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는 길이 15.8m, 폭 9.8m로 길지 않지만, 미국에서 한국의 UHPC 기술로 건설된 최초의 교각이라는 점에서 언론의 시선을 끌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이 2012년 개발을 완료한 UHPC는 타이어 제작 때 나오는 부산물인 가느다란 강섬유와 아주 가는 모래로 이뤄진 신소재로, 초고강도와 고내구성을 자랑한다.
UHPC는 시멘트와 자갈을 배합해 만드는 기존 콘크리트보다 강도가 8배나 높은 물질로, 미국에서는 2000년부터 상업적으로 이용됐다.
브렌트 퍼레스 아이오와 주립대 교각 공학센터장도 "UHPC는 으뜸가는 재질"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국의 UHPC 기술이 미국 시장에 선을 보이는데 이호신(57·미국명 데이비드 리) 아이오와대학 토목환경공학과 교수가 산파 노릇을 했다.
현재 출장차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이 교수는 2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 5월 초께 KICT가 뷰캐넌 카운티 다리를 제작하는데 UHPC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고 해 제작에 참가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미국 지방자치단체가 제시하는 기술과 소재의 표준에 맞는지를 검증하고자 UHPC 기술로 실험에 임했고, 표준에 적합하다는 결과를 뷰캐넌 카운티에 전달했다.
한국의 기업이나 연구 기관이 직접 미국 시장에 뛰어들기 어려운 만큼 이 교수가 지자체와의 연결 고리 노릇을 한 셈이다.
이 교수 연구팀의 검증을 거쳐 뷰캐넌 카운티는 건설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자체 설비와 인력을 동원해 6개월 만에 호크 아이 UHPC 다리를 완공했다.
이 교수는 "UHPC의 가격이 비싸 미국에서도 아직은 보편화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건설 현장에서 사용할 신소재로 파악한 연방 기관이 연구소에서 현재 실험 중"이라고 소개했다.
보통 콘크리트보다 UHPC의 값은 비싸지만, 미국 연방도로관리청은 유지·보수비 절감, 낮은 물스밈성, 내구성, 균열 방지 등의 효과가 탁월하다고 홍보했다.
이 교수는 "아이오와를 비롯한 중서부 지방의 지자체는 신소재를 활용한 새로운 건설 기법에 열린 태도를 보인다"면서 "재미 과학자로서 우리의 기술을 미국에 소개하는 '창조경제'에 앞장서 보람을 느끼고 앞으로도 관련 기술을 미국에 알리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매경닷컴 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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