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일정 9일로 미뤄
이, 당내 거센 반발 등 부담감
불출마 밝힌 의원들 향배 주목
내일 전국위 황우여 임명 의결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선언을 한 후보가 없어 원내대표 선거 일정이 3일에서 9일로 일주일가량 미뤄졌지만 선뜻 원내대표를 맡겠다는 의원이 없어 구인난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까지 아무도 (원내대표에) 출마 선언을 안 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필요도 있고, 지난번 당선자 총회 때 의원님들이 후보들의 비전이나 원내 운영에 관련한 생각을 들어보고 토론할 필요가 있지 않냐는 문제 제기가 있어서 9일로 (선거일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이철규 추대론’에 대한 반발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새 인물을 찾을 시간을 벌기 위해 원내대표 선출 일정을 조정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출마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에는 당내 반대 여론이 높아지며 당과 윤석열 정부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김태흠 충남지사·홍준표 대구시장에 이어 친윤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의원까지 SNS를 통해 이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하고 나섰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 의원은 장점도 있지만 총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이라 상보다 벌을 받아야 할 분”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원내대표가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에서 원 구성 협상에 나서야 하는 등의 부담감으로 여전히 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원내대표는 본인의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 거란 기대를 버려야 한다”며 “야당과의 협상에서 판판이 깨지고 밀릴 때 본인의 직을 던질 수 있는 각오를 가지고 중진들이 원내대표에 과감하게 도전해야 하는데, 이 의원 눈치만 보며 뒷짐 지고 있는 상황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2일 온라인으로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와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의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황 상임고문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비대위원에 노·정·청을 모두 포함하고, 지역을 안배하고, 원내·외를 포함할 것”이라며 “일머리를 아는 경륜과 능력을 갖춘 분들을 모셔 일하는 비대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