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단체 "의료 붕괴 지경인데…의개특위, 공염불 논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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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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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 대로 지쳐…現상황과 거리 먼 정책적 논의, 어떤 의미 있나"
"사직 교수 명단 공개해 환자들 치료계획 세우도록 지원책 마련하라"
'빅5' 병원을 포함한 전국 의대 교수들이 병원과 진료과별 사정에 따라 사직을 실행한다고 밝힌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환자 옆을 지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 특별위원회가 의·정 갈등의 당사자인 의사단체 참여 없이 출범한 가운데 암환자단체는 정부가 '붕괴' 지경에 다다른 의료공백과 무관한 탁상공론만 이어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두 달 넘게 지속 중인 전공의 이탈에 의대교수 사직까지 더해지며 악화일로인 현장 상황과 직결된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를 안건에서 배제한 특위 방침을 겨냥한 것이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26일 성명을 내고 전날 발족한 의료개혁특위에 대해 "정부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직접적 이해관계자인 의료계가 빠진 특위, 그것도 보건복지부 입맛에 맞는 위원들로 구성해 공염불 논의만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환자들은 갈 곳이 없는데 현 상황과 거리가 먼 정책적 논의만 진행하려 한다"며 "특위에서 의·정 대치 국면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특위 존재에)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사직서 제출 한 달을 맞아 민법상 효력이 발생하기 시작한 의대교수 사직은 '지칠 대로 지친' 암환자와 보호자들에게 깊은 무력감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주 1회 휴진' 조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도 환자들의 공포와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앞서 정부는 거점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2025학년도 입시에 한해 의대 정원 증원분을 최대 절반까지 감축하는 방안(50~100% 범위 내 자율모집)을 허용했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전면 백지화 후 원점 재논의'를 주장하고 있다.
 
당초 의료개혁특위가 출범하면 공급자·수요자 단체가 의대 증원 문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특위는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노연홍 의료개혁특위 위원장은 "의료인력에 관한 수급 조정 기전(메커니즘)에 대해선 의견을 나눌 수 있지만, 구체적인 의대 정원을 나누는 기구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더욱이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현 사태의 당사자인 의사단체들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반쪽짜리' 대화체로 전락할 거란 우려도 이미 상당하다.
 
지금은 환자 생명을 위협하는 '급한 불'부터 끄는 것이 특위의 소임이라는 게 암환자권익협의회의 입장이다.

이들은 "지금은 의료붕괴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선결과제"라며 "당장 일선 교수진 사직명단을 공개해 환자들이 치료계획을 세우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고 사태 봉합을 위해 방법을 찾아야 할 시기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대학병원의 주1회 '셧다운'을 중단하도록 논의를 해야지, 돌아오지도 않는 전공의 수련 환경개선을 논의한다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인가"라며 "정부는 무용지물인 특위 대신 환자 보호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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