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안압도 녹내장 발생할 수 있다 [김정완 원장의 <아는 만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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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본원에 43세인 남성 환자가 내원했는데, 겉으로 보기엔 30대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동안이었다. 그러나 환자의 눈 건강은 나이에 비해 노화가 빠른 편이었고, 안압이 정상이었음에도 녹내장이 발생한 상태였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었고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며 체력관리를 열심히 하는 편이어서 환자는 진단 결과를 듣고 당황했다.

녹내장은 시신경의 손상으로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시신경병증으로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힌다. 진행 정도에 따라 시야가 줄어들게 되는데 초기 증상이 분명하지 않아 방치하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과거에는 녹내장 환자의 연령층이 지금보다 높았기 때문에 노년층 안질환으로 인식되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노화뿐 아니라 유전적 요인, 전신질환, 생활습관 등 다양한 요인이 녹내장 발병에 원인으로 꼽히며 발생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기 때문에 평소 꾸준한 관리와 조기 발견을 통해 실명을 예방해야 한다.

녹내장은 안압의 정도와 원인 등에 따라 종류가 달라지는데, 앞선 사례처럼 정상 수치더라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정상안압 녹내장’이라 하는데, 10~21mmHg를 기준으로 정상안압 또는 고안압 녹내장을 구분한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상대적으로 시신경이 약해 정상적인 안압조차 버티지 못해 발생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이 나타나는 사례가 많아 자각이 어렵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녹내장 치료 전에는 정확한 진행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시야 분석 검사, 시신경 및 망막 구조 분석 검사, 위험인자 분석 검사 과정이 필요하다. 급성인 경우라면 안압을 내리는 안약을 점안하거나 안압하강제를 복용할 수 있다. 고삼투압제를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등의 처치도 시도할 수 있다. 안압이 정상 범위로 내려간 뒤에는 홍채에 레이저로 작은 구멍을 뚫어 방수의 순환 및 배출을 돕는 레이저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만성 환자에게는 시신경 손상을 막기 위해 안압하강제를 점안하는데, 안압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으면 다른 약제를 추가하는 식으로 약물을 변경하며 사용할 수 있다. 약물이나 레이저로도 안압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녹내장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데, 수술을 통해 안압 조절은 가능하지만 이미 손상된 신경의 복구는 불가하다.

결론적으로 녹내장은 초기 자각이 어렵고 완치되지 않기 때문에 노화가 진행되기 전부터 눈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40대 이상이거나 가족력이 있거나 기저질환, 혈류순환장애를 겪는 사람일수록 녹내장 발병 위험이 크기 때문에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안과를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한다.

이미 녹내장이 발병한 상태라면, 일상 중 녹내장의 진행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유산소 운동과 금주, 금연을 실천하고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실명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 이 칼럼은 BGN 밝은눈안과 롯데타워 김정완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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