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수출 40% 껑충…날개 단 K-보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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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5.07. 오후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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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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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수출액 전년대비 44%↑
미국 MZ세대에서 인기몰이
中 수출도 뚜렷한 증가세

"수출 효자상품 기대 높아져"
올 1분기 국산 보툴리눔 톡신 수출액이 껑충 뛰었다. 세계 의료미용 1, 2위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는 1년 만에 40% 넘게 증가했다. 대웅제약 휴젤 메디톡스 등 보툴리눔 톡신 삼총사의 활약 덕분이다. 이들은 출시 국가를 확대하고, 신제품 등으로 성장 속도를 높여나갈 계획이어서 보툴리눔 톡신이 수출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MZ 홀린 K-보톡스
2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월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미국과 중국 수출액은 총 3095만1217달러(약 426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특히 미국 수출액은 올 3월에만 825만달러로 집계돼 지난해 3월(296만달러)보다 17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미국 내 한국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원료·성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미국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명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의 미국 시장 규모는 6조원(2023년 기준)에 이른다.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처음 진출한 한국 기업은 대웅제약이다. 아시아 기업 최초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문턱을 넘었고 현재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나보타’(미국명 주보)를 판매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처음 FDA로부터 승인받을 때는 세계 1위 제품인 애브비의 보톡스와 비교임상을 통해 비열등성을 인정받은 정도였지만, 시장에 들어가면서 점점 지속성이나 환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현지 의료진으로부터 정확한 부위에 원하는 만큼 주름을 펴주는 효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에볼루스에는 시세이도나 샤넬 등 패션 브랜드 출신의 마케터가 많아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나보타를 젊은 감각으로 홍보하고 있다. 늘어나는 ‘MZ 수요’를 발판 삼아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를 넘어섰다. 지난 20일 대웅제약 보톡스 심포지엄에 참석한 루이 아벨라 에볼루스 최고의학책임자(CMO)는 “나보타는 우수한 제조공정, 에볼루스와의 강력한 파트너십으로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동남아 시장도 본격 공략
한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세계 2위 시장인 중국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2023년 1월 94만달러에 불과하던 중국 수출액은 지난 3월 591만달러로 6배 가까이 뛰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중국에 쌓였던 보툴리눔 톡신 재고 물량이 지난해부터 서서히 소진되면서 중국 수출이 정상화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휴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국 승인 관문을 넘은 기업이며, 중국에서는 휴젤을 포함해 미국 영국 등 4개 기업의 제품만이 팔리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휴젤은 가격경쟁력 등의 전략으로 점유율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며 “중국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현지 회사와의 협업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영토를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웅제약은 중국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고, 휴젤은 지난 2월 FDA로부터 허가를 받아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매출도 잡힐 전망이다. 메디톡스 역시 중국과 미국 진출을 노리는 중이며, 현재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25% 가까이 확보했다.

해외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 간 경쟁도 불가피한 만큼 신제품 출시에도 속도가 붙었다. 메디톡스의 ‘뉴럭스’가 대표적이다. 뉴럭스는 생산 과정에서 동물 유래 성분을 배제해 알레르기 반응을 차단한 제품으로, 메디톡스는 3월 브라질 제약사와 이 제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는 “보툴리눔 톡신은 균주 소송, 수출 규제 등으로 내수보다는 수출에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산업”이라며 “치료용 제품 등으로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한다면 수출 효자상품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 프로필

사회부, 산업부를 거쳐 바이오부에서 미래 먹거리를 취재합니다. 심층 분석기사는 한경 BIO Insight에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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