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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명소

피지

원시가 숨 쉬는 남태평양의 외딴 섬나라

피지(Fiji)는 원시가 숨 쉬는 남태평양의 외딴 섬나라다. 비티레부(Viti Levu)와 바누아 레부(Vanua Levu) 등 2개의 큰 섬과 320여 개의 부속 섬들은 푸른 바다에 점점이 흩어져 있다. 섬 구석구석에는 해변에 기대 살아왔던 멜라네시안 원주민들의 오랜 흔적과 휴양을 위해 찾아든 이방인들의 삶이 뒤엉킨다.

서쪽 난디항에서는 휴양지 섬들로 향하는 유람선이 출발한다. 이곳의 노을이 아름답다.

현실 속의 피지는 과거와는 다른 낯선 모습으로 다가선다. 수도인 수바(Suva)는 원양어선들의 오랜 쉼터고, 서쪽 난디(Nandi)는 휴양이 시작되는 기점이다. 난디와 수바를 잇는 퀸스로드를 달리면 사탕수수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들판을 가로지른 작은 협궤는 사탕수수를 나르는 데 이용된 흔적이다. 100여 년간 영국의 지배를 받다 독립한 피지는 사탕수수 재배를 위해 인도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전체 인구의 절반을 인도인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추장집을 대신해 교회가 들어서고 잡귀를 쫓기 위해 마련한 힌두교인들의 붉은 깃발이 하나둘씩 담장밖에 내걸린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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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는 남태평양에 의지해 살아가는 멜라네시안들의 터전이 된 섬이다.

한가롭게 비치를 오가는 젊은 연인들.

멜라네시안 원주민의 독특한 삶

멜라네시안 여인들은 붉은 꽃잎인 ‘세니토아’와 흰 꽃잎인 ‘부아’를 귀에 꽂고 상냥하게 “불라”(bula, 안녕하세요)를 연발한다. 장터의 아줌마와 눈이 마주쳐도, 길거리를 거닐다가도 살갑게 “불라 불라”를 건네는 순진무구한 그들을 만날 수 있다.

대부분의 피지인들은 맨발로 생활한다. 이곳 남성들은 정장으로 ‘술루’라는 치마를 입으며, 애들 머리를 만지는 것은 혼이 빠져나간다며 유난히 싫어한다. 도시를 벗어난 대부분의 주민들은 해변에 거주하는데 초가집인 ‘부레(Bure)’ 뒤편으로는 맹그로브 나무가 바다에 뿌리를 박고 해변을 수놓는다. 인구 90만의 외딴 섬에는 아직도 추장제도가 남아 14개 마을로 구성된 대 추장회의가 1년에 한 차례씩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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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카바 의식을 행하는 원주민들.

장터에서 만나는 주민들은 모두 순박한 얼굴들이다.

나부아강으로 향하는 배들이 출발하는 선착장.

부족단위 생활을 하는 피지에서는 ‘세부세부’와 ‘카바’ 의식이라는 이색 풍습을 경험하게 된다. ‘세부세부’는 낯선 마을에 들어갈 때 허락을 청하는 의식. 방문자들은 ‘얀고나(Yaqona)’라는 뿌리를 마을의 추장에게 바쳐 적대감이 없음을 보여준다. 카바의식은 마을에서 손님을 형제로 맞이할 때 치른다. 얀고나 뿌리를 갈아서 만든 ‘카바’라는 술을 마시게 되는데 방문자들이 둘러앉아 잔을 밤새도록 돌리기도 한다. 원주민들은 최근에도 이방인이 방문하면 카바의식(환영식)을 치른 뒤 나무껍질 치마를 입은 채 쉴 새 없이 메케댄스를 춘다.

남쪽 해변에서 나부아 강(Navua River)을 거슬러 오르면 도끼 든 멜라네시아인과 마주치기도 한다. 나무 도끼의 끝은 예전에 사람의 목을 꺾는 데 이용된 것들이다. 피지는 19세기까지 ‘카니발리즘’이라는 식인문화가 존재하던 섬이었다. 상점에 진열된 기념품인 ‘이쿨라’는 엽기적이게도 사람고기를 먹을 때 쓰는 포크였고, 피지박물관에는 관절을 꺾는 순서가 담긴 사진이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된 남태평양의 섬들

작은 섬들로 들어서면 피지는 낭만의 휴양지로 변색한다. 피지에도 관광 훈풍이 불며 섬의 색깔과 모습을 바꿨다. 휴양지에서는 원시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본섬에는 다양한 리조트들이 가족들을 위한 특급 숙박지로 떠올랐고 마나, 보모섬에는 신혼부부들의 휴식을 위한 숙박시설이 들어섰다. 바다를 바라보는 웨딩채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색다른 경험도 이곳에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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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 섬 등은 신혼여행객들에게인기가 높다.

섬 리조트에는 현지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들을 위한 채플들이 들어서 있다.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경관을 배경으로 피지에서는 인상 깊은 영화들이 촬영됐다. 브룩 쉴즈 주연의 [블루라군]은 난디 인근의 열도에서 찍었고 몬드리키섬(Mondriki Island)은 [캐스트 어웨이]의 촬영무대였다. 나부아강은 [아나콘다 2]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열대의 바다는 난디 인근 아마누카제도의 마나, 보모(Vomo island) 등 작은 섬으로 향하면서 더욱 환상으로 덧씌워진다. 피지에서는 카누를 타고 마나섬 해변을 둘러보거나 몬드리키 해변을 거닐며 [캐스트 어웨이]의 낯선 주인공이 되는 상상도 가능하다. 요트를 타고 섬으로 향하면 푸른 산호바다에서 호흡하는 남태평양의 청춘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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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 주민들의 전통음식인 망기티를 만드는 모습.

요트를 타고 몬드리키 해변으로 향하면 [캐스트 어웨이]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나른한 휴식은 달콤한 즐거움으로 이어진다. 피지에서는 남태평양에서만 나는 식물로 된 전통 음식들이 입맛을 당긴다. 그중 피지의 대표음식인 망기티(MAGITI)는 땅을 파고 돌을 달군 뒤 돼지, 닭, 카사바(Cassava 마 뿌리), 달로(Dalo 토란) 등을 바나나 잎에 싼 뒤 모래와 코코넛 잎으로 덮어서 3∼4시간 쪄낸 찜구이다. 한입 물면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피지 해변의 오후처럼 달짝지근하게 혀끝을 감싼다.

가는 길
인천에서 난디까지 대한항공이 운항중이다. 나부아강 뗏목 트레킹을 위해서는 난디에서 수바를 오가는 코치버스를 이용한다. 난디에서 마나, 보모 섬 등 휴양지는 경비행기로 10여분 걸린다. 유람선으로는 1시간30분이면 닿을수 있다. 수바는 1년의 절반 가량 비가 오지만 난디지역은 청명한 날이 많다. 마나섬에서는 [캐스트어웨이]가 촬영된 몬드리키섬을 향하는 1일 투어에 참가해 보는 것도 낭만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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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의 국기

피지의 국기 디자인을 공모로 정했다. 영연방의 일원이었기에 영국 국기가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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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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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발행일 : 2010. 11. 22.

출처

제공처 정보

  • 글·사진 서영진 여행 사진가, 칼럼니스트

    신문사에서 6년간 여행담당 기자로 일했다. 서울 모처에 작업실을 두고 10년째 국내외 600여 도시와 사람들 얘기를 사진과 글로 담아내고 있다. (http://blog.naver.com/tou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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