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방송소유, 일본 보면 문제를 알 것 ”

경향닷컴 손봉석기자

신문사의 방송 소유 등 민영화가 방송을 ‘오락’ 중심으로 흐르게 하며 사회를 일본처럼 우경화로 몰고 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20일 언론광장 주최로 성프란체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MB정권의 언론탄압과 민주주의 위기-언론악법과 조중동 방송, 왜 안되나’라는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원 교수는 “일본이 50년대 민영방송화를 한 후 철저하게 겸영체제를 하며 생긴 문제들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깊이 연구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이유를 “신문사의 방송사 소유를 반대하는 쪽은 일본이 50년대부터 그랬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찬성하는 쪽은 일본에 대한 우리사회의 ‘감성’을 두려워 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론했다.

그는 “당장 ‘겸영을 한다 안한다’ 보다는 지금은 무너졌지만 50년대부터 40여년 간 이어진 자민당 집권과 사회당 등 일부 (견제)세력이 있는 체제가 일본에 어떤 상황인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교수는 “현재 일본은 정치, 사회 이슈를 만들고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신문이 대부분 맡고 있고 방송보도는 NHK 정도가 있을 뿐”이라며 “텔레비젼이나 인터넷은 그런 사회적 기능을 하지 못하고 모든 여론을 독과점하고 이끄는 상황이 만들어 졌고 그 때문에 ‘오마이 재팬’도 결국 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일본은 신문이 여론을 주도하면 방송이 이를 따르고 정치와 사회가 따르는 방향으로 흐르는 현상이 자주 보이는 데 그 앞에는 신방겸영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원교수는 또 “신문이 방송사를 소유하면서 ‘보도’ 기능보다는 ‘오락’을 중심에 둔 경영을 한 영향도 미쳤을 것”이라고 부연하고 “일본이 ‘염치 없는 사회’가 되고 우경화 한 바탕에는 자민당과 신문 그리고 재벌이라는 삼각구조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원 교수는 신문의 방송사 소유와 경영에 대해 “우리나라 광고시장 규모와 현재 경제상황을 볼때 ‘낙관’은 아니라도 진입에 대한 ‘자신감’은 필요한 상황이어야 한다”며 “그런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MBC’라는 연결고리를 계속 건드리고 잇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또 “현재 ‘겸영’이라는 용어도 그 의미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법을 추진하는 것 같다”며 “일본의 경우를 보면 신문사가 방송사를 동일법인으로 소유한 경우로 알고 있다”며 “현재 조중동이 사용하는 ‘겸영’이라는 용어 대로 하면 동일한 법인 안에 다른 성격의 회사인 방송사와 신문사가 있는 우스운 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조중동 등 이른바 ‘족벌신문’중 “방송분야 진출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곳은 중앙일보”라고 지목도 있었다.

미디어오늘 안경숙 신문팀장은 중앙일보가 홍석현 회장이 ‘사재를 털어서라도 방송을 진출한다’고 할 정도로 의지가 강하며 방송시장 진출을 위한 ‘Q프로젝트’도 이미 가동중인 상태라고 전했다.

안 기자는 “윤전기 도입으로 자금 압박이 오는 상황에서도 방송과 관련된 움직임은 적극적인 상황”이라고 중앙일보의 움직임을 정리했다.

안 기자는 조중동의 최근 활발한 방송 진출 움직임에 대해 “6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의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오면서부터 이들 신문사들이 기업들과 짝짓기에 나서서 구체적인 이름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지상파, 종합편성 채널, 보도채널 등으로 갈린 언론계의 추측에 대해 “현재 이들은 종편채널로 기우는 듯하다”며 “MBC를 시장에 나오면 인수하겠다는 계획은 경영권 행사에 1조원의 자금이 들고 사회 비판이나 내부의 반발등 비용이 너무 클 것으로 결론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보도 전문채널은 YTN이 시장에 (매물로)나오지 않은 한 생각을 접은 것 같고 기업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1조원 규모에서 3000억원을 투자하면 지배권을 가질 것으로 조중동은 보는 것 같다”며 “현재 분위기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인식 보다는 ‘채널을 받지 못하면 업계에서 도태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안 기자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사교육 업체인 ‘메가스타디’ 등과 6개 기업이 함께 컨소시업을 구성했다가 법인으로 발전을 시킨 상태로 내부적으로 ‘프로젝트의 탄력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동아일보는 가장 늦게 방송진출에 뛰어들었으나 올해를 ‘방송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는 주요임원의 발언이 있었고 현장리포트를 위한 기자와 엔지니어도 구인한 상태라고 전했다.

안 기자는 “이들의 움직임에 대처를 해야 할 타 신문들은 직접 피해를 입을 위기에 처했지만 관심이나 대응이 미미한 상태”라며 “시민단체나 국민이 알아서 해 줄 것으로 보고 ‘남의 일’보듯 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안 기자는 “누가 그들을 위해 대신 피를 흘려주겠냐?”고 반문하며 타 언론매체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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