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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무능한 정치인이 국가 망친다' 정치인 얼굴 가격 네팔 남성, 국민 영웅 부상

등록 2011.01.27 11:38:26수정 2016.12.27 21:3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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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무능한 정치인들이 나라를 망친다며 네팔 고위 정치인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한 데비 프라사드 레그미라는 55살의 네팔 남성이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주 네팔 주요 정당 대표의 얼굴을 가격한 레그미가 네팔 경찰들에게 체포되는 장면. <사진 출처 : 英 BBC 웹사이트>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무능한 정치인들이 국가를 망친다며 네팔 한 고위 정치인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한 55살의 네팔 남성이 네팔의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영국 BBC 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비 프라사드 레그미라는 이 남성은 지난주 네팔 한 주요 정당의 새 당원 가입 축하 행사장에서 이 정당 대표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해 경찰에 체포됐다.

 네팔은 지난해 6월 마드하브 쿠마르 네팔 전 총리가 사임한 후 8개월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네팔 의회는 새 총리 선출을 위해 16번이나 투표를 치렀지만 지금까지도 새 총리 선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네팔 대통령은 마오주의 반군이 결성한 네팔공산당(M)과 네팔국민회의당(NC), 마르크스 레닌주의자들이 연대한 네팔공산당(UMJ) 등 3개 정당에 26일까지 새 정부 출범을 위한 합의를 이루도록 촉구했지만 3정당은 각 정당 내 내분과 정당 간 다툼으로 어떤 합의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네팔 의회는 또 한 차례 총리 선출을 위한 투표를 계획하고 있지만 효율적인 정부 구성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네팔 정계가 어떤 일도 이루지 못하며 지지부진한 모습만을 되풀이하자 네팔 국민들의 분노은 극에 달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레그미의 행동은 답답하던 네팔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속시원한 행동으로 받아들여졌다. 레그미가 경찰에 체포되자 마자 페이스북에 레그미를 지지하는 계정이 개설되고 순식간에 7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네팔의 '진정한 영웅' 레그미를 지지한다며 선처를 요구하는 글을 남겼다.

 이에 네팔 경찰은 보석금을 내는 조건으로 레그미를 석방했다. 레그미가 풀려나 집으로 돌아오자 그의 얼굴을 보기 위한 사람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네팔 언론들도 연일 레그미의 소식을 1면에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다.

 레그미는 그러나 자신이 영웅으로 대접받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자신의 행동은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며 사람들이 이를 따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정당 대표의 얼굴을 때렸을 때 그 촉감이 마치 부드러운 솜을 때린 것 같았다며 일반 국민들과 달리 좋은 음식과 호사스런 시설을 즐기는 정치인들의 뻔뻔함에는 여전히 분을 누를 수 없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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