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군의 와인 다이어리

판타스티코! 불친절한 이탈리아 와인!

맥주 한 잔에도 얼굴이 붉어져 술이라면 손부터 내저었던 양군! 와인과 친해지기로 마음먹고 아카데미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일주일에 이틀은 꼭 얼굴을 와인색으로 만들어 집에 돌아가게 된다(물론, 화이트 와인을 마셔도 얼굴은 레드와인 색 ^^). 와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져서인지 다른 모임 자리에서 와인을 마시는 것도 이제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닌 것 같다.
와인을 접하는 횟수가 많아지다 보니 과연 한국인이 소비하는 와인양은 얼마나 될지 궁금해졌다. 여기 저기 뒤져본 결과 한국인의 음주인구 당 와인소비량은 아직 1L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일년에 생수 병 반 병 정도… 흠… 많은 양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자료에 재미있는 내용이 있다. 2010년에는 이탈리아의 1인당 와인소비량이 와인을 대표한다는 나라 프랑스를 뛰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와인 하면 생산도, 소비도 당연히 프랑스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프랑스에 비하면 이탈리아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듯. 이번엔 이탈리아 와인에 대해서 공부해 볼까 한다.

[양군의 와인 다이어리] 판타스티코! 불친절한 이탈리아 와인!

이탈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와인을 생산하는, 그리고 300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1위의 와인 생산국이라고 한다. 허나 포도재배에 좋은 조건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와인을 식품의 일부로 생각해 품질관리에 노력을 하지 않아온 데다, 오랜 시간 동안 도시국가로 분열되어 있어서 국가적으로 와인에 관한 정책을 세우지 못해 프랑스나 독일보다 와인 질이 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급와인의 비율이 줄고 고급와인의 비율이 늘면서 질적으로도 성장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하는데…

이탈리아는 다른 와인 생산국가보다 토종포도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토종 품종이라면 그 동안 접해보지 못한 품종들일 텐데, 프랑스 포도 품종도 간신히 알아가고 있는 양군, 낯선 포도 품종이 등장하니 살짝 긴장이 된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
오늘은 많이 사용되는 품종만 눈도장 찍어두기로 한다.

김준철 원장은 “레드와인용으로는 Nebbiolo(네비올로)가 가장 많이 재배되는데, 네비올로로 이태리 최고의 레드와인인 바롤로(Barolo)와 바르바레스코 (Barbaresco)를 만든다. 알코올 함량이 높고 산도도 높은 편이다. Sangiobese(산지오베제)는 이탈리아에서 네비올로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포도품종으로 토스카나 지방에서 키안티를 만드는데 사용되고 가볍고 신선한 느낌이다. 그 외에도 당도가 높고 피에몬테 지방에서 많이 재배되는 Barbera(바르베라)와 Dolcetto(돌체코), Lambrusco (람브루스코), canaiolo(카나이올로) 등도 많이 사용된다.”고 설명한다.
화이트 와인용으로는 시칠리아에서 많이 재배하는 청포도로 향이 강하고 풍부한 Malvasia(말바지아)와, 이탈리아에서 보편적으로 많이 재배되는 Trebbiano(트레비아노) 등이 주로 쓰인다고 한다. 이 외에도 알바나, 피노 그리죠, 모스카토 등도 있다고 한다.

프랑스와 비슷하지만 다른 이탈리아 와인의 와인등급

세계 최고의 와인 생산지인 이탈리아에 와인등급이 빠질 수 없겠지~ 이번엔 이탈리아 와인등급에 대해 알아볼까?
이탈리아는 프랑스보다 약 30년 늦은 1963년에 '와인용 포도과즙 및 와인의 원산지 명칭 보호를 위한 규칙'인 D.O.C(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제도를 도입했다. D.O.C의 뜻은 길고 어렵지만 약자는 프랑스에서 배운 A.O.C와 비슷하게 생겼다. 역시 D.O.C 제도도 원산지의 명칭을 보호 한다는 프랑스의 A.O.C와 같은 것이라고 김준철 원장은 설명한다. 하지만 프랑스처럼 각각 다른 명칭과 스타일을 가진 작은 지역까지 세분화 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더구나 생산성이 좋은 포도품종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생산성이 좋은 지역을 기준으로 분류해서 대량생산을 부추기게 되었다고 한다. 프랑스는 생산량을 제한하고 질을 높이는데 집중을 하고 있는데… 제도가 와인산업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이해가 된다. 그럼 와인등급을 아래에서 부터 살펴볼까?

[양군의 와인 다이어리] 판타스티코! 불친절한 이탈리아 와인!

1. Vino da Tavola(비노 다 타볼라)
테이블 와인으로 외국산 포도를 블렌딩 하지 못하고 라벨에는 와인의 색깔(레드, 화이트, 로제)만 표시한다. Vino da Tavola는 가장 낮은 와인 등급이지만, D.O.C규정을 만족하지 못해서 등급을 받지 못한 고급와인의 경우도 이 등급에 종종 속해 있다.

2. I.G.T(indicazione Geografica Tipica)
프랑스의 Vin de pay(뱅 드 페이)등급과 비슷하며, 1996년에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D.O.C와 Vino da Tavola(비노 다 타볼라)의 중간 등급으로 D.O.C.보다는 규제가 덜 엄격하다. 라벨에 생산지명만 표시하는 것과 포도품종과 생산지명을 표시하는 두 가지가 있다.

3. D.O.C (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원산지 통제 명칭.
포도품종은 표시하지 않고 원산지만 표시한다. D.O.C규정은 각 지역의 지리적 경계와 양조 및 저장 장소, 사용하는 포도 품종과 혼합비율, 단위 면적당 수확량, 나무통과 병에서 저장하는 기간인 숙성기간까지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다.

4. D.O.C.G(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e Garantita)
원산지 명칭 통제 보증이란 말로 5년 이상 D.O.C 와인으로서 일정 수준 이상의 것을 심사하여 결정한다. D.O.C.G의 가란티타(Garantita)란 이탈리아 정부에서 그의 품질을 보증한다는 뜻으로 최상급 와인을 의미한다. 병목에 띠를 둘러서 다른 등급과는 차별되게 하여 판매하고 있다.

장화 반도 이탈리아의 주요산지

이탈리아는 전 지역에서 포도가 재배되는 만큼 와인산지도 많다. 하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 좋은 와인이 나오기로 유명한 와인산지 세 곳만 살펴보기로 한다.

fiasco:끼안띠와인을 담는 와인병

fiasco:끼안띠와인을 담는 와인병

1. Toscana(토스카나)
토스카나는 고급 레드와인의 생산지로 유명하다. 토스카나에서는 레드와인 포도 품종으로 산지오베제(Sangiovcse) 등을 쓰고 화이트 와인은 말바시아(Malvasia) 등을 사용한다. 토스카나의 가장 유명한 와인은 '끼안띠'다. 양군이 학원에서 마신 와인도 끼안띠! 끼안띠 와인은 밑부분이 둥글고 지푸라기로 둘러싸여져 있는 병모양으로도 유명한데, 유리가 깨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짚으로 병을 보호하려고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생산비용이 많이 들어서 보르도 타입의 병을 사용한다. 그러고 보니 수업시간에 마신 끼안띠 클레시코 와인도 보르도 병에 담겨있다.

◎ 끼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
키안티 내의 특정지역에서 산출된 양질의 포도로 만들어진다.

◎ 끼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Chianti Classico Riserva)
Classico 지역에서 나온 것으로 최소 2년 이상 숙성시킨 것으로 키안티 지역 생산량의 1/5을 차지 한다.

◎ Super Tuscans(슈퍼 투스칸)
D.O.C 와인은 대체로 이탈리아 자생 포도 품종을 블렌딩 해서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외국 품종으로 만들거나, 이탈리아 자생 포도 품종을 사용하더라도 D.O.C 와인의 블렌딩 비율을 지키지 않는 경우에는 와인의 품질이 좋더라도 D.O.C 등급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이태리 와인제조업자들이 D.O.C 규정을 떠나서 독자적으로 품종을 선택하여 블렌딩 하면서 결정한 독특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드는 경우에 토스카나에서는 슈퍼 투스칸이라고 부른다.
슈퍼투스칸은 D.O.C 등급에는 들지 못하지만 평론가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기 때문에 가격도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유명한 수퍼투스칸!>
- Sassicaia(사시카이야) - 보르도에서 카베르네 쇼비뇽 묘목을 가져와 만든 최고급 와인.
- Tignanelli(티냐넬로) - 산지오베제를 중심으로 카베르네 쇼비뇽으로 만든 보르도 스타일의 와인
- Ornellaia(오르넬라이아) – 카베르네 쇼비뇽을 주 품종으로 메를로, 까베르네 프랑을 블랜딩 해서 만든 와인.
- Solaia(솔라리아) - 까베르네 쇼비뇽을 중심으로 산지오베제를 블랜딩 해서 만든 와인

2. 피에몬테(Piemonte)
피에몬테는 ‘산기슭에 있는 땅’이란 뜻으로 여름에는 덥고 가을에는 신선해서 포도 재배에 적당하다. 이 지역에서는 유명한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라는 최고급 등급인 D.O.C.G. 레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와인은 네비올로(Nebbiolo) 포도로 만들어진다. 모스카토 비안코라는 포도로 만드는 스위트한 스파클링와인인 Asti(아스티)도 유명하다.

3. 베네토(Veneto)
베네토 지역은 이탈리아 북동쪽에 있는 지방으로 유명한 관광지 베네치아와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대가 되는 베로나가 있는 곳이다. 이탈리아 와인생산지 중에서 가장 큰 곳으로, 소아베(Soave), 발폴리첼라(Valpolicella)와 바르돌리노(Bardolino) 지방에서 D.O.C 와인이 많이 생산된다. 특히 이 지역의 도시인 베로나는 전체 이탈리아 수출 와인의 중심지로서 이탈리아 최대의 와인 전시회인 비니탈리(Vinitaly)가 매년 4월에 개최된다.

이름도 생소한 수많은 포도 품종과 와인생산지로 가득 찬 이탈리아는 나 같은 와인초보에게는 조금은 불친절한 지역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경험해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와인들이 넘치는 곳이기도 하다. 다양한 토착포도 품종을 지키고 개발해 자신만의 개성 있는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동시에 새로운 시도로 슈퍼 투스칸 같은 명품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 이탈리아.
신의 물방울의 이탈리아산 와인 매니아 혼마 쵸스케는 어쩌면 이런 이탈리아의 매력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챈 게 아닐까? 초보에게 조금은 불친절하지만 매력 넘치는 이탈리아! 이번 주말에는 만원대로 즐길 수 있는 착한 가격의 최고등급(D.O.C.G급)와인으로 이탈리아 와인과 친해져 보자!

[양군의 와인 다이어리] 판타스티코! 불친절한 이탈리아 와인!

양군은 누구?
양군은 술보다 수다를 좋아하는 대한민국 왕평범 20대 직장인이다.
이제 막 와인에 반한 양군은 와인잔도 잡을줄 모르고, 와인 라벨에서 볼줄 아는건 오로지 숫자뿐인 자타공인 와인초보다. 용감 혹은 무모하게 '와인알아가기'에 도전하는 양군과 함께 와인의 세계로 빠져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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