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드 독재자 아브르 특별법정 선다

김기범 기자

정치범 4만여명 고문·살해… ‘아프리카 피노체트’로 불려

세네갈과 아프리카연합이 차드의 독재자로 4만명을 고문·살해해 ‘아프리카의 피노체트’라 불려온 이센 아브르(69·사진)를 특별법정에 세우기로 했다.

AP통신은 세네갈과 아프리카연합이 현재 가족과 함께 세네갈에 체류 중인 아브르를 법정에 세우기로 합의했다고 23일 보도했다. 국제사법재판소는 지난달 초 세네갈에 아브르를 법정에 세우거나 추방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합의 직후 아미나타 투르 세네갈 법무부 장관은 “세네갈 정부는 재판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차드 독재자 아브르 특별법정 선다

아브르는 8년 동안 차드를 통치하면서 최대 4만명의 정치범을 고문·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문 생존자들은 아브르가 정치범들에게 잔혹하고 체계적인 고문을 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차드 법원은 이미 2008년 궐석재판을 열어 아브르에게 사형을 선고한 바 있다.

차드 군부 실력자인 아브르는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뒤 군부의 또 다른 실력자인 이드리스 데비와 함께 1982년 쿠데타로 구쿠이 웨데이 당시 대통령을 몰아내고 대통령에 취임했다. 1988년 대통령에 재선됐으나 리비아와의 영토분쟁 문제를 놓고 데비와 갈등을 벌이다 1990년 데비의 공격을 받고 권좌에서 쫓겨나 세네갈로 도망쳤다. 아브르와 그의 부인은 가끔씩 금요일 예배를 위해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아브르는 독재 기간 동안 수많은 이들을 살해하고도 아무런 단죄를 받지 않으면서 아프리카 내에서 처벌을 받지 않는 독재자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혔다. 그는 2005년부터 세네갈 내의 호화주택에서 가택연금돼 왔다. 아브르에게 희생당한 이들의 고소를 접수한 국제사법재판소는 2005년 그를 세네갈에서 추방해 헤이그의 법정에서 단죄하려고 시도한 바 있으나 실패했다. 당시 아브르의 변호사 측은 국제사법재판소를 “새로운 형태의 사법 제국주의”라며 비난했으며, 아브르는 자신의 범죄행위를 모두 부정했다.

다카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아프리카인권보호의회의 알리오네 티네 대표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오늘 정의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며 “세네갈과 아프리카연합이 생존자들이 사망하기 전에 아브르의 재판을 신속하게 시작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세네갈 정부는 연말이 되기 전에 아브르의 재판을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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