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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유세' 고개 흔들던 박근혜, 30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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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유세' 고개 흔들던 박근혜, 30분 뒤…

[중앙일보] 입력 2012.04.14 00:00 / 수정 2012.04.14 03:16

[뉴스 속으로] 박근혜 4·11 총선 유세 동행 취재
50대 여성 손 꽉 잡자 “악”
11일간 오른손에 붕대
왼손 먼저 내밀어 악수도

오른손에 붕대를 감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인천시 남구 용현동 용현시장을 방문해 한 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인사하고 있다. 박 위원장의 오른손은 선거 때가 되면 악수하느라 남아나질 않는다. [인천=연합뉴스]

‘박근혜 마케팅’은 새누리당의 유일한 득표 전략이었다. 박 위원장 스스로 탄핵 역풍을 맞았던 8년 전 총선 때처럼 자신이 최대한 많이 뛰어야만 당이 살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진작부터 측근들에게 “잠자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일정을 최대한 빡빡하게 짜라”고 주문했다. 이혜훈 선대위 상황실장이 “그러다 쓰러지시겠다”고 하자 박 위원장은 “쓰러질 시간도 없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선거운동 기간인 13일 동안 박 위원장은 일정을 10분 단위로 쪼개고 식사도 대부분 달리는 승용차에서 김밥으로 때우면서 전체 246곳의 선거구 가운데 100여 곳을 들렀다. 선대위 관계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쇄도하는 박 위원장의 지원 유세 요청을 우선순위별로 정리하느라 골머리를 앓았다. ‘박근혜 선거운동’의 막전막후를 들여다봤다.

붕대, 헌신과 투지의 아이콘

 박 위원장의 선거철 손 통증은 일종의 직업병이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하루 수백 명과 악수를 한다. 악수도 보통 악수가 아니다. 적극적으로 스킨십을 시도하는 50대 이상의 지지자들은 그의 오른손을 꽉 쥐고 흔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툭하면 오른손에 탈이 나곤 한다. 박 위원장이 경남 진주를 방문했던 3월 20일부터 오른손은 심상치 않았다. 인파 속에서 이동할 때 박 위원장은 연신 오른손을 몸 쪽으로 바짝 당기며 몸을 움츠렸다. 진주시장에선 한 50대 여성이 다가와 손을 꽉 잡자 급기야 ‘악’ 소리를 내며 손을 황급히 빼고는 한참을 서서 손을 주물렀다. 그 여성이 무안해하자 박 위원장은 “손이 아파서요”라고 양해를 구했다. 주민들에게 “여기에 와서 박 위원장이랑 인사 좀 하이소”라고 권유하던 박대출(진주갑) 후보는 그제야 “손은 살살만 잡아주이소. 살살 정만 주이소”라고 말을 바꿨다.

 그가 처음 붕대를 감고 나온 건 열흘 뒤인 3월 31일이었다. 이날 서울 용산 용문동에서 유세를 마치고 박 위원장이 붕대 감은 손을 흔들자 유세장 여기저기에서 “얼마나 고생했으면…”이란 지지자들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7일 천안 쌍용동 이마트 앞 사거리 유세에서 그는 붕대 감은 손을 직접 시민들한테 들어 보였다. 그러고는 “이 손으로 한 분 한 분 손잡고 인사 드리고 싶은데 아파서 그렇게 못해 죄송합니다. 사실 국민들 보면서 손보다 마음이 더 아픕니다. 오죽하면 붕대 감은 손 부여잡고 민생 살려달라 호소하시겠습니까”라고 했다. 9일 인천 석남동 거북시장에서는 손을 뻗어 악수하려고 달려드는 시민들에게 붕대 감은 손을 보여주며 “다친 손이 빨리 낫지 않네요”라고 웃으며 양해를 구했다. 가끔씩 오른손은 피하며 ‘왼손 악수’를 한 적도 있다. 박 위원장 지지자들에게 그의 오른손 붕대는 ‘헌신’과 ‘투지’의 아이콘이 됐다. 박 위원장은 선거 당일인 11일이 돼서야 붕대를 풀었다.


경호원과 옥신각신

박근혜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암사동 유세에서 악수를 청하는 지지자를 피해 통증이 심한 오른 손을 급하게 빼는 모습. 경호원이 팔을 뻗어 지지자의 손목을 잡아 제지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 위원장의 지방 유세 현장을 지켜본 이들은 하나같이 “인기가 아이돌 그룹 못지않다”고 입을 모은다. 50세 이상의 중·장년층 여성에게 그의 인기는 특히 더 좋았다. 그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달려들다 경호원과 옥신각신하는 건 기본이었다. 손 한번 잡아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끼리 몸싸움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3월 13일 손수조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부산 사상을 찾았을 때는 시민이 1000명 넘게 운집하면서 4차로 도로가 마비됐다. 지난 2일 강원도 강릉을 방문했을 때는 거리뿐 아니라 건물 안의 시민들도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박근혜”를 연호했다. 지난 4일 경기도 의왕시 도깨비시장에서 박 위원장과 악수를 한 중년 남성은 뒤따라온 부인에게 “와, 나 박근혜랑 악수했어. 오늘 손 씻지 말아야겠네”라고 즐거워했다. 같은 날 안산 선부동 차량 유세 때는 사거리 건너편에 있던 사람들이 자신의 휴대전화에 박 위원장을 담으려고 무더기로 무단횡단을 감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지자들의 선물 공세도 잇따랐다. 지난달 29일 서울 문래동에서 유세를 하던 박 위원장은 자신을 그린 초상화를 선물받았다. 한 60대 남성이 자기 작품이라며 건넨 것이었다. 그 남성은 박 위원장과 악수를 하면서 “손 한번 잡아보고 싶었다”며 기뻐했다. 지난 2일 강릉에서는 아버지 고(故) 박정희 대통령이 작사·작곡한 ‘나의 조국’이 인쇄된 엽서를 모아놓은 액자를 선물받았다. 박 위원장은 액자를 한동안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꽃과 화분을 받는 경우는 부지기수였고 홍삼 캔디부터 꽈배기, 모둠전, 딸기, 오렌지 등 먹거리 선물도 이어졌다. 박 위원장의 지원 유세를 받는 일부 후보는 손 통증으로 고생하는 그에게 손목 밴드를 건넸다.

 박 위원장을 향한 선물 퍼레이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 2월 2일 55번째 생일을 맞은 박 위원장은 자신의 팬클럽인 ‘박사모’ 회원들로부터 방탄복을 받았다. 한 해 전인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피습 사건을 기억하는 미국 동포가 박 위원장의 안전을 걱정하며 보내온 것이었다. 2007년 4월에는 스타킹 한 박스를 받은 적이 있다. 전남 목포를 방문한 자리에서 “얼굴을 보여달라”는 주변 성화에 못 이겨 신발을 벗은 채 테이블 위에 올라갔다가 구멍 난 스타킹이 노출된 뒤 그에게 전달된 선물이었다.

새누리 후보들의 유치 작전

 수도권에 출마한 A후보는 박 위원장이 인근 B후보의 지역구에서 유세를 하자 그곳에 가서 B후보를 밀쳐내다시피 하고 박 위원장 옆에 딱 붙어서 마치 박 위원장이 자신의 지역구에 들른 것처럼 사진 효과를 냈다. 그런데 며칠 뒤 박 위원장이 다시 B후보 지역을 방문한다는 소문이 나돌자 A후보는 여의도 당사로 쳐들어가 선대위 관계자들에게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며 난리를 쳤다. 결국 선대위는 A후보와 B후보의 접경 지역에서 박 위원장이 지원 유세를 하는 것으로 정리를 했다. A후보는 결국 당선됐고 B후보는 떨어졌다.

 박 위원장을 어떻게든 자기 지역구에 오게 하려는 후보들의 신경전은 이렇게 치열했다. 후보 본인이 선대위에 끈이 별로 없으면 박근혜계 중진들에게 부탁을 해 ‘스리쿠션’으로 민원을 넣는 일까지 빈번했다. 투표 전날인 10일 박 위원장이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했을 때 당초 배석자는 선대위 이상일·조윤선 대변인으로 짜여져 있었다. 그러나 일부에서 “박 위원장의 후광 효과를 최대한 내려면 그동안 박 위원장이 지원 유세를 못 간 곳의 후보들을 배석시켜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래서 함진규(경기 시흥갑)·최종찬(안양 동안갑)·안홍렬(서울 강북을) 후보 등 수도권 후보들이 회견장에 배석하는 것으로 ‘배경화면’이 바뀌었다. 이게 효험이 있었던지 이 중 함진규 후보가 민주통합당의 백원우 의원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서울·지방 온도 차

 박근혜 바람은 확실히 서울과 지방의 온도 차가 컸다. 열띤 반응을 보인 지방에 비하면 서울에선 주민들의 분위기도 시큰둥했고, 유세 때문에 교통이 통제되자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리고 지나가는 차량도 많았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분위기는 더 냉담했다. 일부는 박 위원장을 신기하게 쳐다보기도 했지만 대다수가 그리 반기지 않는 분위기였다. 유세 마지막 날인 10일 대학생들이 많은 서울 신촌에서 진행된 유세 현장을 찾은 이들은 대부분 40대 이상의 주민들이었다. 유세 장소에서 대학 점퍼를 입은 두 대학생은 “(박 위원장이) 대통령 되려나? 근데 되면 뭐해, 등록금·취업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텐데”라고 말하며 지나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총선 성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서울에서 야당이 32석을 차지한 반면 새누리당은 절반인 16석을 얻는 데 그쳤다. 수도권과 20, 30대 공략이 박 위원장의 최대 과제라는 점이 재차 드러난 셈이다.

 박 위원장도 이런 분위기를 어느 정도 의식하는 것처럼 보였다. 지난달 29일 양천 신정네거리에서 길정우(양천갑) 후보가 멀리 지나가던 학생들에게 “박 위원장과 악수하라”고 권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갑자기 (학생들한테) 그러시면…젊은 학생들은 나를 잘 모를 텐데”라고 만류했다. 젊은 층과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느껴서인지 바쁜 유세 와중에도 박 위원장은 어린 학생들이 사인을 요구하거나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면 대부분 응했다.

박 위원장 주변에 몰린 시위대들

 박 위원장 주변엔 시위대도 몰렸다. 3월 28일 조계사를 방문한 박 위원장이 승용차 앞에서 신도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을 때였다. 50대 남성과 30대 여성이 다가와 “얘기 좀 합시다”라고 소리를 질렀다. 과거 박 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영남대 의료원 노조원들이었다. 경호원들이 제지하자 재차 “해고자 복직하라”고 소리쳤다. 박 위원장은 시선을 주지 않고 사인을 계속했지만 표정이 밝아 보이지는 않았다.

 지난 1일 부산 유세에선 박 위원장이 도착하자 길 건너편에 있던 민주통합당 후보 선거 운동원들이 ‘정수장학회 환원’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현 정부의 실정을 박 위원장과 연결 지어 비난하는 시위도 있었다. 3월 30일 수원 유세 때는 ‘총선, 닭치고 MB심판’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10명가량의 시위대들이 침묵 시위를 했다. ‘MB 낙하산 MBC 김재철 퇴진’이라는 피켓도 박 위원장이 유세를 할 때면 군중 속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공항 가다 차 돌려 손수조 격려

 박 위원장이 선거운동 기간 중 가장 신경을 쓴 지역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출마한 ‘낙동강 전선’이었다. ‘낙동강 전선’이 무너지면 차기 대선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부산 사상에서 문 고문의 대항마로 내세웠던 27세 손수조 후보가 ‘3000만원 뽀개기’ 공약 파기와 ‘전세금’ 출처 논란으로 야당의 공격을 받았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어차피 손 후보가 힘들어진 이상 박 위원장은 손 후보와 거리를 두는 편이 낫다”는 의견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지난달 27일 부산 선대위 발대식에서 마주친 박 위원장과 손 후보는 매우 어색해 보였다. 손 후보는 쭈뼛쭈뼛하며 박 위원장 옆에 다가가지도 못했다. 보다 못한 당직자들이 손 후보의 손을 잡고 박 위원장 옆에 서게 했다. 손 후보는 발대식 내내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박 위원장은 별다르게 손 후보를 챙기지 않았다. 발대식은 그렇게 끝났다.

 일정을 모두 마친 박 위원장은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손 후보를 만나고 싶다”며 차를 돌리게 했다. 사상에서 손 후보와 재회한 박 위원장은 두 손을 잡고 “철저하게 따져서 공약을 내놓지 않으면 큰일 나요. 큰 공부했다고 생각하세요. 힘내세요”라고 격려했다. 한 측근은 “박 위원장은 주변에서 모두 말려도 자기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절대로 굽히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손 후보는 전열을 정비했다. 문 고문과의 일대일 TV토론에선 다부진 공격으로 대등한 싸움을 전개해나갔다. 비록 선거에선 패했지만 내내 문 고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농담도 진지해 썰렁

 박 위원장의 연설은 단조로운 편이다. 화려하고 유창한 연설과는 거리가 멀다.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말하는 스타일이다. 적극 지지층 말고 일반인들에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유세장 곳곳에서는 “목소리 좀 크게 내달라” “재미있게 좀 하시지”라는 주민들의 주문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박 위원장이 유세 도중 갑자기 농담을 한 적이 있다. 5일 울산 북구 유세 말미에 “국회에서 이념투쟁만 하면 국민의 민생, 즉 소는 누가 키우겠습니까”라고 한 것이다. 특정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를 패러디한 것인데, 그 대목에서 박 위원장의 표정이 너무 진지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농담을 이해하지 못하고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이례적으로 시도한 농담이 실패로 끝나자 그는 조금 머쓱해 보였다. 다음 유세 장소에선 농담을 조금 더 가다듬었다. 웃으면서 “유행하는 개그 프로에 나오는 말이에요”라고 역시 ‘진지하게’ 부연 설명을 했다.

춤은 못 춰요 … 쑥스러운 박근혜

 선거기간 동안 여기저기에서 박 위원장의 변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지난달 31일 홍대 앞 유세를 앞두고 당 관계자들은 박 위원장에게 “청바지를 입자”고 제안했다. 20대가 많은 곳인 만큼 젊은 감각에 분위기를 맞춰보자는 의도였지만 박 위원장은 “유권자와 만나는 자리에서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그가 30분 뒤 당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집에 청바지와 비슷한 게 있으니 그걸 입는 건 어떠냐”고 알려왔다. 결국 박 위원장은 홍대 유세에 청바지 느낌을 주는 짙은 색상의 바지를 입고 나타났다.

 3일 수원 장안 유세에선 당 관계자들이 박 위원장에게 춤을 출 것을 권하기도 했다. 남경필 후보, 배은희 후보 등이 지지자들에게 “우리 한 번 춤 좀 춰볼까요”라며 걸그룹의 노래에 맞춰 춤을 췄지만 그 사이에 선 박 위원장은 쑥스러워 보였다. 춤을 추지는 않고 웃으며 박수를 치거나 지지자들의 환호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선에서 짧은 ‘율동’을 마쳤다. 1일 부산 괘법동에선 손수조 후보의 지원 유세를 마친 뒤 “선거 음악에 맞춰 춤을 춰달라”는 관계자들의 요청에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 30대 여경이 경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일이 잦은 박 위원장 경호는 4중으로 이뤄졌다. 초근접 경호를 하는 1진은 안봉근 수행실장 등 3명의 보좌진들이 맡았다. 2진은 경찰청에서 파견된 경호팀이, 3진은 지역 경찰서의 사복경찰이 담당했다. 4진은 유세장 밖에서 현지 경찰들이 외곽 경호를 맡았다.

 이 중 여성 경호원 김혜선(39·경위)씨가 눈길을 끌었다. 서울경찰청에서 지원 나온 김씨는 여경 특공대 1기 출신으로 96년에는 동아시아 대회에 태권도 국가대표로 참가하기도 했다. 연설이 시작되면 남성 경호원들은 박 위원장을 등지고 서서 군중 속을 주시하고, 김씨는 박 위원장을 마주 보고 서서 차량 주변을 살피는 역할 분담을 했다. 덩치 좋은 남성 경호원들만 있어선 주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새누리당의 고려가 담겨 있었다.

이륙 10분 남겨놓고 공항 도착

 지난달 30일 박 위원장은 제주에서 시작해 광주와 전북 전주, 대전 및 충북 청주·충주 등 5개 시도를 뛰는 국토 종단 유세를 벌였다. 이날 오전 비로 비행기가 연착되면서 박 위원장은 계획했던 10시45분보다 20분 가까이 늦은 11시2분에 제주 노형동 노형사거리에 도착했다. 박 위원장은 도착하자마자 8분 만에 유세를 마치고 11시10분쯤 승용차에 탔다. 광주행 비행기 출발시각은 11시30분이었다. 박 위원장의 차는 시속 160㎞로 달려 비행기 이륙시간을 10분 남겨놓고 공항에 겨우 도착했다. 박 위원장 일행은 항공사의 양해를 얻어 발권도 하지 않은 채 비행기에 올랐고, 추후 기내에서 티켓을 받았다.

 지난 1일엔 부산·경남 유세를 마치고 오후 8시 거제를 출발해 김해공항을 넘어올 때 서울행 마지막 편인 9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박 위원장의 에쿠스 승용차는 최고 시속 200㎞를 밟았다고 한다. 박 위원장의 한 측근은 “그렇게 달리면 겁이 나지만 시간을 맞추려면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정하·허진·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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