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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제

다른 표기 언어 bureaucracy , 官僚制

요약 피라미드식 계층으로 짜여진 전문적인 관료집단.

비인격적이며, 일정한 규칙과 절차에 따라 일을 한다. 사회과학에서는 이 용어를 보통 널리 쓰이는 경멸의 의미로 쓰지 않는다.

베버의 관료제

관료제의 특징은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1864~1920)가 처음 체계적으로 정의했으며, 그의 정의와 이론이 이 주제에 대한 모든 후속 연구에 기초가 되고 있다. 베버가 체계화시키기 시작한 관료제 연구의 기본개념에는 관료제 안에서 이루어지는 분업, 권위구조, 개별 구성원들의 지위와 역할, 구성원들의 관계를 규정하는 규칙의 유형 등이 포함된다.

막스 베버 (Max Weber)

독일의 법률가, 정치가

ⓒ wikipedia | Public Domain

관료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특성은 상당히 발전된 분업과 업무의 전문화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직무에 따라 의무와 책임을 분명하고 자세하게 규정해 놓음으로써 이루어진다. 특정한 직무에는 행정규칙의 하나인 관할권 원칙에 따라 한정된 일만이 맡겨진다. 관료제 조직은 상하급 관계라는 합리적이고 비인격적인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 지배유형에서 상하급 관계는 인격적이었으며, 권위가 정당성을 얻는 데는 전통은 신성한 것이라는 믿음만으로 충분했다. 반면 관료제에서는 올바른 절차를 통해 행정규칙을 시행하는지에 대한 믿음으로 권위가 정당화되며, 관료는 명령을 내리는 특정 개인이 아니라 비인격적인 명령, 높은 지위에 대해 충성한다.

관료제 조직 전체에 두었던 관심의 초점을 각 구성원의 역할과 지위로 옮기면 다음과 같은 점이 관료의 특성으로 부각된다. 관료는 가문의 지위나 정치적 충성이 아니라 관료 지망자가 앞으로 맡게 될 전문적인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공식적인 자격증(졸업장, 대학의 학점 등)을 바탕으로 해서 선발된다. 일단 관료지망자가 관료조직에 들어와 맡게 되는 직무는 그 자신이 단독적으로 처리하거나, 최소한 자기주관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이런 직무는 명예직으로 삼거나 잠깐 하다 마는 것이 아니라 경력을 쌓으면서 안정성과 지속성을 가지고 평생동안 하게 된다.

관료제 조직은 보통 연공과 업적에 따라 승진하는 체계도 갖추고 있다. 관료들은 보통 업적보다는 지위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 몇몇 전통적인 지배유형과는 달리 관료제에서 관료들은 자기 지위를 남에게 팔거나 아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 관료제에서는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 사이에 분명한 구분이 있다. 관료의 개인적 특징은 자기에게 속한 것이 아닌 '지배수단'과 뚜렷하게 구분된다.

관료제에서 가장 중요하고 널리 퍼져 있는 특징(어느 정도는 다른 특징들 모두를 규정하는)은 합리적인 규칙에 기초를 둔 통제장치가 있다는 점이다. 규칙은 최대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전체 조직의 틀을 설정·조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막스 베버에 따르면 "관료제적 지배는 기본적으로 지식 기저에 대한 통제를 의미한다. 이것이 관료제를 특히 합리적으로 만드는 특징이다"(〈사회·경제조직론 The Theory of Social and Economic Organization〉(1947).

이상이 베버의 관료제 이념형의 주요특징을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다. 관료제 이념형은 그 극단적인 형태 속에 들어 있는 특징들을 어떤 구체적인 관료제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의미에서 '이념적'이다. 실제 관료제 조직은 이념형에 어느 정도 가까운가에 따라 얼마나 관료주의적인가를 판가름할 수 있다.

과두제론

베버는 관료제를 통제할 줄 아는 관료에게는 관료제가 유익한 도구라고 생각했지만 현대사회가 차츰 관료제화되고 전세계에 전체주의 정권이 들어서는 점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게 된 후세의 많은 저자들은 관료제를 과두제(寡頭制) 형태의 정치적 지배로 보는 경우가 많아졌다.

관료제는 이제 하나의 도구가 아니며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닌 새로운 형태의 사회에서 정치적으로 우월한 집단, 곧 지배자가 되었다. 베버는 관료제의 정치적 지배를 우려하는 선에서 머물렀지만 독일 사회학자 로베르트 미헬스(1876~1936) 및 그와 비슷한 관점을 갖고 있던 다른 저자들은 과두제를 관료제 자체의 발전에 따라 나타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산물로 보기 시작했다.

미헬스는 처음으로 현대의 관료제화와 과두제화 경향을 체계적으로 연관지으려고 노력한 이론가였다.

그는 주로 대규모 조직의 내부정치구조에 초점을 맞추었다. 미헬스의 유명한 '과두제의 철칙'은 현대사회에서 조직이 복잡해지고 관료제화되면서 모든 권력이 최고 지도층, 독재적인 방법으로 통치하는 조직의 엘리트 집단에 집중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헬스가 깊이 연구했던 독일 사회당의 경우가 보여주듯이 과두제가 지배자 및 피지배자 양쪽의 이상과 의도에 모두 배치되어도 권력은 소수의 손에 집중되는 쪽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실 현대사회에서 조직이 차츰 커지고 다루어야 할 문제가 복잡해지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해졌다.

더욱이 구성원들의 무관심과 함께 최고 지배층에 통신수단이 차츰 집중되면, 지배자의 권력은 아무도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커진다. 지배자는 자기 경쟁자가 될 만한 사람에 대해 정보를 조작하고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권을 행사하여 전문지식을 얻고 정치적 술수를 발휘하여 권력을 계속 유지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지배자와 피지배자 양쪽은, 권력을 쥔 사람은 계속 권력을 누리고 평범한 사람들은 정치과정으로부터 소외되는 정치체제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미헬스에 따르면, 일단 조직에서 과두제가 자리잡게 되면 그 체제는 어김없이 권력강화를 1차 목적으로 삼게 된다.

이 목적이 국민들의 더욱 광범위한 목적들과 부딪힐 때마다 조직의 엘리트 집단은 자신의 특권을 위험에 빠뜨리기보다는 후자를 희생시키는 쪽을 택한다. 이미 기반이 확고해진 사회당들이 급진성을 잃고 관료주의적 보수주의 경향을 띠고 자신들이 대표하는 대중의 이익보다는 정당 지도자들의 이익에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되는 것은 이런 과정 때문이라고 미헬스는 설명하고 있다.

미헬스는 조직의 과두제는 사회의 과두제를 가져오게 된다고 보았다.

노동조합이나 정당과 같은 자발적인 조직의 정치체제가 민주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면 사회 전체의 민주주의 제도들은 그 뿌리부터 좀먹게 된다. 사실, 대규모 과두제적 조직이 사회를 지배하게 되면 결국 과두적 정치체제로 나아가게 되어 있다. 사회의 다른 엘리트 집단과 함께 사회의 현상유지에 공동의 관심을 가지는 조직의 엘리트 집단은 대중이 요구하는 어떤 변화도 단호히 거부할 강한 권력집단을 이룬다.

미헬스의 이론은 정당과 같은 '자발적' 조직에서 일어나는 관료제화에 주로 초점을 맞춘 것이다.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다른 이론가들은 정부나 자본주의적 기업이 차츰 커지고 관료제화되는 것을 서구사회 의회제도가 직면한 큰 위협으로 들고 있다.

한편, 루트비히 폰 미제스와 프리드리히 폰 하예크와 같은 독일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정부가 커지면서 경제분야에 점점 더 많이 간섭하는 데 대해 우려의 입장을 표명했다.

지칠 줄 모르고 팽창하려는 속성을 지닌 정부의 '획일화' 경향이 점차 자유기업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 제도를 침식시키게 될 것이라는 조짐을 읽어냈던 것이다.

관료제적 집단주의

레닌이나 소련의 다른 저자들은 관료제가 소비에트 체제의 영속적이고 유기적인 요소라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지만 다른 마르크스주의자들은 관료제가 소비에트 체제 중심에 있으며 다른 무엇보다도 정권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관료들이란 특권을 지닌 지배집단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착취계급으로, 사회주의도 자본주의도 아닌 새로운 형태의 과두제적 정권에 기반을 두고 전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고 보았다.

관료제의 이러한 위치에 대한 체계적인 작업은 이탈리아의 마르크스주의자 브루노 리치의 〈세계의 관료화 The Bureaucratisation of the World〉(1939)를 통해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리치에 따르면, 소련의 관료사회는 옛날에 자본가들이 했던 것처럼 프롤레타리아를 착취하는 새로운 지배계급이 되어버렸다. 새로운 지배형태는 개인이 아니라 생산수단의 집단소유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만이 자본주의와 다를 뿐이다.

사실 소비에트 체제에서 생산수단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국가주의'를 나타내고 있다. 생산수단은 집단 전체가 아니라 국가와 관료들에게 속해 있다. 결론적으로 프롤레타리아를 착취하고 노동의 잉여가치를 훔치는 자들은 이러한 관료들, 곧 당과 정부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기술자·감독·전문가들임이 드러난다. 리치는 자신이 관료제적 집단주의라고 불렀던 이 새로운 형태의 정권은 소련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파시스트 국가와 심지어 '복지국가' 형태의 민주적인 자본주의 국가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후 유고슬라비아 공산주의자 밀로반 드질라스가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정권을 비판한 〈새로운 계급 The New Class〉(1957)에서 리치와 비슷한 언급을 한 바 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비평가인 제임스 버넘은 리치의 사상을 약간 다듬어 '관리의 혁명'이라는 이론을 내놓았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관료제의 발달, 대규모 경제발전, 기술적 진보는 낡은 자본가 계급으로부터 생산수단의 통제권을 빼앗았다. 경제와 정치권력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는 관리자들, 곧 생산부문의 경영진과 정부관료들에게 넘어갔다. 버넘은 여기서 더 발전하게 되면 개인의 소유는 없어지고 관료들이 국가를 통해 생산수단을 공동으로 유용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렇게 되면 세계 어디서나 관리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과두정치 질서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역기능

미국의 로버트 K. 머턴은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관료제의 모습―관료적 형식주의와 비효율성―을 처음 체계적으로 강조한 사회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머턴은 베버의 생각처럼 합리적 규칙이 관료제를 지배하고 모든 활동을 철저히 통제해서 관료들의 행위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이것은 또한 관료들이 유연성이 부족해지고 수단을 목적으로 삼게 되는 경향을 설명해주는 근거도 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규칙을 따르고 엄격하게 지킬 것을 강조하게 되면 개인은 그 규칙을 관습화하게 된다.

절차와 규칙은 단순한 수단 대신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따라서 일종의 '목표전도'가 생겨나고, 관료제 역할이 갖는 수단적이고 형식적인 측면은 실질적인 것에 해당하는 조직의 주요목표를 성취하는 것보다 더 중요해진다. 머턴은 탁상공론이 아닌 실제 조직을 연구하게 될 때 관료제의 어떤 특징(규칙에 따른 엄격한 통제 같은)은 조직의 효율성을 증진시키기도 하고 방해하기도 하며 또, 기능적 영향(예측가능성·엄격함)과 역기능적 영향(경직성)을 동시에 끼칠 수 있음을 알게 된다고 지적했다.

갈등이론

일부 이론가들은 기능적인 접근을 거부하고, 조직은 다양한 전략을 통해 서로 모순되는 이해를 증진시키려는 적대적인 집단들이 모여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익집단). 이들은 조직을 '전체'로서 파악하지만, 전체를 이루는 부분들은 제도상의 규범이 아니라 그들의 권력적 위상에 따라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집단으로 본다.

미국 사회학자 멜빌 돌턴은 자신이 6개 기업체에서 오랫동안 참여, 관찰한 경험에 바탕을 두고 쓴 책 〈관리하는 사람들 Men Who Manage〉(1959)에서 더 많은 권력과 더 큰 몫의 보상을 얻기 위한 소집단들의 끝없는 투쟁과정이라는 측면에서 조직의 구조를 드러내 보여주었다.

과장된 면이 없지 않지만 이 분석은 독특한 방식으로 조직의 각 구성원과 집단이 자신들의 작은 이익에 얼마나 집착하며 조직의 더 큰 이익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자신들의 권력을 확장시키는 데 몰두하는지를 현상을 밝혀내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그밖에도 이 책은 계속되는 투쟁이 조직생활의 모든 측면에 스며들어 미치는 영향과 이런 활동이 어떤 식으로 용의주도하고 능숙하게 위장되어 공식 이데올로기와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가 하는 점도 다루고 있다.

프랑스 사회학자 미셸 크로지에가 2개의 프랑스 정부기관에 대해 연구한 책 〈관료제적 현상 The Bureaucratic Phenomenon〉(1963)은 조직의 권력과 갈등에 대한 분석에 있어 또다른 중요한 전진이었다.

크로지에의 분석을 따르면 사회구조는 매우 응집력있는 직책집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로 상대집단에 대해 약간은 호전적인 태도를 보인다(돌턴과는 달리 크로지에는 각 직책집단 내부에 파벌이 있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각 집단은 자신들의 특권을 더욱 강화하고 상위 집단으로부터 받는 모든 직접적이고 임의적인 간섭에서 독립을 지키기 위해 규칙을 조작하려 한다. 규칙이란 모든 것을 다룰 수는 없으며, 때문에 중심부에는 반드시 '불확실의 영역'이 생겨나며 이를 둘러싸고 각 집단의 갈등이 심해지거나 직접 지배하고 종속되는 예가 많아진다. '직책구조' 측면에서 이 '통제되지 않은' 영역을 지배할 수 있는 집단은 전략적으로 대단히 유리하여, 권력 위치를 높이고 조직에서 더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해 이러한 이점을 자연스럽게 이용한다.

돌턴과 크로지에의 연구에서 나타나듯이 갈등연구는 조직의 정치구조가 갖는 커다란 중요성을 지적하면서 관료제 분석에 새로운 전망을 열어주고 있다.

우정과 감정적 안정을 찾는 정서적인 면을 지닌 조직인간의 모습과 문제를 해결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주체자로서의 인간모습에, 자신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집단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권력을 좇는 데 우선적인 관심이 있는 '정치적 인간'의 새로운 모습이 더해진다. 인간이 한결같이 정치적 목표만 추구하지 않는 한 이 새로운 차원은 조직연구에서 더 포괄적이고 실제적인 접근법의 한 분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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