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콜레라 재앙’ …국가 비상사태 선포

박지희기자 violet@kyunghyang

천문학적인 인플레이션과 극심한 정치 혼란으로 힘든 짐바브웨 사람들에게 이번에는 콜레라가 덮쳤다. 이에 짐바브웨 정부는 4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 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짐바브웨 정부는 이날 “전국적으로 콜레라가 창궐했지만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제 사회에 원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데이비드 파리렌야트와 보건부 장관은 “최근 사회·경제적 환경과 맞물리면서 심각해진 보건 상황이 비상조치로 호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짐바브웨에서 콜레라로 사망한 사람은 565명이며, 감염 환자는 1만2000명에 이른다. 일선 병원의 의사들은 실제 사망자가 10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짐바브웨에 콜레라가 창궐하고 있는 것은 턱없이 부족한 상·하수 시설 때문이다. 주민들이 오염된 우물과 냇물을 마시고 있어 콜레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의료기구와 약품이 부족한 것은 물론 문을 닫는 병원들도 늘고 있다. 곧 우기가 시작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니세프는 지난 2일 짐바브웨 인구 70%에 해당하는 분량의 의약품을 마련하고 식수 공급과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특별 대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콜레라는 이미 짐바브웨 국경 지대 림포포 강을 타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잠비크 등 이웃 국가들로까지 번지고 있다. 인권활동가인 사벨로 시반다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남아프리카 일대에서 짐바브웨인에 대한 혐오 폭력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AFP는 “붕괴된 경제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정치·사회 불안으로 만신창이 지경인 짐바브웨에 콜레라는 또다른 재앙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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