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빠 격리로 방치된 뇌성마비소년 사망에 '줄징계' 예고

차병섭 기자 기자 페이지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으로 아버지가 격리된 사이 혼자 집에 있던 뇌성마비 아들이 결국 숨지면서 책임 논란을 빚은 지역 관리들이 잇따라 징계 처분을 받을 전망이다.

3일 중국매체 창안제즈스(長安街知事) 등에 따르면 후베이성 기율검사위원회는 전날, 사건 발생지인 후베이성 황강(黃岡)시 훙안(紅安)현 화자허(華家河)진의 왕(汪)모 중국공산당 진위원회 서기와 펑(彭)모 진장(鎭長)이 입건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논란이 불거진 후 이미 면직된 상태였다.

당국은 또 이 사건과 관련해 다른 간부들의 잘못이 드러날 경우 법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어서 징계 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년의 사연은 "가족이 신종코로나 의심증세로 격리된 지 6일 만에 17세 뇌성마비 아들이 혼자 집에 있다가 결국 숨졌다"는 내용이 소셜네트워크(SNS)상에 퍼지면서 알려졌다.

뇌성마비를 앓던 얀청(鄢成)이 아버지와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보내기 위해 고향을 찾았다가 아버지가 갑자기 격리된 뒤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해 변을 당했다는 것이다.

당국은 지난달 22일 소년의 아버지가 열이 나 병원 진료를 받았고, 병원에 머물며 격리·관찰하도록 요구받았다고 전했다. 아버지는 이후 지난달 29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치료시설로 이송됐다.

얀청도 같은날 오전 11시(현지시간)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집중관찰시설로 옮겨졌는데, 그로부터 1시간 30분쯤 뒤 시설 내부에서 숨졌다.

훙안현 당국은 현 내 공안과 기율검사위, 위생보건당국, 장애인연합회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팀을 꾸려 사망 원인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문제와 관련, 돌봄을 위탁받은 촌민위원회 관계자가 "얀청에게 24, 26일에만 음식을 줬고, 28일에는 의사가 아미노산류 2컵을 먹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키운 바 있다.

훙안현 당국은 "현지에서 친척과 마을 간부·의사에게 돌보는 것을 위탁했다"면서 "이들이 매일 보살피기는 했지만, 간부가 직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bsch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0/02/03 14:2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