서 찾을 수 있다.
[붙임 1] ‘ㅎ’이 어간의 끝소리로 굳어진 것은 받침으로 적는다. 않다않고않지않든지 그렇다그렇고그렇지그렇든지 아무렇다아무렇고아무렇지아무렇든지 어떻다어떻고어떻지어떻든지 이렇다이렇고이렇지이렇든지 저렇다저렇고저렇지저렇든지 [붙임 3] 다음과 같은 부사는 소리대로 적는다. 결단코 결코 기필코 무심코 아무튼 요컨대 정녕코 필연코 하마터면 하여튼 한사코 |
‘이렇든, 그렇든’에서 ‘ㅎ’ 받침을 쓰는 것은 이들이 ‘이렇다, 그렇다’의 활용형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이렇고, 이렇지, 이렇든지’와 같이 활용을 하며 어간과 어미를 구분하여 적는 표기법의 대원칙에 따라 ‘ㅎ’을 받침으로 표기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하여튼, 아무튼’은 ‘*하옇다, *아뭏다’의 활용형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소리나는 대로 적도록 하였다.
(3) 꽃이에요/*꽃이예요, *나무에요/나무예요, *뭐에요/뭐예요
체언에 서술격 조사 ‘이-’가 붙어서 활용하는 경우 준말의 맞춤법이 까다롭다. ‘-이에요’는 ‘-이어요’의 구어체인데 ‘-이어요’는 ‘이+어+요’로 분석되므로 각각의 형태를 고정시켜 ‘-이여요’가 아니라 ‘-이어요’로 표기해야 한다. 이에 따르면 ‘-이에요’도 마찬가지로 ‘-이예요’가 아니라 ‘-이에요’로 적는 것이 바른 표기이다.
그런데 서술격조사 ‘-이’가 모음 뒤에서 줄어들 때는 이를 표기에 반영한다. 즉 ‘-이에요, -이어요’의 준말은 ‘-예요, -여요’로 표기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무+이에요’의 준말은 ‘나무예요’로, ‘뭐+이에요’의 준말은 ‘뭐예요’로 적어야 한다.
(4) *호랑이에요/호랑이예요, 아니에요/*아니예요
‘호랑이예요’는 ‘호랑이+예요’의 구성이다. 이때의 ‘-예요’는 ‘-이에요’가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아니에요/아니예요’의 경우는 ‘호랑이예요’와 구성이 다르다. ‘아니’는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 ‘아니다’의 어간이다. 이는 활용형이므로 ‘아니+어+요’의 구조를 가지며 이 ‘아니어요’가 구어체인 ‘아니에요’가 된 것이므로 ‘아니에요’로 적어야 한다.
2. 「표준어 규정」과 준말
준말에 관한 규정은 「한글 맞춤법」뿐만 아니라 「표준어 규정」과도 관련된다. 「표준어 규정」의 제1부 표준어 사정 원칙 제14~16항은 준말과 본말 가운데 표준어로 삼는 단어를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준말과 본말의 관계에서 어느 것이 널리 쓰이는가에 따라 표준어를 선정하는 기준을 말하는 것인데 이에 따라 현실적으로 널리 쓰이는 말을 각각의 경우에 따라 정하였다. 이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준말이 널리 쓰이고 본말이 잘 쓰이지 않는 경우에는 준말만을 표준어로 삼는다. 준말이 쓰이고 있더라도 본말이 널리 쓰이고 있으면 본말을 표준어로 삼는다. 준말과 본말이 다 같이 널리 쓰이면서 준말의 효용이 뚜렷이 인정되는 것은 두 가지를 다 표준어로 삼는다. |
각 항의 규정과 예를 보이면 다음과 같다.
제14항 준말이 널리 쓰이고 본말이 잘 쓰이지 않는 경우에는, 준말만을 표준어로 삼는다. (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ㄱ ㄴ 비고
귀찮다 귀치 않다
김 기음 ∼매다
똬리 또아리
무 무우 ∼강즙, ∼말랭이, ∼생채,
가랑∼, 갓∼, 왜∼, 총각∼
미다 무이다 1. 털이 빠져 살이 드러나다.
2. 찢어지다
뱀 배암
뱀-장어 배암-장어
빔 비음 설∼, 생일∼
샘 새암 ∼바르다, ∼바리
생-쥐 새앙-쥐
솔개 소리개
온-갖 온-가지
장사-치 장사-아치
제15항 준말이 쓰이고 있더라도, 본말이 널리 쓰이고 있으면 본말을 표준어로 삼는다.
(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ㄱ ㄴ 비고
경황-없다 경-없다
궁상-떨다 궁-떨다
귀이-개 귀-개
낌새 낌
낙인-찍다 낙-하다/낙-치다
내왕-꾼 냉-꾼
돗-자리 돗
뒤웅-박 뒝-박
뒷물-대야 뒷-대야
마구-잡이 막잡이
맵자-하다 맵자다 모양이 제격에 어울리다
모이 모
벽-돌 벽
부스럼 부럼 정월 보름에 쓰는 '부럼'은 표준어임.
살얼음-판 살-판
수두룩-하다 수둑-하다
암-죽 암
어음 엄
일구다 일다
죽-살이 죽-살
퇴박-맞다 퇴-맞다
한통-치다 통-치다
다만, 다음과 같이 명사에 조사가 붙은 경우에도 이 원칙을 적용한다.
(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
ㄱ ㄴ 비고
아래-로 알-로
제16항 준말과 본말이 다 같이 널리 쓰이면서 준말의 효용이 뚜렷이 인정되는 것은 두 가지를 다 표준어로 삼는다. (ㄱ은 본말이며, ㄴ은 준말임.)
ㄱ ㄴ 비고
거짓-부리 거짓-불 작은말은 '가짓부리, 가짓불'임
노을 놀 저녁∼
막대기 막대
망태기 망태
머무르다 머물다 ┐모음 어미가 연결될 때에는
서두르다 서둘다 │준말의 활용형을 인정하지
서투르다 서툴다 ┘않음.
석새-삼배 석새-베
시-누이 시-뉘/시-누
오-누이 오-뉘/오-누
외우다 외다 외우며, 외워: 외며, 외어
이기죽-거리다 이죽-거리다
찌꺼기 찌끼 '찌꺽지'는 비표준어임.
*연습문제
1. 다음 예문 중 맞춤법에 어긋난 표기가 들어 있는 것은?
① 그 일만은 제발 안 하면 안 돼요?
② 여하튼 내일까지는 꼭 끝내도록 하세요.
③ 그건 사랑이 아니예요.
④ 제가 바로 그 분이 찾는 영숙이예요.
⇒ ③의 ‘아니’는 명사 ‘아니’에 ‘-이에요’의 준말 ‘-예요’가 결합된 구조가 아니라 형용사 ‘아니다’의 활용형이므로 ‘아니+어+요’의 구조를 가지며 이 ‘아니어요’가 구어체인 ‘아니에요’가 된 것이므로 ‘아니예요’가 아니라 ‘아니에요’로 적어야 한다.
2. ‘그러하다’의 준말을 ‘그렇다’로 적는 원리와 관계가 없는 단어는?
① 않고② 아무렇지
③ 어떻든지④ 아무튼
⇒ ‘그러하다’의 준말인 ‘그렇다’에서 ‘ㅎ’ 받침을 쓰는 것은 이들이 ‘이렇다, 그렇다’의 활용형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어간과 어미를 구분하여 적는 표기법의 원리에 따라 ‘ㅎ’을 받침으로 표기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아무튼’은 ‘*아뭏다’의 활용형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어간과 어미를 구분하여 적을 이유가 없어 소리나는 대로 적도록 한 것이다.
3. 다음의 본말과 준말이 모두 표준어인 것은?
① 시누이/시뉘② 무우/무
③ 새앙쥐/생쥐④ 소리개/솔개
⇒ ①‘시누이/시뉘’는 준말과 본말이 다 같이 널리 쓰이면서 준말의 효용이 뚜렷이 인정되는 것은 두 가지를 다 표준어로 삼는다는 「표준어 규정」제16항에 따라 복수 표준어로 인정된다. ②,③,④의 경우는 준말이 널리 쓰이고 본말이 잘 쓰이지 않는 경우에는 준말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는 제14항의 규정에 따라 준말인 ‘무, 생쥐, 솔개’만이 표준어이다.
<인터넷 보충학습 자료-맞춤법과 표준어>
제14강 띄어쓰기 (1)
* 띄어쓰기의 실제 1
(1)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의존명사는 말 그대로 의존적인 성격을 가지는 명사를 말한다. 의존적이라는 것은 문장 속에 나타날 때에는 반드시 다른 성분, 즉 관형어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의존명사가 아무리 의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명사로서, 독립된 단어이기 때문에 문장 속에 쓰일 때에는 반드시 띄어 써야 한다.
(2) ‘한번’의 띄어쓰기
‘한번’은 흔히 “이거 한번 먹어 보자”와 같은 경우에 사용되는데, 이때의 ‘한번’은 횟수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한번’ 전체가 ‘어떤 일을 시험 삼아 시도함’의 의미를 나타낸다. 즉 ‘번’이 단위성 의존명사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한번’ 전체가 하나의 단어, 즉 합성어로 쓰이는 것이다. 그러나 ‘번’이 횟수의 의미를 가질 때에는 ‘번’이 단위성 의존명사이기 때문에 ‘한’과 ‘번’을 띄어 써야 한다.
(3) 단음절로 된 것이 연이어 나타날 때
‘그∨때∨그∨곳’이나 ‘한∨잎∨두∨잎’과 같이 단음절이 연이어 나타나더라도 이들 각각은 모두 한 단어의 자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모두 띄어 써야 한다. 그러나 1음절인 단어가 여러 개 계속될 경우에 띄어 쓰는 것은 쓰기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띄어 쓰는 것이 오히려 독서의 능률상 좋지 않은 점이 있다. 그래서 이러한 경우에는 의미상으로 한 덩어리가 되는 단어들은 붙여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그때∨그곳’, ‘한잎∨두잎’과 같이 둘씩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4) 보조용언의 띄어쓰기
보조용언은 말 그대로 본용언의 뒤에 쓰여 본용언의 의미에 보조적인 의미를 더하여 주는 용언을 가리킨다. “불이 꺼져∨간다”의 ‘간다’, “비가 올∨듯하다”의 ‘듯하다’와 같은 것들이 보조용언이다. 그러나 이러한 보조용언이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해도 본용언과는 구별되는 별개의 단어이기 때문에 띄어 쓰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보조용언은 단독으로 쓰이지 못하고 반드시 본용언 뒤에 쓰이고 또한 의미상으로도 의존적이기 때문에 일반 언중들은 보조용언을 본용언과 구별되는 별개의 단어로 인식하기 어려운, 즉 본용언과 보조용언을 구별하여 정확하게 띄어 쓰기가 어려운 점이 있었고, 실제로 본용언과 보조용언을 붙여 쓰는 예가 적지 않았다. 그래서 1989년도에 맞춤법을 개정할 때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본용언과 보조용언은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도∨보고 생각도 해 보아라”, “잘난 체를 한다”와 같은 예에서 ‘읽어도∨보고’, ‘체를∨한다’처럼 중간에 조사가 들어간 경우와, “강물에 떠내려가∨버렸다”처럼 본용언이 합성동사인 경우에는 보조용언을 반드시 띄어 써야 한다.
<연습문제>
1. ‘한번’에서 ‘번’의 의미가 횟수의 의미를 가지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한’과 ‘번’을 띄어 쓰느냐 붙여 쓰느냐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2. 본용언과 보조용언은 붙여 쓰는 것도 허용되는데, 본용언과 보조용언 사이에 조사가 개재되거나 본용언이 합성동사일 경우에는 왜 붙여 쓰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가?
<풀이>
1. ‘번’이 횟수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하나의 단위로서 독립적인 의미를 가지는 단어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나 ‘한번’이 ‘시험 삼아’의 의미를 가지는 것은 ‘번’이 횟수의 의미를 가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 또한 수관형사로서의 독립적인 의미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한번’은 수관형사 ‘한’과 단위성 의존명사 ‘번’과 독립적인 별개의 단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2. 본용언과 보조용언을 붙여 쓰는 것은 원칙이 아니라 허용 규정이다. 이러한 허용 규정을 만든 것은 보조용언의 의존성과, 일반 언중들이 본용언과 보조용언을 정확하게 구별하여 띄어 쓰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한 조처일 뿐이다. 붙여 써야 하는 특별한 근거가 없는데 어쩔 수 없이 허용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본용언과 보조용언 사이에 조사가 개재되게 되면 본용언과 보조용언의 구별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배려를 할 이유가 없다. 또한 국어에서 조사 뒤에는 조사 이외의 다른 단어를 붙여 쓸 수 없기 때문에 보조용언이라 하더라도 조사에 붙여 쓸 수 있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본용언이 합성동사일 경우에 본용언과 보조용언을 붙여 쓰게 되면, 동사 어간 3개를 붙여 쓰게 되는 결과가 되는데, 국어에서 동사 어간 3개가 한 단위(단어)가 되는 것은 전혀 일반적이지 않다. 더욱이 보조용언은 의미상 본용언과 대등한 관계를 가지지도 않기 때문에 3개의 어간이 대등한 자격을 가지는 것처럼 붙여 쓰는 것은 매우 이상할 수밖에 없다. 보조용언을 본용언에 붙여 쓸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범위 안에 포함되기 어려운 이유이다.
제15강 띄어쓰기 (2)
1. 띄어쓰기의 실제 2
(1) ‘성’ 또는 ‘이름’, ‘성+이름’ 뒤에 ‘선생(님), 박사’ 등과 같은 호칭어가 연결되는 경우
‘선생(님), 박사’ 등과 같은 호칭어는 별개의 단어이므로 성이나 이름 뒤 또는 성명 뒤에서는 ‘김철수∨선생(님)/박사(님), 김∨선생(님)/박사(님)’, ‘김철수∨씨/군, 김영희∨양’ 등과 같이 반드시 띄어 써야 한다. ‘성’에 ‘씨/군/양’ 등과 같이 1음절 호칭어가 연결될 경우에도 ‘성’과 호칭어는 구별되는 것이므로 반드시 띄어 써야 한다.
그런데 ‘씨’가 접미사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씨’가 인명에서 성을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붙어 ‘그 성씨 자체’의 뜻을 나타낼 경우인데, 가령, ‘김씨/이씨/박씨 부인’, ‘최씨 문중’, ‘의유당 김씨’, ‘그의 성은 남씨입니다’ 등과 같은 예에서 ‘씨’는 호칭어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성씨 그 자체’를 가리키는 접미사이기 때문에 선행하는 성과 반드시 붙여 써야 한다.
호(號)나 자(字)는 이름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성과 함께 쓰일 때에는 ‘이충무공, 이율곡’과 같이 반드시 붙여 쓴다. 그러나 호가 성명 앞에 놓일 때에는 ‘율곡∨이이’, ‘충무공∨이순신’ 등과 같이 띄어 써야 한다.
(2) 의존명사, 조사, 접미사가 동일한 형태인 경우
(가) ‘대로’
‘대로’는 의존명사로 쓰일 때도 있고 조사로 쓰일 때도 있다. ‘대로’가 의존명사로 쓰였느냐, (보)조사로 쓰였느냐 하는 것은 이에 선행하는 말이 어떤 것이냐 하는 것에 의해 결정된다. 즉, 의존명사는 반드시 관형성분을 선행시키게 되는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용언의 관형사형이 오게 되고, 조사 앞에는 체언(명사/대명사/수사)이 오기 때문에 ‘대로’ 앞에 관형성분이 오느냐, 아니면 체언이 오느냐 하는 것을 기준으로 구별한다.
(나) ‘간(間)’
‘간’은 의존명사로 쓰이는 경우가 있고 접미사로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의미에 의해 구별된다. ‘서울 부산∨간 야간열차’, “부모와 자식∨간에도 예의는 지켜야 한다”와 같은 예에서처럼 ‘간’이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까지의 사이’라는 뜻을 가질 때에는 의존명사이기 때문에 띄어 써야 한다. 그러나 ‘이틀간, 한 달간, 삼십 일간’과 같은 예에서처럼 “기간을 나타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동안’의 뜻”을 가질 때에는 접미사로서 반드시 붙여 써야 한다.
(다) ‘상(上)’
‘상’은 의존명사로 쓰이는 경우가 있고 접미사로 쓰이는 경우가 있다. 이들 역시 의미를 기준으로 구별한다. ‘지구∨상의 생물’, “도로∨상에서 주웠다”에서처럼 ‘상’이 구체적으로 ‘위’의 뜻을 가질 때에는 의존명사이기 때문에 띄어 써야 한다. 그러나 ‘관계상/미관상/사실상/외관상/절차상’ 등에서처럼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것과 관계된 입장’ 또는 ‘그것에 따름’과 같은 추상적인 뜻을 나타내거나 ‘인터넷상의 가상 공간’, ‘통신상의 장애’ 등과 같은 예에서처럼 ‘구체적인 또는 추상적인 공간에서의 한 위치’라는 뜻을 나타낼 때에는 접미사이기 때문에 붙여 써야 한다.
(3) ‘제(第)’
‘제’는 대다수의 한자어 수사에 붙어 ‘그 숫자에 해당하는 차례’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기 때문에 반드시 뒷말과 붙여 ‘제10∨회 졸업식/제십∨회 졸업식’, ‘제일∨차 세계대전’과 같이 써야 한다. 물론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가 순서를 나타내는 말이나 숫자와 함께 쓰일 때에는 붙여 쓸 수 있기 때문에 ‘제10회∨졸업식/제십회∨졸업식’, ‘제일차∨세계대전’과 같이 쓸 수도 있다.
2. 외래어의 띄어쓰기
(1) 외래어의 띄어쓰기는 원어의 띄어쓰기에 따라 결정된다. 전문어의 경우에는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붙여 쓰는 것도 허용된다. 그러나 일반어의 경우에는 띄어 쓰지 않는다.
(2) ‘강, 산, 항, 해, 산맥, 섬’ 등과 같이 지명 또는 그에 준하는 명사가 외래어에 붙을 경우에는 띄어 쓰고 우리말에 붙을 경우에는 붙여 쓴다. 외래어라도 우리나라 한자음으로 읽을 경우에는 붙여 쓴다. ‘리오그란데강(☓)/리오그란데∨강(0)’, ‘몽블랑산(☓)/몽블랑∨산(0)’, ‘카리브해(☓)/카리브∨해(0)’, ‘발리섬(☓)/발리∨섬(0)’, ‘알프스산맥(☓)/알프스∨산맥(0)’ 등이 그 예이다.
(3) 외래어 다음의 ‘인(人), 족(族), 어(語)’는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한다. 즉, ‘그리스∨인, 그리스∨어, 그리스∨족’, ‘이탈리아∨인, 유럽∨인, 러시아∨어’와 같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리스인, 그리스어, 그리스족’, ‘이탈리아인, 유럽인, 러시아어’와 같이 쓰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외래어 다음에 연결되는 ‘인(人), 족(族), 어(語)’ 등을 별개의 단어로 보기 때문이다.
<인터넷 보충학습 자료-맞춤법과 표준어>
제16강 표준어 (1)
* 표준어 규정의 실제 1
(1) ‘강남콩/강낭콩’
‘강남콩’은 원래 중국의 ‘강남(江南)’ 지방에서 들여온 콩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와 같이 어원이 분명한 경우에는 발음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어원을 살려서 적는 것이 의미를 파악하는 데 유리한 점이 있다. 그런데 ‘강남콩’은 발음이 이미 ‘[강낭콩]’으로 변했을 뿐만 아니라 언중들이 어원에 대한 지식도 없기 때문에 굳이 발음과 다르게 ‘강남콩’이라 적는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이점이 없게 되었다. ‘강낭콩’을 표준어로 정한 이유이다.
(2) ‘부조(扶助)/부주’, ‘삼촌(三寸)/삼춘’, ‘사돈(査頓)/사둔’
이들은 현실적인 발음이 표기와 다르게 ‘[부주], [사둔], [삼춘]’으로 변했거나 변화된 발음형이 매우 우세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강낭콩’의 경우와 같다. 또한 양성모음이 음성모음으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오뚝이’의 경우와 같다. 그러나 이들의 경우에는 한자의 의미를 언중들이 의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낭콩’의 경우와 구별된다. 예컨대, ‘부조’의 경우 한자가 가지는 ‘돕는다’는 의미를 언중들이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발음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원래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의미를 파악하는 데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원래의 형태인 ‘부조, 사돈, 삼촌’ 등을 표준어로 정하고 있다.
(3) 숫양, 숫염소, 숫쥐 / 수소, 수놈
‘수컷’을 이르는 접두사는 ‘수-’와 ‘숫-’이 있는데, ‘양, 염소, 쥐’에 대해서만 ‘숫-’을 쓰고 나머지는 전부 ‘수’로 통일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이외의 ‘소’나 ‘놈’이 결하하게 되면 ‘수소’, ‘수놈’이 되며, 발음 또한 표기대로 ‘[수소], [수놈]’으로 해야 한다. 한편, 접두사 ‘수-’ 다음에 거센소리를 인정하는 것은 ‘수캉아지, 수캐, 수키와, 수탉, 수탕나귀, 수톨쩌귀, 수퇘지, 수평아리’에만 한정된다.
(4) ‘쌍동이/쌍둥이’, ‘귀동이/귀둥이’, ‘오뚝이/오똑이’
‘쌍둥이’, ‘귀둥이’에 쓰인 접미사 ‘-둥이’는 원래 ‘-동이’였다. 접미사 ‘-동이’의 ‘동’은 한자어 ‘아이 동(童)’이지만, 발음을 ‘[둥]’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또한 일반 언중들이 의미적으로 연관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동이’ 대신에 ‘-둥이’를 표준형으로 정했다. 현대국어에서 양성모음의 세력이 점점 약화되어 그 자리를 음성모음에 내주는 현상과 관련된다. ‘오뚝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오뚝이’의 경우에는 특히 ‘오뚜기’로 적는 경우가 많은데, ‘(코가) 오뚝하다’의 어근 ‘오뚝’이 분명하게 인식되기 때문에 ‘오뚜기’로 적을 수 없다.
(5) ‘나무라다/나무래다’, ‘바라다/바래다’, ‘바람/바램’
‘나무라다’의 경우 실제 생활에서는 ‘나무래다’ 형태로 발음하는 것이 꽤 보편적이다. ‘바라다’의 경우에도, 특히 이것의 파생명사가 쓰이는 “네가 잘 됐으면 하는 □□이다”와 같은 문맥에서 ‘바람’ 대신 ‘[바램]’으로 발음하는 것이 일반화되는 경향이다. 그러나 표준어에서는 이러한 발음 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나무라다’, ‘바라다’가 표준어이고, ‘바라다’의 파생명사는 ‘바라-+-(으)ㅁ→바람’이 된다.
<연습문제>
1. ‘미루나무’와 ‘미류나무’ 중 어느 것을 표준어로 정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풀이>
1. 표준어 ‘미루나무’는 원래 ‘미류나무(美柳--)’였다. 북아메리카를 원산지로 하는 버드나무의 한 종류이기 때문이다. 표준어가 ‘미류나무’이고 발음도 [미류나무]로 할 때에는 어느 것을 표준어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여느 예들과 마찬가지로 표기는 고정되어 있지만 발음은 변화하게 마련이다. 표기와 다른 형태로 발음될 때 표준어 선정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발음이 어원적인 형태와 달라지게 되었을 때 어느 것을 표준어로 정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일반 사람들이 어원적인 의미를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즉, 발음이 어원적인 형태와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어원적인 의미를 알고 있다면 어원적인 형태가 표준어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어원적인 형태인 ‘미류나무’의 발음이 ‘[미루나무]’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언중들 또한 ‘버드나무의 한 종류’라는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에 발음에 맞추어 표기도 ‘미루나무’로 바꾼 것이고. 이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제17강 표준어 (2)
* 표준어 규정의 실제 2
(1) ‘설거지/설겆이’
‘설겆이’는 동사 ‘설겆다’와 짝이 되는, 즉 ‘설겆다’의 어근 ‘설겆-’에 명사파생접미사 ‘-이’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이다. 그런데 현대어에서 ‘설겆다’라는 동사가 쓰이지 않게 되고, 그 자리를 ‘설거지하다’가 차지함으로써 사람들도 ‘설겆다’라는 동사를 인식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설겆다’와 ‘설겆이’의 짝 대신에 ‘설거지하다’와 ‘설거지’가 쓰이게 것이다.
(2) ‘총각무/총각무우/알타리무/알타리무우’
‘무’는 ‘무우’의 준말 형태인데, 이 중 준말 형태인 ‘무’가 표준어로 정해진 것은 국어 표기에서 장음은 표기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원리에 따른 것이다.
‘총각무’와 ‘알타리무’의 선택 기준은 어떤 것이 더 보편적으로 사용되느냐 하는 것이다. 고유어로만 이루어진 ‘알타리무’보다 한자어가 결합된 ‘총각무’가 더 많이 사용된다는 이유에서 ‘총각무’가 표준어로 선정되었다.
(3) ‘멍게’와 ‘우렁쉥이’, ‘물방개’와 ‘선두리’, ‘코주부’와 ‘코보’
‘멍게’와 ‘물방개’는 원래 방언형이었는데, 표준어인 ‘우렁쉥이’와 ‘선두리’보다 더 보편적으로 사용되어 기존의 표준어와 함께 표준어에 포함된 예들이다. ‘코주부’의 경우에는 표준어였던 ‘코보’를 사람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방언형이었던 ‘코주부’가 일반화되자, 표준어였던 ‘코보’는 버리고 ‘코주부’만을 표준어로 인정한 것이다.
(4) ‘주책없다/주책이다’
‘주책’의 일차적인 의미가 ‘일정하게 자리 잡힌 주장이나 판단력’이기 때문에 ‘주책없다’가 의미상으로 올바른 것이 된다. ‘주책없다’가 표준어가 된 이유이다.
(5) ‘우레/우뢰’
‘천둥’과 같은 의미를 가지는 ‘우레’는 ‘울다’의 어근에 명사 파생 접미사 ‘에’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고유어이다. 고유어 ‘우레’의 짝이 되는 한자어는 ‘천동(天動)’(→천둥)인데, 다른 ‘고유어:한자어’의 짝처럼 고유어가 점차 세력을 잃게 되는 과정을 밟게 된다. 그러나 ‘우레’는 ‘가람’이나 ‘뫼’처럼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현대국어의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는 ‘천둥’이 쓰인다. 다만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치다’의 경우처럼 매우 한정된 경우에만 ‘우레’가 쓰인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에조차도 고유어 ‘우레’를 한자어 ‘우뢰(雨雷)’로 생각하여 ‘우뢰와 같은 박수를 치다’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6) ‘채/째’
‘째’와 ‘채’는 의미상으로는 차이가 없지만 쓰이는 환경은 전혀 다르다. ‘째’는 접미사이기 때문에 반드시 체언 뒤에 붙여 쓴다(“고구마를 껍질째 구워서 통째로 먹었다.”). 그러나 ‘채’는 관형사형 어미 ‘-은/는’ 뒤에 쓰이는 의존명사이기 때문에 반드시 띄어 써야 한다(‘온몸이 묶인 채로’, “옷을 입은 채로 잠을 잤다”).
(7) ‘서/석[三]’과 ‘세’, ‘너/넉[四]’과 ‘네’ - ‘돈, 말, 발, 푼’, ‘냥, 되, 섬, 자’
‘서/석/세’는 이른바 수관형사로서 단위성 의존명사 앞에 쓰이는 것들이다. 발음 형태가 비슷한 것들이 쓰이는 예에 해당하는데, ‘4’를 의미하는 ‘너/넉/네’도 마찬가지이다. ‘커피 세 잔’, ‘밥 네 그릇’ 등과 같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예를 생각해 보면 표준어는 당연히 ‘세’, ‘네’일 것으로 생각되며, 또한 실제로 이들이 표준어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예전부터 오랫동안 써 왔지만 요즈음에는 흔히 쓰이지 않는 단위성 의존명사인 ‘돈, 말, 발, 푼’, ‘냥, 되, 섬, 자’ 등의 경우에는 ‘세’와 ‘네’가 표준어가 아니다. 즉, ‘돈, 말, 발, 푼’의 경우에는 ‘서/너’가 표준어이고, ‘냥, 되, 섬, 자’의 경우에는 ‘석/넉’이 표준어인 것이다.
제18강 표준 발음법
「표준어 규정」의 제2부는 ‘표준 발음법’인데 전체가 7장 30항으로 되어 있다. 혼동을 보이는 발음 생활에 규범을 제시하기 위하여 제정한 것이다.
(1) 표준 발음법 총칙
제1항 표준 발음법은 표준어의 실제 발음을 따르되, 국어의 전통성과 합리성을 고려하여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
① 표준 발음법은 표준어의 실제 발음에 따른다는 것으로 표준어를 정할 때 지금 사용하고 있는 언어의 현실을 수용하여 정한 것과 같은 맥락
② 실제 발음에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달리 나타나는 경우에는 우리말의 전통성과 합리성을 고려하여 정한다. 전통성과 합리성 사이에 상충되는 경우 복수 표준어를 허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느 한 쪽을 원칙으로 삼고 다른 한 쪽을 허용하는 방법을 취함
(2) 표준어의 자음과 모음
(가) 자음 : ㄱ ㄲ ㄴ ㄷ ㄸ ㄹ ㅁ ㅂ ㅃ ㅅ ㅆ ㅇ ㅈ ㅉ ㅊ ㅋ ㅌ ㅍ ㅎ (19개) (나) 단모음 : ㅏ ㅐ ㅓ ㅔ ㅗ ㅚ ㅜ ㅟ ㅡ ㅣ (10개) 이중모음 : ㅑ ㅒ ㅕ ㅖ ㅘ ㅙ ㅛ ㅝ ㅞ ㅠ ㅢ (11개) |
① 단모음은 10개로 규정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ㅚ, ㅟ’는 단모음으로 발음하는 사람보다 이중모음 [we], [wi]로 발음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
②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제4항의 [붙임]에 ‘ㅚ, ㅟ’를 이중모음으로 발음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둠
③ 전통성을 고려하여 ‘ㅚ, ㅟ’를 단모음에 넣기는 하였지만 합리성을 고려하여 이중모음으로 발음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한 것
(3) 이중모음의 발음
이중모음의 발음은 제5항에 언급되어 있는데 ‘다만’ 조항이 붙어 복수 발음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2. ‘예, 례’ 이외의 ‘ㅖ’는 [ㅔ]로도 발음한다. 계집[계ː집/게ː집] 계시다[계ː시다/게ː시다] 시계[시계/시게](時計)연계[연계/연게](連繫) 몌별[몌별/메별](袂別) 개폐[개폐/개페](開閉) 혜택[혜ː택/헤ː택](惠澤) 지혜[지혜/지헤](智慧) 다만 3. 자음을 첫소리로 가지고 있는 음절의 ‘ㅢ’는 [ㅣ]로 발음한다. 늴리리닁큼무늬띄어쓰기씌어 틔어희어희떱다희망유희 다만 4. 단어의 첫음절 이외의 ‘의’는 [ㅣ]로, 조사 ‘의’는 [ㅔ]로 발음함도 허용한다. 주의[주의/주이]협의[혀븨/혀비] 우리의[우리의/우리에] 강의의[강ː의의/강ː이에] |
① ‘예, 례’의 경우는 [ㅖ]만을 표준발음으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ㅔ]도 허용
② 자음을 첫소리로 가진 음절의 ‘ㅢ’는 [ㅣ]로 발음
단어의 첫 음절 이외의 ‘ㅢ’는 [ㅣ]로 발음하는 것을 허용
조사 ‘의’는 [ㅔ]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
(4) 겹받침의 발음
제10항 겹받침 ‘ㄳ’, ‘ㄵ’, ‘ㄼ, ㄽ, ㄾ’, ‘ㅄ’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 [ㄱ, ㄴ, ㄹ, ㅂ]으로 발음한다. 넋[넉] 넋과[넉꽈] 앉다[안따] 여덟[여덜] 넓다[널따] 외곬[외골] 핥다[할따] 값[갑] 없다[업ː따] 다만, ‘밟-’은 자음 앞에서 [밥]으로 발음하고, ‘넓-’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넙]으로 발음한다. (1) 밟다[밥ː따] 밟소[밥ː쏘] 밟지[밥ː찌] 밟는[밥ː는→밤ː는]밟게[밥ː께] 밟고[밥ː꼬] (2) 넓-죽하다[넙쭈카다] 넓-둥글다[넙뚱글다] 제11항 겹받침 ‘ㄺ, ㄻ, ㄿ’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 [ㄱ, ㅁ, ㅂ]으로 발음한다. 닭[닥]흙과[흑꽈]맑다[막따]늙지[늑찌] 삶[삼ː]젊다[점ː따]읊고[읍꼬]읊다[읍따] 다만, 용언의 어간 말음 ‘ㄺ’은 ‘ㄱ’ 앞에서 [ㄹ]로 발음한다. 맑게[말께] 묽고[물꼬] 얽거나[얼꺼나] |
① 겹받침의 경우 모음 앞에서는 두 자음이 다 발음되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자음 앞에서는 세 개의 자음을 모두 발음할 수 없기 때문에 겹받침의 하나가 탈락해야 함
② 겹받침을 가진 단어가 자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또는 어미와 연결될 때의 발음은 지역에 따라 또는 개인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임
(5) ‘ㄴ’ 첨가
제29항 합성어 및 파생어에서, 앞 단어나 접두사의 끝이 자음이고 뒤 단어나 접미사의 첫음절이 ‘이, 야, 여, 요, 유’인 경우에는, ‘ㄴ’ 음을 첨가하여 [니, 냐, 녀, 뇨, 뉴]로 발음한다. 솜-이불[솜ː니불]홑-이불[혼니불]막-일[망닐] 삯-일[상닐]맨-입[맨닙]꽃-잎[꼰닙] 내복-약[내ː봉냑]한-여름[한녀름]남존-여비[남존녀비] 신-여성[신녀성]색-연필[생년필] 직행-열차[지캥녈차] 늑막-염[능망념] 콩-엿[콩녇] 담-요[담ː뇨] 눈-요기[눈뇨기]영업-용[영엄뇽] 식용-유[시굥뉴] 국민-윤리[궁민뉼리]밤-윷[밤ː뉻] 다만, 다음과 같은 말들은 ‘ㄴ’ 음을 첨가하여 발음하되, 표기대로 발음할 수 있다. 이죽-이죽[이중니죽/이주기죽] 야금-야금[야금냐금/야그먀금] 검열[검ː녈/거ː멸] 욜랑-욜랑[욜랑뇰랑/욜랑욜랑] 금융[금늉/그뮹] [붙임 1] ‘ㄹ’ 받침 뒤에 첨가되는 ‘ㄴ’ 음은 [ㄹ]로 발음한다. 들-일[들ː릴]솔-잎[솔립]설-익다[설릭따] 물-약[물략]불-여우[불려우]서울-역[서울력] 물-엿[물렫]휘발-유[휘발류]유들-유들[유들류들] [붙임 2] 두 단어를 이어서 한 마디로 발음하는 경우에도 이에 준한다. 한 일[한닐]옷 입다[온닙따]서른여섯[서른녀섣] 3 연대[삼년대]먹은 엿[머근녇] 할 일[할릴]잘 입다[잘립따]스물여섯[스물려섣] 1 연대[일련대]먹을 엿[머글렫] 다만, 다음과 같은 단어에서는 ‘ㄴ(ㄹ)’ 음을 첨가하여 발음하지 않는다. 6․25[유기오]3․1절[사밀쩔]송별-연[송ː벼련] 등-용문[등용문] |
‘ㄴ’을 첨가하여 발음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제29항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함
① 합성어나 파생어이면서
② 앞 단어나 접두사가 자음으로 끝나고
③ 뒤 단어나 접미사의 첫 음절이 ‘이, 야, 여, 요, 유’인 경우
→ ‘ㄴ’을 첨가하여 [니, 냐, 녀, 뇨, 뉴]로 발음한다.
그러나 개인적인 발음 습관에 따라 두 가지 발음이 다 널리 사용되어 그 어느 한 쪽을 일반화하거나 일률적으로 규칙화할 수 없기 때문에 두 가지 발음을 다 인정한 경우도 있다.
* 연습문제
1. 다음 중 ‘늙-’의 발음이 다른 하나는?
① 늙지② 늙게
③ 늙고④ 늙거나
⇒ 겹받침 ‘ㄺ’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ㄱ]으로 발음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러나 ‘ㄺ’ 용언 어간은 ‘ㄱ’ 앞에서는 ‘ㄱ’을 탈락시키고 ‘ㄹ’로 발음된다.
2. 다음 단어 또는 어절의 발음이 표준 발음법에 어긋난 것은?
① 삶의 지혜[살메 지헤]
② 민주주의의 의의[민주주의에 의이]
③ 바다를 밟고[바다를 발꼬]
④ 갉작거리다[각짝거리다]
⇒ 겹받침 ‘ㄼ’은 자음 앞에서 ‘ㅂ’이 탈락하여 ‘ㄹ’로 소리 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밟-’은 ‘다만’ 조항을 통해 자음 앞에서 [밥]으로 발음하도록 하였다. 방언 또는 세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언어 현실에서 [밥ː따], [밥ː꼬], [밥ː는→밤ː는]이 더 많이 쓰인다고 판단한 결과이다.
3. 다음 중 소리의 첨가가 일어나지 않는 예는?
① 홑이불② 꽃잎
③ 늑막염④ 송별연
⇒ ④송별연은 ‘ㄴ’ 첨가에 관한 규정인 표준 발음법 제29항의 [붙임 2] ‘다만’ 조항을 통해 ‘ㄴ’ 첨가가 일어나지 않는 것을 표준 발음으로 규정한 단어이다. ①, ②, ③은 ‘ㄴ’이 첨가되어 각각 [혼니불], [꼰닙], [능망념]으로 발음된다.
<인터넷 보충학습 자료-맞춤법과 표준어>
제19강 외래어 표기법
1. 외래어 표기법의 원리
(1) 원어 발음 중시
(2) 국어 특성 중시
2. 외래어 표기법의 기본 원칙
(1) 제1항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자모만으로 적는다.
(2) 제2항 외래어의 1음운은 원칙적으로 1기호로 적는다.
(3) 제3항 외래어의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ㅇ’만을 적는다.
(4) 제4항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이 규정에는 예외가 있다. 경음으로 쓰는 것이 이미 굳어져 있는 경우인데,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빵, 껌, 삐라, 빨치산, 히로뽕’을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태국어와 베트남어는 국어와 마찬가지로 ‘평음-격음-경음’의 3항 대립을 보이기 때문에 된소리 표기를 허용하도록 하고 있다. 태국어와 베트남어의 경음 표기는 처음부터 허용되었던 것이 아니고, 2004년 1월에 고시된 규정에 의한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 ‘푸켓’, ‘호치민’ 등으로 적어 왔던 것을 현지의 발음을 존중하여 ‘푸껫’, ‘호찌민’으로 적도록 하고 있다.
(5) 제5항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한다.
3. 파열음의 표기
외래어의 무성파열음 [p, t, k]는 우리말에서 격음 ‘ㅍ, ㅌ, ㅋ’으로, 유성파열음 [b, d, g]는 평음 ‘ㅂ, ㄷ, ㄱ’으로 적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들 자음이 모음 앞에 오는 경우에만 그렇다. 자음 앞이나 어말에서는 달리 적는다는 것이다.
무성파열음으로 끝나는 외래어를 우리말로 옮길 때 두 가지 방법이 가능하다. 하나는 무성파열음을 받침으로 적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으’를 받쳐서 적는 것이다. 가령 ‘robot[rɔbɔt]’의 경우 ‘로봇’ 또는 ‘로보트’로 적는 것이다. 그런데 영어에서 들어온 외래어의 무성파열음을 받침으로 적는 것은 다음의 두 가지 경우로 제한되어 있다.
(1) 짧은 모음 다음의 어말 무성파열음은 받침으로 적는다. 예를 들어 ‘snap[snæp]’, ‘robot[rɔbɔt]’, ‘book[buk]’ 등을 ‘스내프, 로보트, 부크’가 아니라 ‘스냅, 로봇, 북’으로 적는 것이다. 단어의 끝소리인 [p, t, k] 앞의 모음이 짧은 소리이기 때문이다.
(2) 짧은 모음과 유음([l, r])이나 비음([m, n, ŋ] 이외의 자음 사이에 오는 무성파열음은 받침으로 적는다. 예를 들어 ‘act[ækt]’의 [k]는 비록 짧은 모음 [æ] 뒤에 왔지만 자음 [t] 앞이기 때문에 받침으로 적어 ‘액트’가 되어야 한다. ‘action[ækʃən], lipstick[lipstik]’ 등도 ‘애크션, 리프스틱’이 아니라 ‘액션, 립스틱’이 된다.
이 이외의 경우에는 어말과 자음 앞의 무성파열음은 ‘으’를 붙여 적는다. ‘tape[teip], cake[keik], flute[flu:t]’ 등을 ‘테입, 케익, 플룻’으로 적지 않고 ‘테이프, 케이크, 플루트’로 적는 것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유성파열음([b, d, g])은 어말이나 자음 앞에서 항상 ‘으’를 붙여 적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head[hed], herb[hə:b], bug[bʌg], gag[gæg]’는 각각 ‘헤드’, ‘허브’, ‘버그’, ‘개그’로 적는다. 그러나 ‘bag, lab, web’ 등은 ‘백, 랩, 웹’으로 굳어진 것으로 보아 어말의 유성파열음을 받침으로 적는 것을 그대로 인정한다. 그런데 이러한 예외는 일일이 국어사전을 찾아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4. 마찰음과 파찰음의 표기
[f]는 ‘ㅍ’으로 [v]는 ‘ㅂ’으로 적는다. ‘훼밀리, 후라이팬’이 아니라 ‘패밀리, 프라이팬’으로 적어야 한다.
[ʃ]는 영어의 경우 자음 앞에서는 ‘슈’로, 어말에서는 ‘시’로 적는다. 모음 앞에서는 뒤따르는 모음에 따라 ‘샤, 섀, 셔, 셰, 쇼, 슈, 시’로 적는다. 따라서 ‘shrimp[ʃrimp], shrub[ʃrʌb]’는 각각 ‘슈림프, 슈러브’로 적는다. ‘dash[dæʃ], English[iŋgliʃ], leadership[lidə:rʃip]’ 등도 ‘대시, 잉글리시, 리더십’으로 적어야 한다.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에서 온 말은 [ʃ]를 항상 ‘슈’로 적는다. 따라서 독일어 ‘Einstein’은 ‘아인슈타인’으로 적어야 하고 러시아 어 지명인 ‘Tashkent’는 ‘타슈켄트’로 적어야 한다.
파열음 표기에서 된소리를 쓰지 않는다는 것은 마찰음이나 파찰음의 표기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ㅆ’이나 ‘ㅉ’ 표기를 쓰지 않는다.
파찰음 ‘ㅈ, ㅊ’ 다음에서 이중모음 ‘ㅑ, ㅕ, ㅛ, ㅠ’를 쓰지 않는다. 국어 발음에서 ‘ㅈ, ㅊ’ 아래에서 ‘ㅏ, ㅓ, ㅗ, ㅜ’ 발음과 ‘ㅑ, ㅕ, ㅛ, ㅠ’ 발음이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외래어 표기에서도 단모음으로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즉, ‘텔레비젼, 쥬스, 챤스’가 아니라 ‘텔레비전, 주스, 찬스’로 표기해야 하는 것이다.
5. 유음과 비음의 표기
비음 [m]은 ‘ㅁ’으로, [n]은 ‘ㄴ’으로, [ŋ]는 ‘ㅇ’으로 적는다. 유음 [l]과 [r]은 모두 ‘ㄹ’에 대응시킨다. 다만 [l]의 경우 어중의 [l]이 모음 앞에 오거나 모음이 따르지 않는 비음 앞에 올 때에는 ‘ㄹ’을 겹쳐 ‘ㄹㄹ’로 적는다. 따라서 ‘slide’, ‘Clinton’ 등은 ‘스라이드’, ‘크린턴’이 아니라 ‘슬라이드’, ‘클린턴’으로 적어야 한다.
6. 모음의 표기
영어의 모음 글자는 고정된 하나의 소리로 나지 않고 여러 가지로 발음된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어의 철자를 기준으로 해서 표기할 수 없고, 그 발음에 따라 한글로 옮겨 적어야 한다.
[ə]와 [ʌ]는 모두 ‘어’로 옮기도록 규정하고 있다. ‘digital[didʒitəl]’을 ‘디지털’로 적는 것, ‘color[kʌlər]’를 ‘컬러’로 적고 ‘honey[hʌni]’를 ‘허니’로 적는 것이 그 예이다.
[ɔ]와 [o]는 모두 ‘오’로 적는다. ‘concert[kɔnsə:rt]’, ‘concept[kɔnsept]’ 등을 ‘콘서트’, ‘콘셉트’로 적는 것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중모음은 이론적으로 두 개의 단모음이 결합한 것이기 때문에 각각의 단모음의 음가를 살려서 적는다. [ai], [au], [ei], [ɔi]를 각각 ‘아이’, ‘아우’, ‘에이’, ‘오이’로 적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time[taim]’은 ‘타임’으로, ‘skate[skeit]’는 ‘스케이트’로 적는다.
그러나 [ou]는 ‘오’로, [auə]는 ‘아워’로 적도록 하고 있다. [ou]와 [auə]의 [u]는 일종의 과도음이기 때문이다. ‘power[pauər]’, ‘tower[tauər]’등도 ‘파우어’, ‘타우어’가 아니라 ‘파워’, ‘타워’로 적는다. ‘window’, ‘snow’, ‘yellow’ 등을 ‘윈도’, ‘스노’, ‘옐로’ 등으로 적는 것도 이 규정에 의한 것이다.
외래어의 모음 표기에서 장모음을 따로 표시하지 않는다. ‘그리이스’, ‘터어키’, ‘오오사카’로 적지 않고 ‘그리스’, ‘터키’, ‘오사카’로 적는다는 것인데, 이는 고유어와 한자어에서 장모음을 따로 표기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1. ‘cake’, ‘tape’의 올바른 표기는 ‘케익’, ‘테입’인가, ‘케이크’, ‘테이프’인가?
2. ‘텔레비젼’, ‘쥬스’로 적지 않고 ‘텔레비전’, ‘주스’로 적는 이유는 무엇인가?
<풀이>
1. 이러한 예와 관련해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짧은 모음 다음의 어말 무성파열음은 받침으로 적는다”(외래어 표기법 제3장 제1절 제1항 1)고 규정하고 그 예로 ‘gap-갭’, ‘book-북’ 등을 들고 있다. cake와 tape는 발음이 각각 [keik], [teip]이기 때문에 k와 p가 단모음 i 뒤에 오고 어말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규정의 적용을 받아 ‘케익’, ‘테입’이 되어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단어의 올바른 표기는 ‘케이크’와 ‘테이프’이다. 이것은 위의 규정에 있는 ‘짧은 모음’은 ‘짧은 단모음’에 한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cake와 tape의 어말 무성파열음은 단모음 i 뒤에 오는 것이 아니라 이중모음인 [ei] 뒤에 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위 경우 이외의 어말과 자음 앞의 무성파열음은 ‘으’를 붙여 적는다”(제3장 제1절 제1항 3)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2. ‘텔레비젼’, ‘쥬스’와 같이 ‘ㅕ’, ‘ㅠ’와 같은 모음을 사용하는 것이 외래어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생각 때문에 외래어에 ‘죠, 쥬, 져, 쟈, 쵸, 츄, 쳐, 챠’와 같은 표기가 많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표기는 어떤 경우에도 허용되지 않는다. 국어에서 파찰음 ‘ㅈ, ㅊ’과 이중모음 ‘ㅛ, ㅠ, ㅕ, ㅑ’이 결합한 ‘죠, 쥬, 져, 쟈, 쵸, 츄, 쳐, 챠’는 단모음이 쓰인 ‘조, 주, 저, 자, 초, 추, 처, 차’와 발음상 전혀 구별되지 않기 때문이다. 표기를 다르게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발음의 차이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단모음을 연결시켰을 때와 이중모음을 연결시켰을 때 발음에 차이가 없다면 이중모음의 표기가 합리성을 가지기 어렵다. 특별한 이점도 없이 보다 복잡한 형식인 이중모음을 쓸 이유가 없다. 더욱이 국어에서 ‘죠, 쥬, 져, 쟈, 쵸, 츄, 쳐, 챠’와 같은 표기는 쓰이지 않는 표기이다. 이러한 이중모음 표기는 그만큼 국어답지 않음을 의미한다.
제20강 로마자 표기법
1. 로마자 표기의 개념
로마자라고 하면 흔히 영어에서 사용하는 알파벳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영어에서 사용하는 알파벳과 로마자는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로마자는 라틴 문자라고도 하는 것으로 영어뿐만 아니라 프랑스어, 독일어, 이태리어, 스페인어 등 서구의 여러 나라 말의 표기에 쓰이는 문자를 가리킨다. 따라서 로마자 표기는 우리말을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 아니라 이러한 로마자를 이용해서 표기하는 것이다. 로마자 표기법은, 외국에서 들어온 단어들을 우리의 문자인 한글로 표기하는 외래어 표기법과 대비된다고 할 수 있다.
2. 로마자 표기의 기본 원칙
로마자 표기 규정 제1항을 보면 “국어의 로마자 표기는 국어의 표준 발음에 따라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이것은 이른바 전사법(轉寫法이)라는 표기방식을 따르겠다는 것인데, 이 전사법은 현실 발음(표준 발음)을 표기에 최대한 반영한다는 원칙의 표기법이다. 이와 대립되는 표기 방식을 전자법(轉字法)이라고 하는데, 전자법은 한글맞춤법에서 같은 글자로 표기된 것은 언제나 동일한 로마자로 대당되게 한다는 원칙에 따른 표기법이다. 예를 들어 ‘신라’의 경우에 실제 발음과 상관없이 글자대로 ‘Sinra’로 적는 것이 전자법에 따른 표기이고, 표기는 ‘신라’이지만 실제 발음이 [실라]이니까 ‘Silla’로 적는 것이 전사법에 따른 표기인데 현행 로마자 표기법은 전사법을 기본 원칙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3. 국어의 모음·자음과 로마자의 대응
(1) 단모음
ㅏ |
ㅗ |
ㅜ |
ㅣ |
ㅔ |
a |
o |
u |
i |
e |
ㅓ |
ㅡ |
ㅐ |
ㅚ |
ㅟ |
eo |
eu |
ae |
oe |
wi |
(2) 이중모음
ㅑ |
ㅕ |
ㅛ |
ㅠ |
ㅒ |
ㅖ |
ㅘ |
ㅙ |
ㅝ |
ㅞ |
ㅢ |
ya |
yeo |
yo |
yu |
yae |
ye |
wa |
wae |
wo |
we |
ui |
그런데 여기에서 주의할 것은, ‘ㅢ’가 ‘ㅣ’로 소리 나더라도 항상 ‘ui’로 적는다는 것이다. 국어에서 ‘ㅢ’는 ‘ㅣ’로 소리 나는 경우가 많은데, 전사법에 따르면 당연히 ‘ㅣ’로 적어야 합니다만 이때에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가령, ‘광희문’의 경우에 ‘Gwanghimun’이 아니라 ‘Gwanghuimun’으로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3) 파열음
ㄱ |
ㄲ |
ㅋ |
ㄷ |
ㄸ |
ㅌ |
ㅂ |
ㅃ |
ㅍ |
g, k |
kk |
k |
d, t |
tt |
t |
b, p |
pp |
p |
파열음 중에서 ‘ㄱ’은 g와 k, ‘ㄷ’은 d와 t, ‘ㅂ’은 b와 p 등 각각 두 개의 로마자에 대응되고 있는데, 이들은 환경에 따라 구별되어 사용된다. 즉, 모음 앞의 ‘ㄱ, ㄷ, ㅂ’은 ‘g, d, b’로 적고, 자음 앞이나 어말의 ‘ㄱ, ㄷ, ㅂ’은 ‘k, t, p’로 적는다. ‘구미’와 ‘영동’의 ‘ㄱ’과 ‘ㄷ’은 각각 모음 ‘ㅜ’와 ‘ㅗ’ 앞에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g’와 ‘d’로 적어 ‘Gumi’와 ‘Yeongdong’이 되고, 자음 앞에 나타나는 ‘옥천’의 ‘ㄱ’과 어말에 나타나는 ‘합덕’의 ‘ㄱ’은 ‘k’로 표기하여 ‘Okcheon’, ‘Hapdeok’이 된다.
(4) 기타 자음
ㅈ |
ㅉ |
ㅊ |
ㅅ |
ㅆ |
ㅎ |
ㄴ |
ㅁ |
ㅇ |
ㄹ |
j |
jj |
ch |
s |
ss |
h |
n |
m |
ng |
r, l |
유음 ‘ㄹ’이 ‘r’과 ‘l’ 두 가지에 대응되고 있는데, 이 역시 환경에 따라 구별되어 쓰인다. 즉 모음 앞에 있는 ‘ㄹ’은 ‘r’로, 자음 앞이나 어말에 나타나는 ‘ㄹ’은 ‘l’로 적는 것이다. 그러나 두 개의 ‘ㄹ’이 연이어 실현되는 ‘ㄹㄹ’은 ‘ll’로 적는다. ‘구리’, ‘설악[서락]’ 등의 ‘ㄹ’은 모음 앞에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Guri’, ‘Seorak’으로 적고, ‘칠곡’의 ‘ㄱ’은 자음 앞에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Chilgok’이 되며, ‘대관령[대괄령]’의 경우에는 두 개의 ‘ㄹ’이 연이은 것이기 때문에 ‘Daegwallyeong’이 되는 것이다.
4. 로마자 표기 세칙
(1) 음운변화가 일어날 때에는 변화의 결과에 따라 적는다.
‘종로’, ‘백마’를 ‘Jonro’, ‘baekma’로 적지 않고 이들의 실제 발음이 ‘[종노]’와 ‘[뱅마]’이기 때문에 ‘Jongno’, ‘Baengma’로 적는다든가, ‘해돋이’, ‘맞히다’를 ‘haedodi’, ‘mathida’로 적지 않고 실제 발음인 ‘[해도지]’, ‘[마치다]’에 맞추어 ‘haedoji’, ‘machida’로 적는 것 등은 바로 이러한 원칙에 따른 것이다. ‘ㄱ, ㄷ, ㅂ, ㅈ’ 등이 ‘ㅎ’과 합해져서 거센소리로 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좋고[조코]’, ‘놓다[노타]’의 경우 각각 ‘joko’, ‘nota’로 적어야 한다. 그러나 체언에서 ‘ㄱ, ㄷ, ㅂ’ 뒤에 ‘ㅎ’이 올 때에는 ‘ㅎ’을 밝혀서 적도록 되어 있다. 즉, ‘묵호’, ‘집현전’의 경우 발음이 ‘[무코]’, ‘[지편전]’으로 나지만 ‘muko’, ‘jipyeonjeon’으로 적지 않고 ‘ㅎ’에 대응되는 ‘h’를 밝혀서 ‘mukho’, ‘jiphyeonjeon’으로 적어야 하는 것이다.
된소리 변화 또한 이를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다. 된소리 현상이 예측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는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팔당’, ‘낙동강’의 경우 발음은 ‘[팔땅]’, ‘[낙똥강]’으로 되지만, 표기는 ‘Palttang’, ‘Nakttonggang’으로 하지 않고 ‘Paldang’, ‘Nakdonggang’으로 해야 한다.
(2) 인명은 성과 이름의 순서로 띄어 쓴다. 이름은 붙여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음절 사이에 붙임표(-)를 쓰는 것을 허용한다.
‘박문수’라는 이름을 로마자로 표기할 때 ‘Munsu Park’처럼 이름을 먼저 쓰고 성을 나중에 쓰는 것은 로마자 표기라기보다 영어식 표기이다. 로마자 표기는 영어식 표기와는 구분된다. 국어에서는 성 다음에 이름을 쓰기 때문에 반드시 ‘Park Munsu’로 써야 하는 것이다.
이름의 음절 사이에 붙임표를 쓰는 것을 허용한 것은 관용을 인정한 것이다. 그래서 ‘민용하’를 로마자로 표기할 때 ‘Min Yongha’가 원칙이지만 ‘Min Yong-ha’로도 쓸 수 있다. 그러나 ‘Min Yong-Ha’와 같이 이름 두 글자를 모두 대문자로 쓰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3) 이름에서 일어나는 음운변화는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다.
이름에 음운변화를 반영했을 경우 다른 이름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한복남’의 경우 발음이 ‘[한봉남]’으로 나기 때문에 음운변화를 표기에 반영하게 되면 ‘Han Bongnam’이 되는데, 이렇게 되면 실제로 이름이 ‘한봉남’인 사람과 구별되지 않게 되는 것이다.
(4) 인명, 회사명, 단체명 등은 그동안 써 온 표기를 쓸 수 있다.
현행 로마자 표기법은 2000년에 개정된 것이다. 2000년 이전에도 로마자 표기 규정이 있었으나 특히 인명, 회사명 등과 같은 고유명사의 경우 이 규정을 지켰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 많다. 더욱이 2000년에 표기 규정이 바뀌면서 이 규정에 맞추려면 고유명사의 표기가 대폭적으로 바뀌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새로운 규정에 맞추어 인명 등의 로마자 표기를 모두 바꾸려고 하면 적지 않은 혼란과 비용이 따르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과도 규정을 둔 것인데, 가령 ‘박문수’의 경우 현행 로마자 표기 규정을 따른다면 ‘Bak Munsu’가 되어야 하지만 기존에 써 오던 ‘Pak Munsu’, ‘Park Munsu’ 등도 허용한다는 것이다.
1.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169’를 로마자로 표기하면?
<풀이>
1. 로마자 표기법에 “‘도, 시, 군, 구, 읍, 면, 리, 동’의 행정 구역 단위와 ‘가’는 각각 ‘do, si, gun, gu, eup, myeon, ri, dong, ga’로 적고, 그 앞에는 붙임표(-)를 넣는다. 붙임표 앞뒤에서 일어나는 음운 변화는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다”(로마자 표기법 제3장 제5항)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Seoul-si Jongno-gu Dongsung-dong 169’가 된다. ‘종로’를 Jongro로 적지 않고 Jongno로 적는 것은 전사법이 표기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