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음식, 정신을 수양하며 건강을 먹는다

일간스포츠

[JES 백혜선] 궁중음식과 사찰음식은 관계가 깊다. 과거에는 궁중 수랏간 상궁들이 나이가 들면 출가해 사찰로 찾아든 경우가 많아 사찰에 궁중음식 기법들이 자연스레 접목됐다고 한다. 최고의 음식과 동격이라할 수 있는 셈이다. 사찰음식은 불교정시에 따라 오신채(마늘·파·달래·부추·무릇)가 들어가지 않아 음식이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다. 조미도 최대한 줄여 자연 그대로의 섭취로 영양소의 흡수율까지 높다. 사찰음식은 그야말로 건강을 중시하는 현대인에게 꼭 맞는 웰빙음식이다.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감로당'은 고운 여주인처럼 어여쁜 음식을 내온다. 직접 개발한 매실초나 장류를 사용한 아이디어 음식이 돋보인다. 특히 주인장이 직접 들에서 뜯어오는 어린 쑥과 배를 발효소스로 무쳐낸 찬은 봄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 오신채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제 맛을 내는 김치류도 독특하다. 각종 산나물 반찬에 우거지된장국, 잡곡밥이 곁들여진다. 가격은 2만 3000원부터. 02-3210-3397.

강남 대치동 큰길가에 있는 '채근담'은 인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단연 인기. 사찰음식에 현대적 요리법을 더해 새로운 맛을 선보인다. 단조롭기 쉬운 채식을 서양식 코스로 내거나 조각보와 생화로 디자인된 실내 등으로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신채 대신 버섯가루, 산초가루 등 산중 천연양념을 도입해 맛이 다채롭다. 점심 값은 1인분에 2만 1000원부터. 저녁 3만 5000원부터. 02-555-9173.

인사동 뒷골목의 '산촌'은 전통 공연과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사찰음식점. 승려 출신의 사찰음식 연구가 김연식 씨가 소박하면서 투박한 사찰음식을 내놓는다. 식탁에 앉으면 들깨죽. 다시마튀각. 나물무침에 대나무국자로 떠먹을 수 있는 된장국이 연이어 등장한다. 가격 대비 음식의 수준은 실망스럽다. 그나마 북춤, 부채춤 등의 전통 공연이 위안을 준다. 저녁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된다. 점심 1만 9800원, 저녁 3만 5200원. 02-735-0312.

글·사진 백혜선 기자 [s10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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