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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전직 통일부장관들이 25일 오전 고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었던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경의선도로를 걷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정, 정동영, 문재인 후보, 임동원, 정세현, 이종석.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전직 통일부장관들이 25일 오전 고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었던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 경의선도로를 걷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정, 정동영, 문재인 후보, 임동원, 정세현, 이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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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북쪽으로 56km, 평양에서 남쪽으로 205km, 경의선 철도의 남쪽 마지막 역인 도라산역. 25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임동원·정세현·정동영·이종석·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이 이곳에 모였다.

다음 역 안내판에 '개성' 표시가 선명한 역 플랫폼에서 문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의 주역들과 함께 핵심 공약인 '남북경제연합' 구상을 밝혔다. 지난 주 일자리 행보에 이어 문 후보가 새로운 시대로 가기 위해 열어야할 정책 비전으로 제시한 '5대 문' 중 하나인 '평화와 공존'을 부각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도라산행에 앞서 선대위에서 정책 브레인 역할을 하게 될 '미래캠프'의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장에 정동영 전 장관을 임명했다. 햇볕정책의 설계자인 임동원 전 장관은 상임고문, 정세현·이재정 전 장관은 고문을 맡아 위원으로 합류했다.

도라산 찾은 문재인 "개성공단 방문 허용해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5일 오전 경의선 최북단역인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역을 방문해 정동영(담쟁이캠프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장), 이재정, 임동원, 이종석,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5일 오전 경의선 최북단역인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역을 방문해 정동영(담쟁이캠프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장), 이재정, 임동원, 이종석,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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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도라산역 모임은 남북경제연합위원회의 첫 출발을 알리는 간담회 성격이었다.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게 된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자회장인 정기섭 SNG 대표도 참석했다.

간담회 사회를 맡은 이종석 전 장관은 "햇볕정책 지지자들이 햇볕 아래서 간담회를 하게 됐다"고 운을 뗀 뒤 "우리가 해왔던 일들이 역사의 퇴행 속에서 뒤로 갔지만 다음 대통령은 다시 그것을 뒤집어 평화와 남북 연합의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후보는 "도라산 역은 민주정부 10년간 남북관계의 발전을 상징하는 동시에 이명박 정부의 남북관계 파탄을 상징한다"며 "통일의 꿈이 도라산역에 멈춰 서있는 상태"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문 후보는 "평화가 곧 경제"라며 "남북이 먼저 경제 공동체를 이루고 통일로 나아가야 한다. 집권하면 임기 중에 남북경제연합을 이루고 통일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의 남북경제연합 구상은 한반도를 경제적 공동체로 통합해 '30-80 시대'(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8000만 한반도)를 열겠다는 것으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남북 연합'에 앞서 경제적 통일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5일 오전 정동영, 이재정, 임동원, 이종석,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들과 함께 도라산역을 방문하며 헌병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5일 오전 정동영, 이재정, 임동원, 이종석,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들과 함께 도라산역을 방문하며 헌병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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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개성공단 방문 허용을 촉구했다. 그는 "개성공단은 한국중소기업의 희망이자 통일 경제 시험장으로서 남북관계의 결정적 파탄을 막아주는 소중한 역할을 했다"며 "남북경제연합의 시작은 당초 계획대로 3단계 2000만 평으로 확대 발전시키는 것으로써 그 준비를 위해 저와 남북경제연합위원회의 개성공단 방문을 허용해 줄 것을 남북 당국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아 자유무역협정(FTA)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대통령이 되면 미국과 빠른 시일 내에 협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 정부에 인도주의에 입각한 대북 수해지원,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는 한편 북측에도 "어선들의 북방한계선(NLL) 침범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요구했다.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정동영 전 장관은 "개성공단이 원래 계획대로 2000만 평으로 확대되고 원산·남포·해주에 또다른 개성공단 10개를 만들면 남쪽의 경제성장률이 1% 이상 올라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다"며 "5년 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합의했던 전면적인 남북경제협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돼서 2013년 신북방경제가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7년 정상회담 길 찾은 문재인 "노란선까지 가봤으면..."

문 후보는 남북철도 재연결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1930년대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할 때 이 철도를 이용했고, 1920년대 나혜석 선생이 세계여행할 때 이 철도로 파리까지 갔다"며 "그때에 비하면 역사가 크게 후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 "남북이 제대로만 했으면 열차가 개성공단까지 갈 수 있었는데 도라산역에서 멈추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남북철도 연결만 제대로 되면 만주, 시베리아, 유럽으로 가면서 우리나라를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50여 분간의 간담회를 끝낸 문 후보는 도라산역 방명록에 "평화가 경제입니다"라고 적은 후 군사분계선 제 2통문에 설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친필 표지석을 찾았다. '평화를 다지는 길, 번영으로 가는 길'이 새겨진 표지석은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분단 이후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문 후보는 표지석과 관련된 노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원래 실무진이 대통령께 올린 문구는 '평화를 여는 길, 번영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노 대통령이 '평화를 연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한 것이니 내가 연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바꾸도록 지시했다"며 "고민 끝에 '다지는 길'이라고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앞 정부와의 연속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 설명할 때면 꼭 국민의 정부부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25일 오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정동영(담쟁이캠프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장), 이재정, 임동원, 이종석,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들이 지난 2007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었던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도로를 직접 걸어본 뒤 군인으로부터 주변 상황에 대해 설명 듣고 있다.
 25일 오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정동영(담쟁이캠프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장), 이재정, 임동원, 이종석,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들이 지난 2007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었던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도로를 직접 걸어본 뒤 군인으로부터 주변 상황에 대해 설명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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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걸어서 넘은 '노란색 군사분계선'까지 가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노란색 군사분계선은 비무장지대 안에 위치해 있다. 2007년 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이 그곳을 통과할 때 시각적 효과를 위해 군사분계선에 인위적으로 선을 그은 것이다. 문 후보는 "노란선까지 가봤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 들어 중단된 개성공단 확대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집권하면) 과거에 멈춘 곳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속도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야권 대북정책 '드림팀' 문재인 선대위 합류... 안철수와 차별화

문 후보는 선대위에서 대북 정책 브레인 역할을 하게 될 남북경제연합위원회에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대북포용정책의 핵심을 이뤘던 전직 통일부 장관들과 문정인·김기정 연세대 교수를 영입함으로써 대북정책에 있어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차별화에 나섰다.

대북포용정책을 설계하고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합의를 이끌어낸 임동원 전 장관, 개성공단의 본격 건설을 추진한 정세현 전 장관, 노무현 전 대통령 특사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9·19공동성명의 기초를 놓은 정동영 전 장관, 2007년 10·4 남북 정상회담을 이끌어낸 이재정 전 장관 등은 모두 민주정부 10년의 대북정책의 산 증인들이다. 문 후보 역시도 2007년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정상회담을 진두지휘했다.

야권의 대북정책 '드림팀'이 문 후보 선대위에 결합하면서 문 후보는 민주정부 10년의 계승자라는 상징성도 얻게 됐다. 안철수 후보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문 후보가 인재풀과 정책 경쟁의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5일 오전 정동영, 이재정, 임동원, 이종석,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들과 함께 도라산역을 방문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5일 오전 정동영, 이재정, 임동원, 이종석,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들과 함께 도라산역을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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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문재인, #안철수, #햇볕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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