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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중 제작된 영화의 실체를 마주하다
<태양의 거리> 발굴부터 수집까지


공식적으로는 한국전쟁 당시 제작된 영화는 14편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가 실체로 확인할 수 있는 필름은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 피난 중 대구를 배경으로 민초들의 삶을 그린 영화가 있었다”는 제보가 심심치 않게 들려왔고, 3년 전부터 영상자료원은 본격적으로 <태양의 거리>(민경식, 1952)를 포함, 당시 제작된 영화필름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태양의 거리>를 제작한 민경식 감독의 유가족이 대구에 거주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들이 <태양의 거리> 필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자료 소장자의 속사정을 들어보니, 과거 다른 기관과 개인 수집가에게서 영화필름 매매 시도가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자료를 ‘빼앗아가려는’ 모습에 깊은 불신을 가졌던 모양이다. 이러한 쓰라린 경험을 한 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선대의 유품으로 고이 간직해온 영화필름을 양도하기란 사실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 수집의 첫걸음, 인내와 신뢰
이런 경우 영상자료원은 조급한 마음을 잠시 접고 ‘장기전’으로 들어간다. 방법은 한 가지.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연락을 유지하면서 그들이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후 1년여간의 지속적인 안부 인사와 필름의 상태를 묻는 전화를 시도했고, 소장자는 차츰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보상 수집에 대해 거론했는데, 소장자는 이를 수락하게 되었다. (참고로, 자료를 수집하면서 가장 어려운 단계가 소장자에게 보상 금액을 제시하면서 자료원에 양도를 요청하는 것이다. 돈 얘기가 나오면서 어렵사리 쌓았던 신뢰를 한순간에 잃을 수도 있고 서로 기분이 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보상을 통해 양도가 허락되더라도 보상 수준에 대한 이견으로 설왕설래하기가 일쑤다.)

혹자는 어떤 영화필름이라도 ‘누가 가지고 있다’는 정보만 있으면 그리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은 영화필름이 하루하루 물리적으로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따라서 하루하루 마멸돼가는, 국내외에 산재한 영상자료들은 ‘복원이 가능한 상태’로 발굴될 때 비로소 큰 의미를 지닌다. 그런 의미에서 ‘내일’보다는 ‘바로 오늘’이 영화필름 수집의 최적기다. 발굴된 원본 자체가 깨끗하다면, 막대한 비용과 오랜 시간을 들여 복원하지 않아도 지금 바로 대중이 이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by 권영택(수집부) | 201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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