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디젤’ 본격시판…생산업체·고객 불만

다음달부터 바이오디젤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28일 산업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존 경유가 주유소에서 사라지는 대신 대두유나 폐식용유 가공원액을 0.5%씩 섞은 바이오디젤이 시중에 본격 판매된다.

그러나 바이오디젤이 정착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동안 제기돼온 품질 안정성과 정유업계의 불신은 물론 소비자들의 선택권 제한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이오디젤’ 본격시판…생산업체·고객 불만

◇첫선 보이는 바이오디젤=다음달 선보이는 제품은 엄격한 의미의 바이오디젤은 아니다. 정부는 경유에 바이오디젤 20%를 섞은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품질 문제와 관련 업계의 반발 때문에 혼합비율을 5% 이하로 제한해 놨다. 그나마 정유업계는 “이 비율마저 안심할 수 없다”면서 당분간 0.5% 섞은 제품을 팔 계획이다.

실제 바이오디젤을 20% 섞은 제품을 2002년 5월 이후 시중에 시범적으로 판매해 왔으나 동절기 필터 막힘 현상과 운행중 시동이 꺼지는 문제가 생겨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됐었다. 정부는 바이오디젤 혼합비율이 20% 이하인 BD20의 경우 이같은 문제점이 해소되기 전까지 당분간 자가정비가 가능한 사업장용으로만 제한적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바이오디젤이 상용화되면 오염물질 발생량이 줄어들어 대기질 개선에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전세계적인 고유가 추세를 감안하면 대체연료 확보라는 의미가 있다.

관련 업계는 바이오디젤 공급을 위한 납품업체 선정을 마치고 다음달 1일부터 바이오디젤을 전국 주유소에서 일제히 판매한다.

◇문제는 뭔가=바이오디젤이 나와도 소비자 혜택은 별로 없다. 바이오디젤이 일반 경유에 비해 생산원가가 비싸기 때문에 정부의 세금지원으로 기존 가격에 맞춘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디젤 원액이 면세인데도 업체별로 평균 0.5%를 섞는 데 그쳐 ℓ당 가격 인하 효과는 2원가량으로 미미한 편”이라며 “게다가 에너지세제 개편으로 경유 값이 오를 것이기 때문에 가격적인 이득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소비자들은 불만이 많다. 무엇보다 소비자 선택권 제한이 가장 큰 문제다. 다음달 나오는 0.5% 혼합비율 제품이야 큰 문제가 없겠지만 내년 이후 5%씩 섞은 제품이 판매될 경우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 기존 경유를 사용하고 싶어도 바이오디젤이 혼합된 제품을 억지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그러나 바이오디젤과 일반 경유를 따로 팔 경우 부대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별도 주유기를 설치하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디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았지만 별도 주유기를 설치하면 기름값을 올려받아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들도 불만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업체들의 연간 생산량은 30만㎘에 달하지만 실제 혼합비율이 0.5%에 그쳐 사용량은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또 친환경 연료라는 명분만 믿고 정부가 막대한 세금지원을 통해 계속 바이오디젤사업을 끌고 갈지도 의문이다.

〈김주현기자 amic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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